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전의 당신을 보게 된 건 우연이었다. 봄바람이 거세게 부는 무료한 오후, 딱히 할 일이 없어 두리번거리는 내 눈에 빛바랜 사진첩이 비쳤다. 아무 생각 없이 펼쳤을 뿐이었다. 잘 익은 수박이 갈라지듯 묵은 소리와 함께 힘없이 펼쳐진 페이지. 거기에 46년 전, 부케를 안고 있는 당신이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무심코 펼친 페이지에 어찌
지은이 / 또하나의 문화동인들출 판 / 또하나의 문화가 격 / 8,000원오연정-합덕우체국 근무-당진읍 원당리 청구아파트흔히들 “결혼”이란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고들 말한다. 언뜻 이 말에 깊은 뜻이 있는 것 같지만 이 말처럼 무책임한 말도 없는 것 같다.결혼을 앞둔 사람이나, 결혼 속에서 적든 많든 시간을 유지한 사람이나, 이미 결혼에서 빠져나간 사람이나, 결혼에 대해 불합리하며 자신과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려 결혼 밖에 있고자 결정한 사람들 대부분이 결혼에서 파생된 관계나 부차적인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과 고
「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대담 / 김우창 외 25인출판 / 믿음사가격 / 15,000원 정봉식호서고 교사본지 편집위원 이 책은 계간 이 100호 기념으로 특별 기획한 대담집이다. 즉물주의와 황금만능주의의 범람으로 인하여 정신적 가치가 점점 더 옹색해지는 현실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반성의 시선을 바로 우리 자신에게 던져보고자 했다는 기획자의 의도처럼,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부박한 현실에 대한 깊이 있는 비판과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온갖 모순과 위선, 위악적 집단주의의 굴레 속에 허덕이는
밥먹듯 배를 굶주렸던 시절, 어린 마음에 일가친척들이 모이면 우선 풍족한 음식이 있어 좋았다. 지금으로부터 31년 전, 그러니까 내가 일곱 살 되던 해에 할머니의 회갑잔치가 있었다. 큰 사진은 그때 모처럼 모인 일가친척들이 집 앞의 마당에 옹기종기 모여 찍은 것이다. 고이 한복을 차려입으신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 사이에 과자를 사달라고 떼를 쓰며 할머니의
전학수와 나는 가장 친한 천안농고 동창 사이다. 사진은 천안농고 3학년때인 1963년 12월 부산 해운대로 수학여행을 가 우리 사이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찍어놓은 것이다. 사진 왼쪽이 나이고 오른쪽이 친구 전학수다. 우리는 천안 문화동에서 하숙을 하던 시절, 태권도를 하고 난 후 집에서 가져온 간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4
지은이 / 로버트 먼치그 림 / 안토니 루이스옮 김 / 김숙출 판 / 북뱅크가 격 / 7,500원나이가 어느 만큼 들어서 인가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상념에 잠기곤 한다.삶의 순간 순간 선택과 판단이 필요할 때타인들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책을 통해서 방향타를 돌리게도 된다.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지시등 처럼 내게 다가와서 지침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어머니의 삶과 아들의 인생의 여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담담하게 표현한 로버트 먼치가 쓰고 안토니 루이스가 그린“언제까지나 너를 사
채시라와 함께 여명의 눈동자 출연 30년 전. 그러니까 내 나이 여섯 살 때 과수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송산면 금암리에 있던 우리집 과수원에는 사과나무, 배나무, 밤나무가 무성하였다. 그곳은 우리가 놀기에 그만인 곳이었다. 한 번은 친구들과 불장난을 하다가 과수원을 홀랑 태울 뻔한 일도 있었다. 나무에 기대어 포즈를 잡은 여섯 살 짜리의 모습과 표정이 제법
