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새끼손가락에 보이지 않는 빨간 실이 매어져 운명의 상대와 연결돼 있다고 전해진다. 손가락이 열 개인데 인연의 실이 사랑하는 사이로만 있을까. 가족, 친구, 혹은 사제 등 또 다른 색의 실로 연결돼 있을 것이다. 방국진 화가와 김회영 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관장의 손가락에도 실이 매어져 있었다. 40여 년의 세월 동안 사제의 정을 이어온 그들이다. 인연의 시작 1978년 호서고방국진 동양화가는 1978년 호서고에 부임했다. 대학을 갓 졸업하고 첫 교직 부임지였던 이곳에서 1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당시 김회영 관장은
앵무새만 보면 힘든 일을 잊는다는 차관호(49·신평면 운정리) 씨는 앵무새 애호가다. 애호가에서 앵무새를 번식·사육하고 수출까지 하는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삽교호 관광지 내에서 테마동물원을 운영하기도 한 그의 바람은 “많은 사람들이 앵무새와 함께하는 것”이란다.“앵무새만 있다면…”앵무새 아빠가 된 지 27년 됐다는 그는 어린 시절 힘들게 자랐다. 그의 나이 3살에 부모를 잃은 그는 친척들 손에 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 제대 후 몇년 간은 식자재 납품업을 했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27년 제과·제빵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인재 대표의 삶은 도전의 연속이다. 지난 2018년 우수숙련기술자 취득에 이어 올해에는 충청남도가 선정한 제1호 명장으로 올라섰다. “잘 구워진 빵을 볼 때면 행복하다”는 이 대표의 도전하는 삶을 오븐에서 꺼내본다. 고등학교 졸업 후 제과점서 일해5남2녀,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이인재 대표의 10대 시절은 어려웠다. 그의 나이 7살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가계 상황이 어려워졌다. 형·누나는 타지로 떠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다. 그를 이끌어줄 만한 존재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 채윤 학생의 꿈은 화가다. 밑그림 같았던 꿈에 채색을 하며 꿈을 더욱 선명하게 그려나가는 중이다. 그가 그린 그림들은 살아 움직인다. 단편소설 를 감명 깊게 읽은 채윤 학생은 장면들을 그림으로 그려 3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애니메이터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에 나서고 있다. SNS로 캐리커처 판매하기도채윤 학생은 강원도에서 태어나 자랐다. 목회자인 아버지(김석기 탑동감리교회 담임 목사)를 따라 16살 여름 무렵 당진을 찾았다. 마냥 그림 그리는 게
“야구는 내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말하는 박영신 씨(60·송산면 무수리)는 15살 무렵 야구를 시작해 중·고교 선수를 거쳐 35년간 사회인 야구에 몸담았다. 환갑의 나이에도 야구를 즐기며 당진에서 최고령 야구인으로 불리는 그의 야구 인생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사회인야구 35년 경력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난 박 씨는 공부에 뜻을 품은 부모님 덕에 12살 무렵 서울로 이사를 갔다. 그가 진학한 중학교에 야구부가 있어 관심을 갖게되면서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박 씨는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나는 중학교
너무 굵지도 않게, 너무 얇지도 않게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면서 새끼를 꼬는 게 쉽지는 않다. 거친 지푸라기를 수도 없이 꼬고 또 꼬고 손바닥을 비벼대야만 이수자의 길을 넘어 인간문화재가 될 수 있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줄틀을 세우는 것과 연못에 넣어 보관하는 것까지 모두 옛 전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지역마다 다양한 형태의 줄다리기가 이뤄져 왔지만, 기지시줄다리기가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건 오늘날까지 옛 원형이 거의 훼손되지 않고 대대로 이어져왔기 때문이다.문화재청 이수자 심사 합격지난달 20일, 기지시줄다리
김복순 씨에게는 자녀가 넷이나 있지만 그도, 자녀도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 의붓아들은 듣지 못하고, 말 못하는 농아인이다. 얼마 전 실직한 딸은 보이스피싱까지 당해 빚을 떠안은 상황이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던데, 이들 가족에겐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일이 연속이다. 이들 가족에게 미래는 물론 현재의 삶도 버겁다.지적장애 앓고 있는 엄마고대면 용두리에 거주하는 엄마 김복순(79) 씨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주간보호센터에 머무는 시간 중 노랫소리가 들리면 곧잘 노래를 따라 부른다. 김 씨는 지적 장애를 앓고 있다.
