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된 낡은 앨범 속에 아기자기하게 꼽혀있는 흑백사진들은 비교적 나의 과거를 잘 말해주고 있었다. 비 오는 날 시간이 생기면 종종 앨범을 들여다 본다. 언제나 그러하듯 추억들은 항상 소중하게 느껴진다. 첫번째 사진은 1969년 21살 때 공수부대에서 낙하훈련을 받을 당시의 사진이다. 낙하산을 착용하고 비행기를 타기 전 모습인데 공포감으로 얼굴이 굳어 있다. 낙하훈련은 김포 비행장 근처로 314m 정도 되는 높이에서 이뤄졌다. 착지지점은 행주나루. 떨어지기 전 공포감과 긴장감은 컸지만 1분30초 동안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그 쾌
정미면 도산리(이장 유금산) 마을회관 맞은편에 있는 자그마한 구멍가게. 23년이란 오랜 세월을 지켜온 이 가게에는 “당진시대를 창간호 때부터 지켜봤다”는 애독자 맹영섭(62)씨가 있다. “농협에서 마련한 컴퓨터 강좌에서부터 군청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한 컴퓨터 교육에 이르기까지 찾아다니면서 컴퓨터를 배웠다”는 맹씨는 62세란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인터넷
사진찍는 것을 싫어해 좋은 사진이 그리 많지 않아 망설이는 마음으로 앨범을 열었다. 하지만 부끄럽다고 생각되던 옛 모습들이 보기만 해도 미소짓게 하는 작은 행복으로 다가왔다. 첫번째 사진은 1981년 2월12일(음)에 친정집인 신흥리에서 중매로 만난 남편(박헌교, 52)과 결혼식을 마친 뒤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모습이다. 남편 친구인 이갑포(솔밭가든, 52)씨의 택시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신혼여행을 갔던 기억이 난다. ‘당진’이라고 새겨진 포니택시는 80년대로 가는 타임머신이 아니었을까. 두번째 사진은 19년 전 한 여름에 집 마
농업기술센터에 지도개발팀장으로 농민들의 소득향상을 위한 농업지도를 하고 있는 방상만씨(원당리, 48)는 농업기술센터에 부임한 2000년부터 당진시대를 보고 있다고 했다. 방 팀장은 농업과 관련된 부분은 빠트리지 않고 읽고 있고, 군내 농업인들이 제기하는 민원사안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해 농업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했다. 방 팀장은 WTO나 FTA 등 국제적 농업 여건으로 인해 불안해하거나 어렵게 생각하는 농민들에게는 각 단체의 관심과 격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심과 격려가 뒷받침된다면 농가의 소득이
초등학교(고대초) 4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해 45년이 지난 지금까지 축구와 함께 해온 하상준씨(55). 그동안 각 체육단체의 감사를 맡아 바쁘게 살아오면서 추억들을 되돌아 볼 기회가 없었다는 하상준씨는 어렵게 몇 장의 사진들을 꺼내 보였다. 운동만 하기 힘들었던 옛 시절, 단칸방에 살면서 축구에 대한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운동 여건이 열악한 그 때 축구감독 겸 코치로 축구에 대한 열의를 북돋아 주셨던 초등학교 선생님(하헌강씨)이 떠오른다. 그리고 특별한 보양식이 없어 간식으로나마 날계란과 분유를 타 먹으며 운동했던 것이 아련히
지은이 조창인 | 출판사 밝은세상 | 가격 8,000원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희망도 계획도 없이 아무렇게나 살다 아무 곳에나 쓰러져 죽어가길 원했던 사내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사내를 기꺼이 받아준 등대가 있었다. 가족도 사랑했던 사람에게서도 버림받은 외로운 영혼, 그 영혼을 두 팔 벌려 감싼 등대였다. 사내는 그게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8년이었다. 비바람과 폭풍우, 뙤약볕과 혹한 속을 함께 달려온 세월이었다. 그 세월 동안 등대는 사내에게 벗이었고 연인이었다. 하지만 떠나야 한단다. 등대지기를 떠나보낸 등대.
