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2급인 두 형제가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손수레에 태운 채 파지를 줍는 생활을 1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대덕동에 거주하는 세 모자 김봉화·김장기·김은기 씨는 엄마의 병원 진료가 없는 월·수·금요일이면 아침 8시부터 서둘러 준비해 채비를 마치고 집에 나선다. 집부터 시내까지 편도 3km. 손수레에 파지 몇 장을 올리고 어머니 김봉화 씨를 태운 뒤 큰형 김장기(34) 씨가 수레를 밀기 시작한다.아침부터 저녁 6시까지 온종일 파지를 수거한 뒤 팔면 오후 6시가 돼야 일을 마칠 수 있단다. 그렇게 많이 번 날은 하루 7000원에서
“취업 알선까지 연결된 교육이 없어요. 직업 교육을 해도 취업이 이어지지 않아 어려워요. 취업이 연계된다면 목표를 열심히 가지고 교육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요?”“보육교사와 간호조무사, 아이돌보미 혹은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등 일할 곳이 너무 한정적이에요.”“당진시에는 청년인턴제도 있고 노인일자리도 있는데, 저희 같은 중년 여성을 위한 일자리는 없나요?”“실습을 마치고 6시에 집에 가도 아이들 돌보고 집안일 하니 정신없이 하루가 다 갔어요. 유연한 시간제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어요.”결혼과 육
당진시자원봉사센터의 2019년 4분기 봉사왕으로 석문면 통정1리 최월봉 씨가 선정됐다. 최 씨 옆에는 그보다도 더 기뻐한 정순애 당진시자원봉사센터 석문거점센터 코디네이터가 있었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소리만 들으면 석문 곳곳을 누비며 새벽이든 밤이든 봉사하는 이들은 찰떡궁합 봉사 단짝이다. ‘봉사하러 갈래요?’라는 말 한마디면 당연히 ‘YES’다. 거절이 없다. 이제는 ‘척’하면 ‘척’인 두 사람은 어제처럼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함께 봉사에 나선다.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최 씨의 봉사는 20여 년 전 남편(류재일)이 석문로타리클럽
누군가는 책상에 앉아 문제집을 풀고 있을 때, 이들은 뜨거운 불 앞에서 칼질을 한다. 강의 영상 대신 유튜브로 요리 영상을 보고, 문제집을 덮는 대신 싱크대를 정리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달려가는 학생들이 있다. 아직은 밑그림 수준의 불투명한 미래지만, 포기하지 않고 색을 칠해나간다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그림이 완성될 것이다. 그 꿈을 향해 가는 예비 쉐프 손서빈·정현주·장우혁·윤석민 학생들을 만났다. 당진 특산물 이용한 요리 선보여지난 10월 28일 2019 월드푸드트렌드페어에서 손서빈·정현주·장우혁·윤석민 네 명의 학생
송악읍 월곡리 마을안길을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다 보면 도심의 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길을 잘못 들었나 생각이 들 무렵 반가운 표지판이 보인다. 초록 물결로 넘실거리는 논 사이에 자리한 ‘그림책꽃밭’이 발길을 이끈다.에릭칼의 의 주인공 나비가 “그림책꽃밭 입장료 없어요! 그림책을 사주세요”라고 이야기하며 방문자들을 반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넓은 창 뒤로 펼쳐진 논이 한눈에 들어오고, 벽면엔 까치발을 들어도 손이 닿을 수 없는 곳까지 그림책이 빼곡히 꽂혀 있다. 동심이 담긴 천진난만한 이야기들이 그림책 안에, 그리고
이교다리의 이리오서점, 푸른병원 옆 상록서점 등….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우리 동네 서점들이다. 모두 인터넷과 대형 서점에 밀려 결국 설 자리를 잃었다. 그 가운데 31년 간 동네 서점으로 자리를 지켜 오고 있는 곳이 있다. 당진서점(대표 안지민)이다. 당진서점이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아버지 안명수 대표가 봉사로 서점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했다면, 안지민 대표는 문화를 나누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안지민 대표가 그려 나가는 당진서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재미 못 느꼈던 서점안 대
정미면 봉생리에 자리한 ‘사랑의 정원&의재 아뜰리에’는 홍순조·이재련 교사 부부의 작은 별장이다. 삶의 휴식처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밑그림을 그려놓은 꿈들이 채색돼 가는 곳이다.별장 곳곳엔 재미난 것들이 숨겨져 있다. 화실과 텃밭이 있고, 푸른 잔디는 미니골프장이 되기도 한다. 또 지인들과 함께하는 파티장소가 될 때도 있다. 20여 년 간 부부가 손길을 더해가며 차근차근 만들어 온 정원이다. 하지만 이 별장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을 향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애틋함, 그리고 홍순조 수석교사의 과거와 미래가 모두 담겨 있는 곳이