무언가 손으로 만드는 게 재밌다는 최홍은 씨(37세·읍내동)는 도예를 전공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그의 경력은 단절됐지만, 예술에 대한 열망까지 끊을 수는 없었다. 도예, 유리공예, 레진공예까지 섭렵한 그가 새로운 꿈을 안고 날갯짓을 준비한다.물레의 기억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일찍이 예술에 관심을 보여 부산예고로 진학해 미술, 디자인을 공부했다. 어린 시절 그의 목표는 부산을 벗어나 상경하는 것이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입학해 공예에 흥미를 느끼며 도예과를 선택했다.“물레를 찼을 때 손에서 느껴지는 흙의 질감, 촉감이 기
젊은 시절, 한 사람을 덮친 불의의 사고는 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신체적 장애는 그의 삶에서 장애가 되지 않았다. 그는 운동으로 시련을 극복했고, 파라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2010 밴쿠버, 2014 소치 페럴림픽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2년 뒤 열릴 2022 베이징 페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다시금 국가대표에 도전한다.축구선수로 활약하기도신평면에서 나고 자란 박상현(48) 씨의 어린 시절은 여느 또래와 다르지 않았다. 활동성이 뛰어났던 그는 신평고 축구선수로 활약하며 프로선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군 생활을
건강 때문에 시작한 춤 꿈이 되다고민과 방황 있었지만 결국 댄스스포츠국제대회 특상 수상…성실함에 승부욕·실력까지댄스스포츠를 추는 소녀들 ‘땐뽀걸즈’가 지난 2017년에는 다큐멘터리로, 그 다음해에는 드라마로 방송됐다. 거제를 배경으로 한 다큐와 드라마는 댄스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이 겪는 이야기, 각자가 짊어진 성장의 무게를 보여줬다. 거제에 땐뽀걸즈가 있다면, 당진에는 ‘땐뽀걸’이 있다. 낭랑 17세 땐뽀걸 이시언 양이다.건강 위해 시작했던 춤지금은 댄스스포츠를 하지만 시언 양은 어릴 때부터 발레, 방송댄스 등 무용을 해
밝고 활달한 성격의 사람이 어느 날 어둡고 우울한 얼굴을 할 때면 무슨 일인가 궁금해진다. 앳된 얼굴의 인예인 작가가 그리는 그림도 그렇다. 앳되고 밝게만 보이는 그의 붓 끝에서 탄생한 그림은 마냥 밝지만은 않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오묘한 분위기를 내뿜는 그림이 ‘인예인’이란 화가는 어떤 사람인지 호기심을 낳는다.25세의 인예인 작가가 대학을 졸업하고 첫 개인전을 라는 제목을 달고, 순성미술관(관장 이병수)에서 1월 한 달간 전시를 진행한다.미술로 인도한 선생님그는 ‘김춘희’라는 중학교 시
합덕읍 석우리에서 16년째 자연을 요리하고 있는 윤혜신 요리연구가(55)의 일주일은 너무나 바쁘다. 주변의 밭을 일구며 식당을 운영하고, TV프로그램의 요리 강사로 출연하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는 어린 시절의 꿈을 찾아 작가로 나서기 시작했다. 요리연구가에서 그림책 작가로 변신한 그의 삶은 어떤 맛이 날까.신학을 전공한 문학소녀윤혜신 요리연구가의 전공은 신학이다. 그의 집안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으로, 친척들 중에서는 목사도 여럿이다. 이 영향으로 어린시절 문학소녀였던 그는 이화여대에서 신학을 전공했다.그의 요리에 대한 기억은 유년
“침대 하나에 세면대 하나, 커텐으로 샤워 공간을 만든 단촐한 공간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밥은 물론 물 한 모금도 넘기지 못했고, 잠도 못 잤어요. 너무 아프고 제정신이 아니니까 욕이 나올 정도였죠. 간호사에게 ‘내일 죽어도 후회 없으니까 집에 가겠다’고 했어요.”암병 등반 취미…우강면 토박이전경수 이장은 우강면 부장리에서 태어난 토박이다. 전 이장은 폐교된 부장국민학교를 다니다 상경했다.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겪으라는 부모님의 뜻이었다. 그러나 서울살이는 설움 그 자체였다. 몸을 의탁한 고모네 식구 9명에 사촌형과 막
당진 출신의 30대 청년이 세계 육가공 대회에 출품한 4개 품목 모두 금메달을 수상했다. 소시지의 고향인 독일에서 한국식 소시지로 세계 최고임을 인정받은 것이다.70년 전통의 국제 식육 및 육가공 박람회인 IFFA 2019가 지난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제육가공품 품질경영대회가 함께 진행된 가운데, 당진 출신의 김지선 씨(31·신평면 금천리)가 4종류의 소시지와 햄을 선보여 출품한 전 품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독일의 대표 음식인 소시지를 현지에서 인정받은 그는 국내에 단 25명밖에 없는 식육가공
