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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방학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유난히 장마와 무더위가 극성을 부렸던 올여름도 방학의 끝자락에 와서는 더위가 한풀 꺽일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해마다 방학이 되면 4-5일 정도 밖에는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남들이 생각하듯 방학기간 내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것은 영어를 담당한 덕분에 거의 해마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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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이나 광복절은 다른 국경일과는 분명 다르다. 36년간의 일제 강점기 동안 우리나라가 자주독립국임을 대외적으로 알리려했던 삼일절 운동과 일제의 압박 속에서 꿈에 그리던 해방을 이룬 광복절은 분명 새로운 삶을 위한 노력이자 그 결실이었기 때문이다.잃어버린 36년의 세월은 우리말을 없애고자 일본말을 가르치고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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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장맛비로 인하여 온 나라가 물난리로 고생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옛날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국토가 바다보다 낮은 네덜란드, 지금은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감독의 나라로 더 잘 알려진 그 곳에 한스 라는 소년이 엄마의 심부름을 가다가 둑에서 새어나오는 조그만 물줄기를 보고 그대로 두면 나라가 온통 물로 가득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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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를 통해 연봉 18억원을 받았다는 전직 스타 학원 강사가 사교육비에 대한 양심고백을 위해 출연한 것을 보았다. 그의 말을 통해 강남에서 사교육비를 받았다고 한다면 적어도 이 삼백만원의 비용부담은 보통이라는 말에 사회자가 웃으면서 “그러면 제 봉급을 타 털어야하겠네요”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평균 칠 팔십 만원 정도의 사교육비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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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나고 이제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방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은 한마디로 자유이다. 어릴 적 초등학교 시절 외삼촌이 계시던 용인의 송전이라는 곳으로 기억을 하는데 자그만 시내가 있었고 그곳을 건너면 바로 자그마한 교회당이 있었는데 그곳이 외삼촌의 근무처였다. 그 곳에서 목회 일을 보셨던 큰 외삼촌 댁에서 일주일 정도 머무르면서 근처 저수지를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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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교마다 정기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기고사 성적이 대학입시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도서관은 공부의 열기로 가득하다. 6월말 자율학습 감독을 맡아 도서관 탁자에 읽을 책을 놓아 둔 채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기위해 한 차례 둘러본 후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아이들이 비교적 조용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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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도권 지역 68개교의 급식이 일시 중단되었다. 한 급식 납품업체로부터의 급식재료가 불결하게 관리되어 급식학생들이 대규모 식중독을 일으킨 때문이다. 결국 한 동안은 도시락 사용이 불가피하게 되었다.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도시락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앉아 준비한 음식을 한데 모아 푸짐하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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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월드컵 경기가 한창이다. 새벽에 경기가 있는 날에도 우리의 길거리 응원은 계속된다. 축구가 그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인보다는 조직력을 중요시하고 또한 전후반 90여분 동안에 터지는 골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선수는 한골에 대한 집중력을, 응원단은 한골에 엄청난 기쁨과 좌절을 안겨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등학교 3학년 때 수학을 담당하셨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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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시절 정기고사 문제를 출제하면서 아이들의 성적이 너무 좋으면 어쩌나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이 고민을 들은 선배교사들은 하나같이 쓸데없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을 해주셨다.아니나 다를까 예상한 점수와 엄청난 차이에 너무 실망했었는데, 당시 수학을 담당하셨던 교감선생님께서는 성적이 너무 저조해서 재시험까지 치른 것을 보고 무엇인가 문제가 있음을 깨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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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주의 모 초등여교사가 학부형들이 보는 가운데 강제로 무릎 꿇은 사건과 연이어 종례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담임교사가 학생에게 발길질 당하는 일이 터지면서 이번과 같은 일들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재작년 전국을 들끓게 했던 휴대폰 수능 부정사건 때처럼 이번 사태 역시 입시일변도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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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오면 늘 국립현충원이 생각난다.중학교 1학년 때 까까머리를 하고 어머니 손 붙잡고 서울의 동작동 국립묘지에 갔었던 때가 생각난다. 