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꽃망울이 곧 터질 것만 같았던 13일 신성대학 교정은 중간시험을 앞둔 학생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개강이 엊그제 같지만 한 학기는 어느덧 절반. 따뜻한 봄 햇살에 눈이 부시고,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발걸음은 당당하게 보인다. 2005년 봄 신성대학 교정은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다.
봄이 완연했던 지난 13일 천의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 천의초등학교 학생과 교사로 보이는 남자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나란히~ 나란히~’라고 불려지는 동요가사의 한 구절처럼 차례대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진다. 학교 밖에서도 학교 안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는 천의초등학교 아이들은 “줄은 이렇게 서는 것이죠!”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지난 4일 ‘누렁이’의 힘찬 쟁기질에 겨우내 잠자던 용연2리의 들녘이 깨어나고 있다. 기계의 도움 없이도 김현재(77, 당진읍 용연2리)씨와 김씨의 ‘누렁이’는 널따란 논에 길다란 줄을 새겨나간다. 일하는 내내 말하는 이는 없다. 단지 요란해진 봄바람이 김씨의 구슬땀을 닦아줄 뿐... ‘누렁이’가 지치면 힘을 되찾을 때까지 김씨는 알아서 기다려 준다. 누렁
지난 3월29일 송산면에 위치한 성구미 포구에는 봄이 찾아오듯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겹겹이 이어지는 파도와 출항을 기다리는 어선들. 그 앞에선 간재미 등 싱싱한 생선들이 태양 앞에 옷을 벗었다. 포구의 한가로움 속에서도 아낙의 손길은 바쁘기만 하고 이곳을 찾은 이방인들은 포구를 거닐며 마음에 담을 무엇인가를 찾고 있다. 당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지난 22일 합덕읍 덕곡리에서는 쪽파출하가 한창이다. 지난해 8월 파종했던 쪽파가 결실을 맺은 것이다. 유경훈(59)·이승란(55) 부부 뒤편으로 푸르고 싱그러운 쪽파가 보인다. 붉은색 황토 위에 150m 지하에서 끌어올린 깨끗한 물로 정성을 들여 지은 농사지만 값은 불과 10㎏에 6000원 정도. 열심히 일한만큼 소득도 높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이들
지난 16일 당진읍의 한 거리에는 봄을 알리는 포근한 봄비가 내렸다. 비가 갤 때 간혹 볼 수 있는 무지개는 황슬기·이한빛(당진중2)양이 함께 쓴 우산에 알록달록 피어있고 무지개만큼 환한 미소가 두 학생의 얼굴에 가득 드리워져 있다. 봄비·무지개·당진거리! 여러 개가 함께 어우러지면 우리의 일상은 아름다워진다.
“또 올께요. 선생님” 당진초등학교●2월18일 학생이 되어 처음 맞는 졸업식. 6년이란 긴 시간 동안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짐을 겪는 날. 가슴 속 뭉클함이 복받쳐올라 말을 하지 못하고 눈물만 나온다. 이제 치열한 학업 경쟁 속으로 보내질 아이들이 안타까운 선생님. 아이들 하나 하나 꼬옥 안아주며 이별의 슬픔을 달랜다. 이를 지켜보던 학부모들도 눈시울을 붉
놀이터에서 볼 수 있는 구름사다리와 미끄럼틀. 그네는 나이가 들수록 사이가 멀어지는 것들이다. 지난 16일 당진읍내에 위치한 한성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성하진·안은비(12, 오른쪽에서 세번째·마지막번째) 어린이 외 8명의 어린이들이 구름사다리에 올라 하늘을 만끽하고 있다. 어린이들의 밝은 웃음에 비하면 놀이터의 기구는 종류도 많지 않고 낡아 보이며 비좁지 않
목도리를 꽁꽁 둘러매고 서점에 온 인수(7). TV나 인터넷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공룡을 굳이 책으로 본다고 아빠(김종범) 손잡고 면천에서 당진서점까지 왔다. 이곳 저곳 뒤적거리다가. 처음 보는 공룡이 있는지 아빠에게 손가락으로 꼭꼭 짚으며 물어본다. 넘쳐나는 매체들에 묻혀 책은 뒷전으로 미룬 사람들에게 인수는 또다른 교훈을 주고 있다.