육군 중위였던 외삼촌이 6.25 전쟁 중 전사한 뒤부터 국가관 및 안보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재향군인회 박수환 사무국장은 매주 도착하는 당진시대를 매우 꼼꼼히 읽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일어난 내가 모르는 내용들이 나오잖아요.” 무엇보다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한 소식과 지역소식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박 사무국장은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설령 알았던 사실이나 소식일지라도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는 경우가 많아 시사적인 흐름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내용에 있어서 기사에 대한 근거제시가 명확하고
(지은이 : 보니 앤젤로 / 출판사 : 나무와 숲 / 가격 : 18,900원) 30여년을 넘게 살아 오면서 관심사도 세월과 더불어 변해오고 있는데 요즈음은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냐 하는 문제에 제일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이는 우리의 미래’이기에 부모라면 그런 고민을 한번쯤은 해봤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이란 책을 접하면서 대통령이란 훌륭한 인물 뒤에 어머니들의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루즈벨트에서 부시까지 12명의 퍼스트 마더들이 어떤 사람들이었고 또 장래에 대통령이 된 아들에
아들과 함께, 한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을 뛰었던 기억이 있다.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 이민우(13)가 막 걸음마를 뗐을 때의 일이다. 그날 아들과 해변에서 경주를 펼쳤지만 누가 이겼는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그저 아들의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대단하게 느껴졌을 뿐이었다. 크고 작은 많은 사건들이 일생에서 일어나지만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강한 인상을 남기는 몇 가지이다. 추억이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있다면 떠오르는 즐거웠던 기억들과 더불어 떠올릴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항상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접수 처리하는 당진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에는 독자 강준구 경사가 근무하고 있다. 강준구 경사는 신평면 태생으로 1981년 강원도 삼척경찰서에서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해 23년째 경찰로 근무하고 있다. 강 경사는 욕심 없이 사는 것,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살고 있고 장애인 차량이동 봉사, 교통사고 예방·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돈 몇 천원으로 고향소식을 알 수 있잖아요.” 직업특성상 타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던 강 경사는 “당시에 당진시대 같은 지역신문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이라며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고 겨우 목숨만 건질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 화마(花馬)와 함께 사라진 추억들. 그 안에는 오렌지처럼 상큼했던 나의 여고시절도 들어있었다. 화마가 가져간 추억에 대한 아쉬움은 앨범을 넘기는 이 순간에도 타고 남은 재(滓)와 같은 흔적으로 남아있다. 이 나이쯤 되면 빛바랜 사진들이 수두룩할 만도 하건만 이러한 이유로 나의 앨범에는 빛바랜 사진이 별로 없다. 그러나 몇 장의 사진 없이도 꿈 많았고 순수했으며 아름다웠던 그 시절로 언제든 드나들 수 있다. 마음에 담긴 추억만큼은 화마도 가져갈 수 없었기 때
추억이 서려있는 사진들을 들추다 보면 그 속엔 없어도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이병천(57), 김종구(57), 이용식(57)... 사진에서 그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지만 옛 사진을 볼 때면 나는 그들을 떠올린다. 옛모습이 담긴 나의 사진에는 보여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신비한 힘이 있다. 첫번째 사진은 군 복무를 하던 22살의 내 모습이다. 군대에서 서무계를 보는 바람에 공무원이 될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고모의 말대로 장사를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젊은 시절 생각한 미래와 작금에서 뒤돌아 본 모습 사이에서 후
때로 시(時)는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이 책은 DJ 이숙영씨가 자신의 사랑하는 시를 모은 작은 시집입니다.세상의 아름다운 시들 중 가슴에 보석처럼 박히는 시가 있습니다.눈이 아닌 가슴으로 읽을 수 있는 시 한편 소개합니다.이 시집에는 많은 아름다운 시들이 모아져 있기도 하지만 읽을 때마다 주변을 돌아보게 만듭니다.제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바른길로 가고 있는지... 시집 속 시(時)들은 작은 답을 줍니다.경쟁과 욕심속에서 자신이 어디쯤에 서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 벌써 다 헤져서 누더기가 되지는 않았는지... 밤하늘에 별하나