본지 편집위원-지은이 / 제인 오스틴-출 판 / 혜원세계문학-가 격 / 6,000원총명하고 당당한 여성의 결혼이야기2001년 가을, 영화 ‘유브 갓 메일’을 기분 좋게 보았습니다.예쁘고 총명한 맥 라이언과 부드러워서 호감가는 톰 행크스가 주인공이었습니다.비디오를 빌려서 보고 보고 또 보고. 결국 연체료를 내어야 했지요.맥 라이언의 얼굴, 미소, 손짓, 말투, 패션. 이 모두가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극 중에서 맥은 ‘오만과 편견’을 200번도 넘게 읽었다고 말하며,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도 종종합니다. 저는 ‘오만과 편견’을 급하게 구
1980년 3월.나는 시골에 사는 이쁜 색시에게로 늦장가를 갔다.어찌어찌 서른 나이를 꼴딱 넘겼지만그래도 3월 좋은날에 나는 청양군 청양읍 형산리에 사는 신부를 맞기 위해 친구들인 함진아비들과 늠름하고 씩씩하게 청양고을을 횡단하고 있다.신부집 마당에 초례청을 차리고 구식결혼식을 올렸다.이쁜 색시는 이때 스물 셋.꽃다운 나이였던 아내 이경숙은 22년이 흐르는
지은이 / 박노자출판사 / 한겨레신문사가격 / 8,500원‘근대문화로부터의 해방’이야말로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목적며칠전, 일간신문에서 이 책의 광고를 보았다. 박노자 교수. 가끔 한겨레21에서 노르웨이 사회를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서 괜찮은 느낌을 받았었는데…“영화 ‘춘향전’을 보고 한국에 푹 빠졌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생. 관광객 가이드, 통역, 번역가, 유학생활 등 한국에서의 독특한 경험을 거쳐 지금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박노자. 그의 유려한 필체와 핵심을 꿰뚫는 논리는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과학원역사연구소편출판사 / 한마당김은수본지 편집위원읍내리 바이더웨이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로 이어지는 우리 대륙 민족사고대사의 마지막 장르인 발해를 복원함에 있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가. 지금은 남의 땅이 되어버린, 그래서 함부로 접근할 수 없었던 우리 민족사의 한 영역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로 이어지는 대륙의 우리 민족사가 제대로 씌어지기 위해선 저들에 의해 날조되고 폄하된 역사서(중국의 자치통감을 비롯한 대표적인 25개 사서) 뿐만 아니라 최근의 발굴성과를 기록한 문서에서도(
창작과 비평사 펴냄 엄정식 교수 부인 우애령씨의 작품집 '당진김씨'창작과 비평사가 소설집 를 펴냈다.작품집의 저자는 소설가 우애령(57)씨.우애령씨는 얼마 전 철학에세이집 를 펴낸 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교수의 부인으로 우씨는 지난 1993년 문화일보 춘계문예에 단편 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1994년에는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1994년 마을에서 뜻이 잘 맞는 동창 세 부부가 제주도 여행을 갔었다. 성산일출봉 근처 유채밭. 나를 만나 지금까지 고생만 하고있는 아내. 양식에, 농사에, 식당에 끝없이 이어져온 힘든 일에도 힘든 내색없이 나를 도와주는 아내. 부모님 잘 모시고 아들형제도 건강하게 키워주었다. 남편인 내가 봐도 사람좋고 늘 고마운 그녀를 유채밭에서 덥석 안아주었다. 고향
[책소개]「채근담」*지은이 / 홍자성*옮긴이 / 안은수*출판사 / 장락*가 격 / 8,500원책소개 : 이상익 (사)한국한자교육연구회, 대한민국한자자격검정회 당진지부장인간의 최대 관심사는 인간 자신의 문제요, 인간의 삶에 관한 문제이다. 세상살이를 보다 더 기름지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인간은 주어진 자연과 세계속에서, 그리고 사회와 인간, 그 속에서 무엇을 바라며, 무엇을 찾으며, 무엇을 즐기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요구해 마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인간의 삶을 가장 행복되게 해주고,
