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으로 추억속으로불과 몇년전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경험이어서 마음에 깊이 남아있는 일이 있다.97년 8월 휴가를 얻어 우리 일행은 지리산 산행길에 올랐다.무려 16시간을 걸은 우리는 일출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천왕봉 바로 100m아래인 위험지대에 텐트를 쳤다.비는 조금씩 내렸지만 아침이면 그치려니 했다. 그러나 비는 다음날까지 계속내렸다. 우비를 준비해온 사람도 없었다. 생각끝에 비닐로 우비를 대신하는 수밖에 없었다. 비닐조차 넉넉하지 않았다.어렵게 어렵게 천왕봉 정상까지 오른 우리는 그냥 내려갈 수 없어 아쉬운대로 거지
사진 하나. 초등학교 3학년 운동회날. 오전을 신나게 뛰고나서 엄마와 언니, 이웃분들과 맛나게 점심 도시락을 먹는 광경이다. 웬 시골집인가 싶은 식사장소는 다름아닌 당진향교. 가운데 검게 그을린 언니와 나는 먹는데 여념이 없고, 엄마도 모처럼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고 계신다. 그 맛난 도시락의 맛은 이제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향기로운 추억이 되었다.추억의
마당 -책 소개 사진노화용 - 합덕농협 과장, 본지 편집위원지은이 / 신영우, 신영란 공저출판사 / 생각하는 백성가 격 / 8,500원훌백성을 위해 고려의 변절자가 된 ‘황희’ 등 책사들의 이야기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새벽날씨가 가을을 예고해주는가 하면 하늘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어떤 계절인가. 하늘이 맑고 땅에는 풍요함이 머무는 때이다. 모든 곡식들이 열매를 맺으며 색색의 과일들이 무겁게 드리워진 가지에 매달려 있다. 어디에 가든지 가을은 축복의 결실임을 느끼게 해준다.우리 인간에게도 맑고 높은 생각이 아쉬워지며 어떤 결실을 찾
아버지 품에서 보낸 나의 짧은 유년내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다.내 나이 세살되던 해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몇 가지 다른 자료 속에 남아 계시다.그 자료 중 하나가 이 사진들이다.단기 4287년(1954년) ‘송악민병대’사진으로 아버지가 역사속에 서 계셨던 위치를 짐작할 수 있다.52년도에 창설된 송악민병대는 6·25전쟁에서 지역방어를 위해 만들어진 비정규군이었다. 사진은 전쟁 끝무렵의 민병대 모습이다.나이 20대에서 40미만의 젊은 남자들이 여기에 참가한 것으로 알고있다.뒤로 세째줄 가운데 두드러지게 큰 분이 아버지시다.아래는 일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당진일기」쪾철학 에세이-지은이/ 엄정식-출판사/ 하늘재-값/ 9,500원정봉식 본지 편집위원장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교수의 찰학에세이아무리 생각해도 이 시대의 화두는 ‘소비’아니면 ‘상실’이다. 너도나도 자연을 찾아 떠나는 휴가나 피서마저도 또 다른 형태의 자연의 소비요 마음과 정신의 치유이기보다는 후유의 피곤인 것 같다.이 도저한 소비와 상실의 시대에 문득문득 돌아보는 자신의 모습은 폭우에 패여 나간 흙길처럼 할퀴고 찢긴 형상이다. 그래서일 게다.당뇨병 환자같이 삶의 에너지와 감각을 과다하게 상실
지은이/ 텐토아라타옮긴이/ 김난주출판사/ 살림값/ 8,000원조순형당진참여연대사무차장아동학대를 테마로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관계의 근원적 비극성 드러내“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까지 너무도 친밀하고 따스하게만 여겨졌던가족이란 인간관계가,문득 미궁처럼 그 속을 헤아릴 수 없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온다.”나에게 때때로 감당할 수 없는 일과 충격들이 닥친다. 이 소설이 그랬다.이 소설은 현대의 가장 깊은 병폐 중의 하나인 아동 학대를 테마로 ‘가족이란 무엇인가’란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지금까지 ‘가족’을 그린 소설들은 많았지만, 가장 가