이번 독자의 만남에서는 우연찮게 두 명의 독자와 자리를 함께 했다. 김남일(35, 어촌 운영)·성낙준(35, 한진운송 근무)씨가 바로 그들. 스스로 평범하다고 말하는 두 사람의 말대로 두 사람은 집과 직장을 오가는 평범한 가장이자 아이들의 아버지이다. 친구 사이이기도 한 두 사람과 당진시대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한보 부도 소식을 당진시대로부터 접했으니까 1997년부터 당진시대를 본 것 같아요.” 김남일씨는 자신이 전에 운영했던 ‘꼬방호프’ 때부터 당진시대를 구독했다며 위와 같이 말했다. 한편 성낙준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순진무구함이 배어있는 곳, 일과가 끝난 뒤면 학원이 아닌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초락초등학교(교장 김형곤)에는 독자 백미현(38, 원당리)씨가 있다. 백미현씨는 이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런 백씨와의 만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당진시대에서 매주 실시하고 있는 ‘오자찾기’에 백씨가 응모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오래전이라 딱히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읽었던 것 같아요.” 초창기부터 ‘당진시대’를 보고 있다는 백씨지만 신문을 볼 때 간혹 실망을 하기도 한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당신은 아버지의 눈물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버지의 눈물은 가족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회한의 결정체입니다.책장을 천천히 덮는다. 한동안 충만했던 작가와의 교감이 이별의 뒤끝처럼 미련과 아쉬움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고개를 들어 창 밖을 보니 어둠은 소리 없이 다가와 있고, 한 줄기 스산한 바람이 스쳐지나갔다. 덩달아 몇 잎 남아있지 않은 노란 은행잎도 함께 쓸려가고 있다.백 춘관!책장을 열어, 하얀 낮 달을 낳고 부끄러운 듯이 미소 띠고 있는 정겨운 표지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작가와는 당진의 아들로 같
나는 사진을 간직하고 사진은 나의 추억과 옛 친구들과의 우정을 간직한다. 또 그 추억에는 때로 두 배의 고통이 서려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3살 때부터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했던 나는 항상 기우뚱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록 똑바로 서지는 못했지만 세상을 기우뚱하게 보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했던 기억이 새삼 밀려온다. 첫번째 사진은 탑동초등학교 운동회 날 어머니가 찍어주신 사진이다. 어머니는 운동회에 참여할 수 없었던 나에게 기념이라며 운동복을 입히신 후 사진을 찍어주셨다. 입고 있는 옷의 중앙에는 ‘탑동’이란
처음 경험하는 것은 추억으로도 쉽게 남는다. 첫 키스, 첫사랑. 나에게도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있었고 그들 대부분은 그리워하는 추억, 기억하고 싶은 시간으로 남았다. 누군가 잠시 잊었던 순간을 한 장의 사진을 통해 내미는 순간. 사진 속 내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진은 데뷔작 영화 ‘물보라(감독 김수용)’의 한 장면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10대 때 사진 속 장소(욕지도, 경남 통영시 소재)에서 처음 영화를 찍었다. 내 몸을 감싼 파도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지만 그때는 정말 깨끗했다. 또
사실 우리는 부모로부터 가장 많은 상처를 받는다「부모를 용서하기, 나를 용서하기」 를 읽고 오랜만에 마음 깊은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우리가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 자신의 실수로 상처를 입고 고통스런 세월을 보낼 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입는다. 누가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가? 우리에게 지속적인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은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들을 ‘중요한 타인’이라고 부른다.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은 직장동료, 여자친구와 남자친구,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와 가까이 상
추억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설명하는 것도 참 재미가 있다. 때론 기억이 나지 않아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지만 반드시 기억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마음의 짐은 되지 않는다.추억을 나누기 위해 나는 시집와 당진에 살면서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 사진 몇 장을 꺼내들었다. 나에게만 의미가 있을 사진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지난날을 연상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보람된 일이 아닐지...첫번째 사진은 6.25전쟁으로 학교가 전부 소실돼 임시로 지어진 막사에서 졸업하면서 찍었던 사진이다. 당진시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