당시 어머니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셨는데 왜 그곳을 갔었는지 기억은 분명치 않지만 많은 인파들이 있던 기억으로 보아 현충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이제 며칠 후면 대전 현충원으로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러 간다. 106 사병묘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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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1학년 수업 중에 한 남학생이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자고 있는 줄 생각하고 머리를 들도록 지시를 했었다. 그 학생이 그대로 있자 소리를 높였다. 그때서야 머리를 들었다. 수업을 진행해도 집중을 않고 창밖을 내다보자 주의를 주기 위해 그 학생을 복도로 나오도록 한 후 엉덩이 두 대를 때렸다. 그러자 눈물을 흘렸다. 아프게 때리기 보다는 교실 안에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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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제주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30분경, 비를 맞으며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 용해로라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정방폭포와 주상절리 등을 관광한 후 숙소에 도착했다. 다음날의 일정은 한라산 등정인데 적게는 50미리에서 150미리까지 많은 비가 내린다는 보도가 있어 불가피하게 3일차의 일정과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일정을 바꾼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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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팔순이신 장모님께서 며칠 전부터 집에 와 계신다. 당뇨 때문에 치과 치료를 못 받으셔서 치아는 달랑 하나만 있으시다. 장모님은 항상 밝으시고 말씀하시길 좋아하신다. 어제도 퇴근 후, 장모님으로부터 큰 처남댁 이야기를 들었다. 몇 년 만에 서울 상계동에 있는 큰 처남 집을 가셨는데, 큰 처남댁이 아이교육을 시키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말씀하시곤 잠시 후에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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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는 돈키호테같은 생각을 하곤 한다. 현실과 거리가 먼 이상적인 생각들이다.이를테면 “한 10년 뒤에는 나의 손자·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게 될 것이고 영어교육도 물론 받게될 것이다. 그런뒤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외국인과도 의사소통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와 같은 생각들이다.그러나 이런 생각은 현재의 영어교육 시스템속에서는 전혀 불가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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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행사가 많은 달이다. 노동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중순까지 이어져 있고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소풍과 체육대회, 축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 많은 행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날 하루를 꼽는 다면 당연히 어버이날이 아닐까 한다. 나를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해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는 너무나 당연하다.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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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토요 전일제를 맞이해서 학교 계발활동부서인 기독봉사반과 효실천봉사반 학생들 27명이 교사들의 인솔 하에 면천에 소재한 소망원을 찾아 아침 9시경 몇 대의 차량으로 이동을 했다. 이미 이 봉사단원들의 활동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었고 봉사활동의 뿌리는 십수년이 넘었다. 지금처럼 봉사활동이 제도화되기 이전부터 학생들 스스로 봉사단체를 결성해서 지체가 부자유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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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봄비가 내리고 있다.다른 학생들 모두가 영어 어휘시험을 치르는 동안 3층 교실 창문을 통해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눈길을 돌리니 자그맣게 조성된 화단사이로 높이 솟아오른 나무 한 그루에 시선이 갔다. 그 나무는 고인이 되신 전직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심으신 나무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외국산 소나무로 당시 교장 선생님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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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0주년 식목일이다. 올해는 공휴일이 아니어서인지 느끼는 감이 작년과 확실히 다르다. 그러나 46년부터 시작된 식목일을 통해 전쟁으로 황폐해진 민둥산들이 푸르게 가꾸어진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많은 산들이 푸르러져 그 숲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맑은 공기를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일상에 찌든 많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 쉼터로서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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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 휴무일에 자율학습을 담당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자율학습을 희망하는 사십여명만이 도서관에 모여 공부에 몰두하고 있었다. 교사용 테이블에 앉아 누군가 두고 간 동의보감의 겉장을 넘겨보았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허 준’의 신분에 대한 이야기부터 양반집 규수를 아내로 맞이하는 내용과 신분 차별을 피해 어머니와
이호천 교사일기
당진시대
2006.04.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