결혼을 하면서 당진을 떠났다가 사업상 다시 고향에 오게됐다.뜻했던 바는 아니지만 고향은 고향만이 갖고 있는 뭔가가 있어서 좋다.오래된 앨범들을 뒤적이다가 기억도 어렴풋한 어렸을 적의 사진들을 찾아내고 얼마나 신이 났던지…부모님께서는 군청앞 골목에서 성원양복점을 운영하셨다.한참 후에 스위스 제과로 바꾸었다가 지금은 2층 「하늘교육」자리에 내가 와있다.사진속의 양복점은 35년전의 모습이다.아버지 등에 안긴 갓난아이가 나니까. 이 양복점 자리는 다른면에서도 유서가 깊다. 양복점 자리에서 할머니는 「충남당」 빵집을 하면서 작은
지은이 / 박기범출판사 / 창작과 비평사가 격 / 6,000원혼자도 좋지만 부모·선생님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방정환.여러분은 방정환 이름 석자는 다들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또 어린이날을 만든 분이라는 것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그런데 이 분이 동화 작가였다는 것은 알고 계셨는지요. 모르셨다면 이참에 알고 갈까요?아동 문학을 처음하신 작가였고 번안가였으며 어린이지(1923.창간)의 대표, 동화구연가, 손병희의 셋째 사위였습니다. 그리고 1931년. 32세에 요절하였습니다.방정환 선생님의 작품을 비평할 때 주로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
사진속으로 추억속으로내 딸아이가 내년이면 중학생이 된다친정집에 갔다가 무심코 앨범을 뒤적거리다가 지금의 내 딸아이보다 꼭 한살 많았던 내 모습을 발견했다.지금부터 25년전 중학교를 갓 들어가 입었던 하얀 세라복 상의 교복에 까망 교복치마, 그리고 귀밑으로 살짝 내려온 단발머리.그때만 해도 우리의 놀이장소는 산과 학교, 운동장, 그리고 논과 밭이 고작이었던 시절, 한적하게 방과후 몇몇 친구들과 추억하나를 만들었다.지금 학생들은 어느정도 머리도 자유화되고 사라졌다 다시 부활한 교복은 디자인도 색깔도 참 다양하다.내 딸아이가 교복을 입고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지은이 / 미치앨봄옮긴이 / 공경희출판사 / 세종서적가 격 / 7,200원신윤재합덕읍 운산리29세 종로학원국어교사Sin 1973 천리안.co.kr열네번의 짧은 만남…스승이 죽음에 이르기 전에 가르쳐준 비밀“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음을 인정하라.”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하지만 우리는 항상 할 수 있음을 먼저 인정하려한다. 아니 무엇이든 하기 위해 노력한다. 허나 자그만한 일에 포기를 너무나 쉽게 하며 좌절의 쓴맛 또한 자주 본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기보다 핑계라
우리가 놀던곳도 집위에 있는 작은 동산이다.무슨무슨 꽃들도 피어있었고 풀도 많았다. 경희, 진희, 선희 세자매는 선희의 돌을 맞아 이렇게 햇볕 좋은 꽃동산에 앉아서 놀았다. 첫돌배기 아이였던 선희가 이제 서른 세살의 주부가 되었다니 기가 막히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한다. 꼭 귀여운 막내 남동생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둘째 진희도 세아이의 엄마가 되었
노형수당진읍 동서가구 대리점31세. 승완아빠지은이 / 등용옮긴이 / 임계순출판사 / 김영사가 격 / 19,900원실용주의와 개방, 미국견제국의 미래를 연 5척 단구의 노인…중국 개혁, 개방의 설계자이자 죽어서도 중국인민들의 가슴속에 불멸의 영웅으로 남아있는 ‘부도옹 등소평’에 대한 글 읽기이자 삶 읽기이다.이 책은 그의 태생에서부터의 기록은 아니다. 문화대혁명이라는 중국 현대사의 폭풍과도 같던 시기, 그 태풍의 눈 속에 있던 10여 년 안팎의 등소평에 대한 글이다.‘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