1월의 마지막 날 내린 눈은 겨울을 실감하게 해준 눈이었다. 그 눈 사이로 한 모녀가 걷고 있다. 사진 속엔 보이지 않지만 매서운 바람이 두 모녀의 얼굴을 찡그리게 만든다. 올 겨울은 눈이 내리지 않아 별다른 ‘쌓임’없이 지나가는 듯 하다. 과연 우리의 마음도 별다른 쌓임 없이 흘러간 것일까! 행여 쌓인 것이 있다면 설 명절에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해봄
당진환경운동연합 주최로 설악산과 화진포, 통일전망대 일대에서 열린 ꡐ제11회 2005 푸름이 겨울환경배움터ꡑ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눈으로 만든 동굴에 들어가 환하게 웃고 있다.
한진포구에서 떠오르는 해를 초조함과 설레임으로 기다리고 있다. 안윤경(39)·강영임·안상윤(11)·안상수(8) 가족
2005년의 첫 해가 떠올랐다. 해돋이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새해 첫 해는 힘차게 떠올라 보이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몰리면바다는 술렁대는 것이다생명이 처음 생겨난 곳어머니의 양수같은저 바다를 향해 다리를 놓으면바다는 밤새 품고 있던 것을토해내는 것이다태초에 세상이 저렇게 붉었을까허공을 향해 뻗쳐오르는 탄성그래, 저것은뜨겁게 달아오는 사람들의 가슴이다영하의 날씨라고사람들의 마음이 차겠는가새해 떠오르는 아침이면돌아선 이들의 등까지 따숩다사진 윤주흥
제법 매서운 한파가 옷깃을 서늘하게 하는 가운데 다정스런 두 모녀(김현숙(26, 순성면 세안아파트)·손새봄(2))의 겨울외출이 시작됐다. 엄마의 손길이 묻어있는 탓에 새봄이는 추운 것을 모르고 거리를 거닌다. 하지만 매서운 추위는 새봄이의 코끝을 빨갛게 만들었다. 엄마 손을 꼭 움켜쥔 것만으로도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겨울이 시작됐다.
멸종위기종으로 세계적 희귀보호조인 황새가 해방 이후 처음으로 당진에서 발견됐다. 천연기념물 제199호인 황새는 한국조류보호협회 당진군지회 이광석 지회장에 의해 지난 14일 당진군의 모처에서 육안으로 최초 관찰된 후 16일 낮 3시25분 망원렌즈로 촬영됐다. 우리나라에는 일제 말까지만 하더라도 당진과 인근 예산, 충북 진천, 음성 등지에서 번식을 했으나 19
지난 7일 당진군민회관 앞에서 열린 쌀 개방 반대집회에 참가한 신혁균(당진군농업단체협의회장)·이만영(전 당진군농민회장)씨의 표정에 지친 기색이 드리워져 있는 듯하다. 추운 날씨 속 농민들은 쌀 협상중단을 외치고 있다. 또 하나의 주권을 위한, 그리고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 사회섹션-국민적 합의 없는 쌀 협상 중단 요구>
12월로 접어드는 첫째날, 당진읍의 한 문구점에서 송산초등학교에 다니는 장희루(13)·최희루(13) 어린이가 이모부(여상근)와 사촌언니(최정윤)에게 줄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르고 있다. 첫눈다운 첫눈은 아직 내리지 않았지만 두 어린이의 손에 쥐어진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면 곧 눈이 내릴 것만 같다.
지난 8일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지정돼 있는 희귀종 노랑부리저어새가 석문호를 찾아왔다. 노랑부리저어새는 한국에서는 낙동강 일대에서만 가끔 눈에 띌 정도로 희귀한 새이다. (사진제공:이광석 한국조류보호협회 당진군지회장)
합덕시장이 섰던 지난 6일 시장으로 가는 입구에 국화빵을 굽는 할머니가 있었다. 할아버지 한 분은 옛날이 생각났는지, 아니면 국화빵 굽는 열기가 따뜻하게 느껴졌는지 안쪽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뭐든지 완성된 것만 접해 온 아이들은 재료들이 모여 국화빵이 되는 과정을 숨을 죽인 채 지켜본다. 기다림을 배운다. 사람들은 때로 자신이 갖고 있는 것들을 잊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