-
-
상록문화제 주부백일장 시부문 금상 수상작시월김 선 희 (합덕읍 운산리)계절의 창을 열고아미산에 오르면산자락마다 흐드러진 구절초향내 가슴을 흔들고옷섶 올올이 적시는 꽃잎그리움이 이는가풀잎 마디마디 향그러운흔들림바람을 딛고 일어선하얀 꽃내음 하늘을 덮다남겨두고 떠나는 미련하나없이 저마다의 빛깔토해내는 처연한 산허리불길이 인다언제부터 시작된 가슴앓이멈출 줄 모르
뉴스
당진시대
2000.10.23 00:00
-
가을, 또 한번의 죽음가슴이 툭 떨어진다가을, 존재가 빠져나간 다음의,아주 희미한, 물그림자같은,흔적… 내가 가만히 그 곁에다가간다, 비수처럼 내 가슴에외닿는, 부재의 결… 차디찬…삶이, 나날의 줄거리의 그물이펄럭인다, 잊지 마, 넌 노예야내가 비껴선다 또는 돌아선다가을의 경사… 윙윙 내 영혼의벽을 따라 오르페의 울음소리피처럼 뚝뚝 떨어진다, 안녕,살아서
뉴스
당진시대
2000.10.16 00:00
-
개같은 가을이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매독 같은 가을.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한 쪽 다리에 찾아온다.모든 사물이 습기를 잃고모든 길들의 경계선이 문드러진다레코드에 담긴 옛 가수의 목소리가 시들고여보세요 죽선이 아니니 죽선이지 죽선아전화선이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한번 떠나간 애인들은 꿈에도 다시 들아오지 않는다그리고 그리고 괴어 있는 기억의 폐수가
뉴스
당진시대
2000.10.01 00:00
-
향·토·시·인 좋은 시 한편봄 야유회열 아홉이나 됐을까앳띤 경찰님우리네 버스 통로에서춤추었기로서니한번 봐주소총칼이 아니라도우리들은 목구멍 지키는 병사들이요수건과 물장화 그리고눈만 보일까 말까할 정도로모자 푹 내려쓰면영락없는 패잔병이지만가을날나락이 영글면 봅시다그날을 위해겨우내 움츠렸던 맘 다지자고온 마을 안식구들이 모두 모여이박삼일 내내 뛴다오이 날만큼은할
뉴스
당진시대
2000.09.25 00:00
-
나뭇잎 화석돌에 나뭇잎이 새겨져 있다꽃도 줄기도뿌리도 흔적 없다나는 숲속의 나무를 생각해본다나뭇잎의 시간을 생각해본다숲에 내리던 이슬비도 생각한다옛날, 그 옛날아마도 수억년 전나뭇잎에 어리던 햇살도 떠올린다돌에 나뭇잎이 새겨져 있다꽃도 줄기도뿌리도 흔적 없다나는 나를 생각한다지금 이 시간나의 시간을 생각해본다나는 지금 숨을 쉰다밖에는 이슬비가 내리고내 그림
뉴스
당진시대
2000.09.12 00:00
-
향·토·시·인 좋은 시 한편내 마음의 주인공잠시잊었던 그가참으로 오랜만에 되돌아왔다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두려움으로 맞게 하는 그마음 바다에출렁이는 물결 따라 몸을 기대면행복한 미소로써 화답한다진정으로 맞이하는 그에게서행복의 향기가 난다비바람과의 부대낀 얼굴에서차가움이 묻어난다그 속에서 보드라운 언어로속삭이려는 입술괜시리설렌 가슴과 악수하고 싶다김 기 자" 당
뉴스
당진시대
2000.09.04 00:00
-
새에게몸과 마음의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마다오래도록너를 그리워한다살아서도죽어서도가벼워야 자유롭고힘이 있음을 알고 있는 새야먼데서도 가끔은나를 눈여겨보는 새야나에게 너의 비밀을한가지만 알려주겠니?모든 이를 뜨겁게 사랑하면서도끈끈하게 매이지 않는 서늘한 슬기를멀고 낯선 곳이라도 겁내지 않고떠날 수 있는 담백한 용기를가르쳐주겠니?이해인 시집 '외딴 마을의 빈집이
뉴스
당진시대
2000.08.28 00:00
-
향·토·시·인 좋은 시 한편목련내 모습 보여줄게요괜찮아요괜찮다고요때론 참아야 된다고혹독한 그리움의 깊이를...윤 혜 경" 전북 완주 출생" 호수시문학회원" 순성 세안아파트
뉴스
당진시대
2000.08.21 00:00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하늘나라에 계시는엄마가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아니 아니 아니 아니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단 5분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원이 없겠다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엄마와 눈맞춤을 하고젖가슴을 만지고그리고 한번이라도엄마!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숨겨놓은 세상사 중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엉엉 울겠다정채봉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
뉴스
당진시대
2000.08.14 00:00
-