73세의 이화정 씨는 40여 년의 세월을 바늘과 실로 버텨왔다. 시작은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였고, 그 삶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더 이상 생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한 그가 아직까지도 바느질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느질 한 땀의 시작이화정 씨의 첫 바느질 한 땀은 그의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시작됐다. 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던 이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가장이 돼야만 했다. 당시 서울의 한 육군본부에서 사무직으로 일했던 그는 얼마 안 되는 봉급으로 여섯 식구를 먹여 살렸다.그러나 생계를
윤미경 서양화가의 손끝을 거치면 마법처럼 다시 태어나는 물건들. 낡은 화분을 뒤집어 세워 그 위에 레이스 천을 올린 뒤, 토끼 조형물을 놓으니 예쁜 장식품이 된다. 또 하얀 그릇 위에 조개와 곱게 말린 드라이플라워를 장식하면 멋진 인테리어 작품이 된다. 지난 6월 그의 손이 면천면의 한 폐가에 닿았다. 낡은 집은 윤 화가의 손을 타고 분홍빛을 머금은 ‘진달래 상회’가 됐다. 상회에 들어서면 이곳에서 또 다른 삶을 시작한 윤미경 화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48세에 내려온 당진서울 출신인 윤미경 화가는 서울의 한 회사에서 경리과장으로
파란 슬레트 지붕에 빨간 우체통을 가진 가나안슈퍼는 오랜 시간 당진 사람들의 곁에 자리해왔다. 대원사와 문화이용원 사이에 자리한 슈퍼는 때로는 문구점이 돼 학생들이 자주 드나들기도 했다. 가나안슈퍼는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나면서 사람들의 추억으로만 남게 됐다.그러던 올해 봄, 부산에서 올라온 한 부부가 이 집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뚝딱뚝딱 집을 손보는 지은애·남경욱(33) 부부의 손길에서 이곳은 ‘앙코르채운’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태어났다.낯선 당진을 만나다부산에서 올라온 지은애·남경욱 부부에게 당진은 낯선 곳이었다.
“누가 내 얼룩 훔쳐갔어!!” 아기 돼지 데데의 몸에 멋지게 있던 얼룩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최하진 일러스트레이터는동화책 를 통해 아기돼지 데데가 얼룩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발하고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아미미술관 벽에 걸린 이 동화책의 한 장면 장면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놓을 수 없던 붓어릴 때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최하진 일러스트레이터의 꿈은 만화가였다. 부모님(故 최원기·유상옥)은 공부를 곧잘 하던 딸이었기에 최 작가가 예술계통보다는 전문적인 직업을 갖기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은 편리해졌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는 여전히 몸과 마음을 써야 한다. 묵묵히 오랜 시간동안 우리 삶에서 봉사하며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83세에 봉사하는 노인 김응배 씨도 그 중 하나다. 김 씨의 따듯한 손길이 닿으면, 우리의 마음에도 훈훈한 온기가 스며든다. 20여 년 간 수지침 봉사정미면 천의리에 거주하는 김응배 씨는 봉사로 노년의 삶을 꽃 피우고 있다. 특히 20여 년 동안 한 봉사에 매진해온 그의 모습은 이웃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83세의 김 씨는 당진시자원봉사센터
“나는 민요 가수가 될 거야!”순성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소담 양은 학교가 끝나면 곧장 학원으로 향한다. 여느 아이들처럼 수학학원이나 영어학원인가 싶지만 소담 양의 발이 멈춘 곳은 채운동에 위치한 한 국악 교육원. 소담 양은 어른들 틈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차게 노래를 부른다.아빠에게 물려받은 끼와 재능무대에 오르면 언제 긴장했냐는 듯 시원하게 곡조를 뽑아내는 소담 양은 낯을 많이 가리고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부모에게 떨어져서 다른 곳에는 앉지도 못했을 정도였다.하지만 그런 아이가 사람들 앞에서서 노래를 부르곤 했다. 소파, 계단에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