모두 각자의 이유로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바삐 살다 문득 멈춰 뒤를 돌아봤을 때 남은 건 ‘배우지 못한 한(恨)’이었다. 친구들과의 모임 자리에서 어김없이 동창회 이야기가 오갔다. 동창회를 나갔더니 누굴 만났더라는 말은 다른 이들에겐 너무도 평범했다. 그럴 때마다 속상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배움의 한이 못내 사무칠 때 그들은 해나루시민학교(교장 문선이)를 만났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어요. 어려운 형편에 어머니와 9남매 가족들을 뒷바라지 하느라 정작 저는 학교 문턱을 못 넘었어요. 젊었을 땐 당연히 꿈이 있었죠. 하지
100세 시대. 일해 온 날들보다 은퇴 후 살아갈 날이 더 긴 요즘, 퇴직 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야 하는 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숙제다. 일할 때에는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가도,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무언가 할 일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머지않아 깨닫게 된단다.그래서 요즘 사람들에게 ‘인생 이모작’은 필수다. 젊은 시절 청춘을 다 바쳤던 직장에서 은퇴한 뒤, 노년에 접어들 무렵 또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비단 돈벌이 때문만은 아니다. 은퇴 후 30~40년의 여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문학소년 철
1919년 3.1운동이 일어났던 그해 11월, 이송우 옹은 송산면 송석리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가 지나 광복이 찾아 왔고 곧이어 6.25 전쟁이 발발했다. 1960~1970년대 산업화와 근대화 그리고 민주화까지 역동의 근대사를 살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101세가 됐다.“나도 내가 이렇게 오래 살 줄은 몰랐다”는 이송우 옹은 백수를 넘긴 오늘이 행복하다. 요즘 매일 당진시노인복지관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 그는 20살이나 차이나는 젊은(?) 친구를 앞에 두고 장기 두는 재미에 푹 빠졌다. 뒤늦은 즐거움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
한기창 옹은 매주 일요일, 교육자료가 두둑하게 담긴 가방을 안고 면천향교로 향한다. 한 평생 교단에 섰던 그는, 교사를 퇴직한 후에도 마을회관과 노인복지관에서 노인을 비롯한 주민들에게 한자를 가르쳤다. 한동안 활동을 중단했지만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그를 다시 일으켰고, 요즘은 매주 일요일마다 면천향교에서 생활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기창 옹은 88세의 나이 지긋한 노인이 됐지만, 그의 한자사랑과 교육열은 청년처럼 뜨겁다. 금산고에서 시작한 교직생활한기창 옹은 1965년 금산고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았다. 그곳에서
“너 죽기 싫으면 운동해라.”농담으로 던진 친구의 말이 요샛말로 뼈를 때렸다. 평소라면 한 귀로 흘려들었겠지만 갑상선암 3기를 선고받고 대수술을 마친 그에겐 쉽게 넘길 수 없는 말이었다. 탁구에 골프, 자전거 등 남들이 하는 것은 다 해봤다. 하지만 살은 도무지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무렵 친구가 산에 한 번 가보라고 한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산으로 향했다. 그렇게 강남기 팀장의 전국 100대 명산 도전이 시작됐다.“12월 연말 회식이 많잖아요. 회식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이 탱탱 붓는거예요. 얼마나 심했
대림오토바이 당진대리점 이덕형·이재범 부자(父子)의 오토바이 인생을 합치면 장장 56년이다. 아버지 이덕형 씨는 46년, 아들 이재범 씨는 10년째 오토바이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 일을 물려주고 싶지 않았지만 아들 재범 씨는 덜컥 회사를 그만둬버렸다. 아버지 덕형 씨도 아들의 열정 앞에선 별 수 없었다. 그렇게 10년, 이 씨 부자가 함께 대림오토바이 당진대리점을 운영해 오고 있다. 아버지의 오토바이1973년 1월, 지금으로부터 46년 전 아버지 이 씨는 오토바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는 고사하
“살려 달라”생사의 기로에 선 문자가 도착했다. 문자를 받은 박석렬 석문면주민자치위원장은 친구의 집으로 단숨에 달려갔다. 쉬어지지 않는 숨을 겨우 몰아쉬며 친구가 죽어가고 있었다. 사람 하나 겨우 누울 작은 고시원 방 안에서 그는 왜 죽기 직전까지 갔을까. 그는 왜 제대로 된 병원 한 번을 못가고 병을 키웠을까.축구 선수가 꿈이었던 아이석문면 삼봉4리에 사는 김태준 씨는 지그는 단 한 번도 동네를 떠나 본 적 없다. 삼봉초와 석문중, 호서고를 졸업한 그는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 가슴 한 편에 축구 선수 꿈을 키우며 유년기를 보냈다.