책상을 정리하다 33년전 장인어른과 장모님의 약혼사진을 발견하였다. 당시 서산 기상대에서 공직에 몸담고 계시던 장인어른은 중매로 태안 원북에 사시던 장모님을 만났다. 결혼식도 아닌 약혼식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던 풍속이 요즘의 시각으로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 맏아들이었던 장인어른은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좇아 공무원 생활을 그만두고 대덕리에서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사랑의 완성」지은이/ 존 그레이옮긴이/ 윤규상출판사/ 들녁미디어값/ 8,000원김 남 철새곡교회 목사부부·연인사이 갈등의 원인과 해법 지침서‘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이은 책존 그레이씨의 작품으로 우리 나라에서 장기간 베스트 셀러가 된 작품이 있다.바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이다. 결혼한 부부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남자는 원래가 화성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금성에 여자가 산다는 소식을 듣고는 남자는 금성의 여자를 만나고 싶었다. 금성에서 사는 여자는 화성에 남자가 산다
1961년 초여름 석문중학교. 중학교에 갓 입학한 우리들은 이준용 담임 선생님과 학교 교정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에 있는 사람들은 뒤줄 왼쪽부터 최길순, 홍희표. 이경숙, 인명숙, 조문자. 그리고 앞줄에는 이옥자와 선생님, 김삼자가 나란히 앉았다. 그로부터 어느덧 40년이 흘렀다. 수소문 끝에 당시 담임선생님이셨던 이준용 선생님을 찾았다. 선생님께서는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고준영 호서중학교 교사저자/발타자르 그라시안편자/쇼펜하우어역자/박민수발행처/(주)아침나라발행인/황근식얇지만 인간통찰과 품위유지를 위해 필요한 책사람의 본성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것인가? 옛 사람과 지금 사람의 삶을 비교해 보면 현재의 삶이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롭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인간의 마음은 여전히 탐욕스럽고 영악하기만 하다.어쩌면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치 않고 면면히 이어져온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이 책 「세상을 보는 지혜」를 읽는 동안 느끼게 된다.많은 사람들이
당진초등학교 3학년 영랑사로 소풍갔을 때의 사진이다.한창 개구장이 시절, 함께 어울리던 동무들과 사진을 찍었다.영랑사 대웅전과 돌계단의 모습은 그대로 인데 사진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32살의 어른이 돼 있다.오른쪽 하단의 큰 키에 시원시원한 성격을 가진 당시 조일형 담임선생님께서는 현재 당진교육청 장학사로 재직하고 계시다.뒷줄 가운데 빨간 잠바를 입은 어린아이가 바로 나다.친구들 중 뮤직박스의 최현준, 누리측량설계의 김정진, 아산에서 직장에 다니는 이영구, 그리고 차규현, 신영철, 임승호 모두 보고 싶은 얼굴들이다.한 선 근 / 당진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이상권 지음유진희 그림창작과 비평사 펴냄값 6,500원유내영당진 동화읽는 어른모임 회장재미와 섭리 알려주는 아동들의 베스트셀러‘아빠. 옛날 이야기 해 주세요’‘무슨 이야기를 해줄까?’‘똥 이야기’두 아이가 합창을 한다.‘또?’‘빨리 해주세요’‘옛날에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았는데 …… 내 똥인데 내 똥인데 으윽! 했대.’두 아이가 자지러지게 깔깔거린다. 바로 또 해달라고 조른다남편이 일찍(아이들이 자기 전) 들어 올 때의 밤 풍경이다.옛날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항상 듣는 이야기임에도
내년이면 노인 소리를 듣는 나이 예순이다. 언니는 벌써 환갑을 넘겼다. 언니와 나는 모두 결혼해 자식을 다섯씩 두었다. 많은 가족들 틈에서 다복하게 살지만 언니와 나의 이 사진 한 장에는 언니와 나만 아는 슬픔이 있고 그리움이 있다. 언니는 스물 한 살, 나는 열여덟이었던 그 때 세상에서 우리가 의지할 데라고는 우리 둘 뿐이었다. 언니는 내게, 나는 언니에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클라우디오 메를로 지음노성두 번역사계절 펴냄값 16,000원양장본 속에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그림 소개돼■소개원시인들이 동굴 벽화에 그린 동물 그림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이집트인들은 건설장비 하나없이 어떻게 피라미드라는 거대한 돌산을 완성했을까? 미켈란젤로와 렘브란트, 고흐. 세계 미술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업실 풍경은 어땠을까?이러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이 책은 풍부한 사진자료와 한눈에 쏙 들어오는 그림들로 세계미술사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원시 동굴벽화에서 현대 초현실주의까지,