향토시인 좋은 시 한편황사(黃沙)쭔이 정 음" 충남 당진 합덕 출생" 농민문학과 동양문학 추천으로 활동 시작" 시잡으로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현 연호문학 동인어디선가 대륙을 달려오는 말발굽소리하늘엔 수많은 적군이 쳐들어와목말라하는 생명의 성벽 가까이에서은빛 칼날을 부딪히며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아직도 하늘 어느 곳에선가한때의 수많은
뉴스
당진시대
2000.07.31 00:00
-
풍경의 저편저기 좀 보아 두 손을 꼭 잡고 길을 가는 백발의 부부서로의 지팡이가 되어 걸어가는 저 노을의 길을 보아먼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비로소 은빛 강물을 이뤄 흐르는 시간굽이치던 물길도 이제 도란거리며 잦아들고길섶에 흰 억새꽃들푸른 숲을 지나온 바람의 노래로 노 저어갈 때나도 알고 있다고 산 그림자 내려와 어깨 두르고 가네박남준 시집 '다만 흘러가는 것
뉴스
당진시대
2000.07.24 00:00
-
구 미 자" 경기도 여주 출생" 호수시문학회원" 당진읍 채운리당신이라는 이름의 가지에집 앞엔 주인에게 다 줘버린사그락 거리는 마른 잎새조차남아있지 않은 감나무가 있습니다당신이란 이름의 가지를 뻗고 있어도바람조차 버거워 머물 수 없는 앙상함이고독한 겨울 나무로 다가옵니다객지에서 고단한 삶에 지쳤을 때술 한 잔의 위로가 전부일 수밖에 없는술 빛 같은 노을이 당
뉴스
당진시대
2000.07.17 00:00
-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외로운 것떨며 멈칫멈칫 물러서는 山빛에도닿지 못하는 것행여 안개라도 끼이면길 떠나는 그를 아무도 막을 수 없지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외로운 것오래 전에 울린 종소리처럼돌아와 낡은 종각을 부수는 것아무도 그를 타이를 수 없지아무도 그에겐 고삐를 멜 수 없지이성복 시집 좥남해금산좦 中에서
뉴스
당진시대
2000.07.10 00:00
-
잊혀져 살기보다이 인 학충남 공주 출생단국대 교육대학원 졸업당진 미호중학교 교사당진읍 채운리 한성아파트내 아는 사람들에게잊혀져 살기보다누군가 내 말을 하여귀 가려웠으면 좋겠다.누군가 내 욕이라도 해서재채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내 아는 사람들에게잊혀져 살기보다양반이 아니라도 좋으니문열고 들어설 때내 흉보고 있으면 좋겠다.내 사랑하는 사람에게잊혀져 살기보다갑갑해
뉴스
당진시대
2000.07.03 00:00
-
그대를 위하여그대를 만난 엊그제는가슴이 아팠습니다내 쓸쓸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개울물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던 까닭은세상에 지은 죄가 많은 탓입니다그렇지만 마음 속 죄는잊어버릴수록 깊이 스며들고떠올릴수록 멀어져 간다는 것을그대를 만나고 나서야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그대를 위하여내가 가진 것 중숨길 것은 영원히 숨기고 싶었습니다그러나 그대로 하여아픈 가슴을 겪
뉴스
당진시대
2000.06.26 00:00
-
향·토·시·인 좋은 시 한편김 순 옥" 충남 서천 출생" 당진문화원 회원" 호수시문학회 회원" 당진읍 행정리꿈하얗게 피어오르는방역차 연기 속으로아이들이 달려간다연기에 가려보일 듯 보이지 않는모습들이 신기해깔깔거리며 달려온다진한 약내음 속에서미지의 세계를 꿈꾸며뿌연 안개 같은 터널을힘차게 빠져 나온다햐얀 도화지 같은세상 속으로
뉴스
당진시대
2000.06.19 00:00
-
지붕과 창길이 끊어진 곳에 멈추어서 있는 길이 있습니다서 있는 길과 마주보며 집이 한 채 있습니다 서 있는길을 보며 집이 앉아 있습니다지붕에는 날개가 있는 새가앉습니다 새가 간 뒤에 지붕은이번에는 오로지 지붕이 됩니다지붕과 창으로 이어지는 길은햇빛이고 방으로 이어지는 길은어둠입니다허공에서 생긴 새들의 길은허공의 몸 안으로 다시 들어갑니다몸 안으로 들어간 길
뉴스
당진시대
2000.06.12 00:00
-
들꽃의 자화상차갑고 외진 길목미명의 길 위로열망의 가슴 조금씩 열어내는 까닭은배움을 향한 동경 때문입니다.구절양장 몇 구비 지나그 깊은 계곡을 떠돌던칼바람을 머리에 이고도가장 아름다운 꿈저버릴 수 없었던 것은하루 동안의 값진 노동 때문이었습니다.협심증을 앓던 봄날아찔하도록 눈부신한 무더기의 꽃을 토해내는 까닭은나누군가에게희망의 증거가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안
뉴스
당진시대
2000.06.05 00:00
-
맹꽁이 울음소리에 接神(접신)신한 저녁너 잊었니, 삿갓배미마저 수놓고 나면비로소 걀걀거리는 맹꽁이 소리욱신욱신, 삭산을 저미는 그 소리에별들도 황급히 눈을 뜨는 소리너 잊었니, 맹꽁이 소리에 감응치 않는다면시방 어스름 속에서 쭉쭉쭉거리는머슴새의 울음소리도 처량하다는 거때마침 풍겨오는 밤꽃내도 지독하다는 거무언가 외롭고 황홀한 심사 속에서잔바람에 사운거리는
뉴스
당진시대
2000.05.2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