행복한가정만들기운동본부(본부장 고영석)에 따뜻한 마음이 담긴 단호박이 전달됐다. 신평면 거산리에 거주 하고 있는 장철순(34) 씨가 어머니와 함께 수확한 120만 원 상당의 신품종 단호박을 세 차례에 걸쳐 행복한가정만들기운동본부에 전달했다. 후원에 참여한 장 씨는 “앞으로도 계속해 선행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주일에 3일은 멀다 하고 토끼 같은 손자들이 할머니를 찾는다. 주말이면 부르지 않아도 아들 가족들이 찾아와 시끌벅적해지곤 한다. 다복하면서도 행복한 삶이다. 하지만 그 역시 삶과 죽음이라는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는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삽교천에 빠져 죽고 싶었던 적도 있었단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했던가. 지금은 누구보다 행복하다. 특별한 것도, 대단한 삶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제야 비로소 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단다.생·사의 갈림길신평면 남산리에서 살고 있는 손영자 씨(67)는 23세에
이선영 “4년 후 행보…아직은 결정 못해”안임숙 “북텔러 양성과정 운영하고파” 정의당 소속으로 처음 충남도의회에 입성한 이선영 의원과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안임숙 회장을 만났다. 이선영 도의원에게 충남인권조례를 묻고 안임숙 회장으로부터 당진의 여성친화도시 현 주소에 대해 들었다. 전체 내용은 어플 ‘팟빵’에서 당진시대를 검색하면 만나볼 수 있다. 진보정당의 첫 도의회 입성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는데, 당선 이후 어떻게 지내는가?이선영 의원 : 정신없이 지냈다. 정치를 해 왔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픽사 입사하기’대학교 시절 적어 놓았던 짧은 문구가 현실이 됐다. 만화가가 꿈이었던 소녀는 꿈을 쫒아 미술을 공부하다 움직이는 만화인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막연했던 꿈은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에 위치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문턱을 넘었다. 아직은 인턴 신분이지만 픽사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 홍서라(29, 면천면 자개리, 父 홍익표· 母 심보경) 씨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다.당진과 서울 오가며 공부면천면 자개리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란 홍서라 씨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을 즐겨 읽었다.
미국영화를 보면 넓은 황야를 달리는 캠핑 트레일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에어스트림(Airstream)이라는 이름은 낯설겠지만, 흔히 차에 걸어 끌고 다니는 캠핑카(카라반)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캠핑용으로만 쓰이는 건 아니다.개조해서 식당이나 카페로 사용하는 등 차에 연결만 하면 언제 어디든 갈 수 있는 이동식 공간이 된다. 에어스트림은 캠핑족들에게는 ‘로망’인 캠핑 트레일러의 한 브랜드로, 에어스트림 2대가 얼마 전 합덕읍 운산리에 자리 잡으며 지역주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에어스트림이란?에어스트림의 역사는
“저는 반촌 사람이에요”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송악읍 반촌리 친구 집에 잠시 살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도 있다. 말 그대로 반만 촌사람인 반촌(半村)이라는 뜻이란다.도시는 많은 것이 갖춰져 있지만 조금은 번잡하고 시끄럽다. 반면 시골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조용하고 위안을 준다. 딱 그 중간이 ‘당진’이라고 최영기 씨는 말한다.이민을 떠나 현재 살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도 마찬가지다. 반촌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닮은 것이 많은 미국 텍사스의 휴스턴과 한국의 당진. 멈춰져 있던 그의 삶의 시계가, 새로운 터전인 당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