지금도 눈을 감으면 어제일처럼 손에 잡힐 듯한 추억. 사진 찍을 때 우리가 눈을 모아 바라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카메라 렌즈였다고 말한다면 정말 썰렁하고 1차원적인 답이다.그때 이미 우리는 우리가 서로를 그리워하게 될 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우리가 바라본 것은 카메라 렌즈가 아니라 허공이고 그리움이다.....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떠나간 사람들이 해마다 첫눈으로 내린다는 것처럼 지극한 그리움이 또 있을까.그때 우리가 보았던 그리움들이 10년 지난 지금 우리들 저마다의 가슴에 비처럼 햇살처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스펜서 존슨 지음이영진 번역(주)진명출판사 펴냄값 7,000원이돈구당진신협 부장본지 편집위원낯익은 안락에 취할까변화의 여정에 오를까친근한 목소리로 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책저자소개스펜서 존슨 박사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제조기로 정평이 나있는 학자이며, 단순한 진리로 인생의 핵심을 통찰하여 현대인들의 내면과 정신세계를 치유하는데 천부적인 글재주와 학식을 갖춘 사람으로 통한다. 남가주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왕립외과 대학에서 의학공부를 했고 미네소타주 메이오 클리닉에서 수련의 과정을 수료했다.주요
믿을 수 없겠지만 이 흑백사진 한장이 당진초등학교 61회 졸업앨범이다.지난 1976년도 하반기에 느닷없이 정부로부터 물자절약에 관한 지시가 떨어져 당시 6학년 1반부터 4반까지 전체 동기생들이 이 사진 한장으로 졸업앨범을 대신했다.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우리 뒷편에 있는 목조건물이 당시 학교 나이와 똑같은 61년 된 본관건물이다. 이 건물의 모습은 이 사진 이후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우리가 졸업하던 해 새 건물이 들어섰기 때문이다.뒷편에 있었던 3학년 건물, 그리고 지금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최인호 지음여백미디어 펴냄값 7,500원작은 장사는 이문을 남기고 큰 장사는 사람을 남긴다전 재산 환원한 뒤 채소를 가꾼 사람 / 150년전 무역왕 임상옥 이야기고전물들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게 바쁜 직장인이라면, 특히 의미 찾고 보람 찾고 할 생각보다는 그저 무지하게 재미있는 소설로 이 겨울의 빈 시간을 채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역시 맞춤한 신간이 있다. 후딱 읽으면 사실 며칠 걸리지 않게 속도가 나는 작품인데 벌써 베스트셀러 종합순위에 진입했다. 최인호가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역시 5권짜리 대하소설 [상도
당진화력 건설로 사라진 석문산 황룡굴 하나석문산은 석문면이 석문면인 이유가 되어주는 곳이다.당진화력이 건설되기 전에 석문산에는 두 개의 커다란 굴이 있었다.석문산에 얽힌 전설로 황룡이야기가 있는데 하나의 굴은 황룡이 살았던 굴이고또 하나의 굴은 황룡이 들어가 죽었다는 굴이다.사진 속의 굴은 황룡이 들어가 죽었다는 굴로 안타깝게도 당진화력 건설로 없어지고 말았다.젊은 시절 굴 안에서 밖을 향해 찍은 친구의 인어같은 모습도 사라져 버렸다.유일하게 굴의 형체를 담아놓은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깊은 아쉬움과 일말의 안도감을 느낀다.조 선 형
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풍경과 상처」김훈 지음문학동네 펴냄값 7,500원「자전거 여행」김훈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값 9,000원정봉식호서고 교사본지 편집위원문학저널리스트 김훈과 떠나는 여행사람과 자연, 그 경계에 숨은 슬픔의 유혹따라삶이 팍팍하거나 환멸과 미망의 후유증으로 심드렁할 때 사람들은 여행을 꿈꾼다. 여행은 길위에 나서는 것이요, 사람을 낯설게 만나는 일이며 또한 자연을 새롭게 호흡하는 행위요, 나 자신을 만나고 마음 속에 사색의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것을 삶의 여유라고 부른다.그러나 삶의 족쇄를 과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