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아내와 아미산을 찾았다. 구름 낀 하늘이 해를 감추어 산행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산을 오르는 동안 산중턱에 수줍게 물든 진달래와 화려한 색으로 자태를 뽐내는 벚꽃의 아름다움으로 피곤한 줄 모르고 두 시간 반 가량 세상일을 잊으며 걸을 수 있었다. 오가는 길 어디에도 쓰레기 하나 찾을 수없이 깨끗이 정돈된 길과 나무 계단 하나하나 그 위를
남들이 보던 안 보던 자신의 양심에 따라 일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사람들이고 이런 행동들이 남들에게 감동을 준다. 요즘 새벽시간에 일어나 시내를 지나는 일이 많아졌다. 무작정 신호등의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차량을 보게 되면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깜깜한 새벽에 그냥 내달려도 되겠건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행동을 다스리는 양심이라는 것이 있기
신학기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해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고3이 되면 대학진학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학생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욱 열심이다. 교사로서 그러한 모습을 보는 것은 대단한 기대를 갖게 할 뿐 아니라 그동안 느껴왔던 학생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한다. 학생들과의 개별상담을 통해 달라진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내가 즐겨찾는 ‘사랑밭 편지’에 실린 앤 설리번과 헬렌 켈러, 그리고 앤 선생의 간호를 맡았던 로라라는 여인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힘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싶어 소개한다. 「보스턴의 한 보호소에 앤(Ann)이란 소녀가 있었다. 앤의 엄마는 죽었고 아빠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아빠로 인한 마음의 상처에다 보호소에 함께 온 동생마저 죽자 앤은 충격으로 미쳤고
최근 서울 강남에서 비교적 이름 있는 학원을 운영하는 친구로부터 전화한통을 받았다. 당진 친구 집에 도착해 있으니 그곳으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마침 근무가 없는 토요일이었기에 그곳에 도착해보니 이 친구부부 이외에도 나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친구부부도 함께 있어 그 집주인과는 초면이었지만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그곳에서 밤 11시까지 서너 시간
모 중앙일간지에 실린 연수에 관련된 교직과 타 직종에 대한 비교 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새 정부가 영어공교육에 대한 장미 빛 전망과 시책을 제시했는데 제대로 시행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평소 영어교육 및 관련 시험이 일상회화에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내게 새 정부의 영어 공교육에 대한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다. 그러나 영어를 담당하
아침 등교 후 교실에 들어가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 7시40분까지 등교해 1교시 수업 전까지 한 시간 가량은 자율학습시간인데 오늘 아침은 첫날이어서인지 아이들의 학습상태가 사찰의 고요한 정적을 느낄 만큼 경건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문득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 아이들은 사교육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이다. 실력도 그
봄방학기간을 맞아 중고 동창회에 참석했다. 장소는 서울 이수역 부근 음식점이었는데 친구들의 근황도 알고 싶었고 다음날 수업부담이 없어서 참석의사를 미리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렸다. 저녁 7시경 약속장소에 도착을 해보니 22명이 모였는데 하필 그 날이 정월대보름이라 참석자수가 평소보다 적었다. 친구들 중에는 초등학교 때부터의 친구도 여럿 있었지만 하도 오
최근 숭례문 방화로 국민의 상실감과 그에 따른 책임 공방 및 문화재보호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불을 붙였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도 이제는 너무 식상하다. 인간의 부주의로 인한 서해안 기름유출사건이 발생한지 겨우 두 달 보름정도 밖에 지나지 않아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은 한 노인에 의해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위치하면서 6
지난 1월 말 우연히 일본의 한 사과농부가 사과나무를 가슴에 안고 “오늘하루도 잘 견뎌내!”, “오늘 수고해 다오!”하고 인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 사람은 사과나무로 유명한 일본의 한 지방에서 40년간 사과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농부로 농약을 칠 때마다 일손을 도와주는 부인은 매일 얼굴이 퉁퉁 붓고 본인도 피부병이 날로 심해지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사과나
어제는 1월의 마지막 일요일이었다. 예배를 마친 후 모처럼 친교실에 올라갔다. 마침 낮익은 동료들이 트럼펫을 연습하고 있어 자리를 함께했다. 연습을 처음 시작했을 때 몇 달간은 입술이 부르트고 입안의 살들이 터질 정도로 얼얼하고 아팠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배움의 과정에는 아픔이 뒤따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일반인도 이럴진대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22일 수능등급제의 보완책을 밝히면서 영어평가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개선안을 내놓았다. 영어교육을 영어 공용화 국가 수준으로 실시함과 동시에 현재의 토익 토플시험과 같은 문제은행식으로 일 년에 몇 번의 응시기회를 준 뒤 좋은 점수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2013년 학년도부터 해당된다고 하니 이대로라면 현재 중학교 1학년 즉 예비 2
신입생들과의 수업도 벌써 보름째인데 월말까지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이번 신입생들에게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강조한 것이 있다. 학교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것만 이해하면 된다는 생각은 버리고 틈틈이 반복하고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주 금요일 신입생들에게 단어장을 나누어 준 뒤 월요일
방학이 시작된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다. 교직생활 27년 동안 한 두 해를 제외하곤 줄곧 보충수업을 해오고 있다. 올해는 신입생을 맡았다. 어떤 교재가 좋을지 고민하다 영문법과 독해의 기초를 다지게 하자는 의미에서 교육방송교재를 선택하여 가르치고 있는데 어느 정도 기초를 닦았기 때문인지 쉽다는 반응들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쉬운 표현을 영어로 발표하게 했더니
‘자원봉사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일행을 태운 버스가 태안군에 진입하자 도로 곳곳에 붙은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감사를 담은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목적지인 태안군 소원면 소근리 바닷가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9시 30분경이었다. 46명의 학교직원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준비한 장화를 신고 노란 우비와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채 흡착 포와 기름방제용 수건 5장씩
해마다 이맘때면 각종 매체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한해’라는 표현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데 올해도 어김이 없는 것 같다. 우선 등급제의 첫 도입과 최근 일어난 물리2에서의 복수정답인정으로 인해 수능통지표 두 번 발급으로 대입전형이 조금씩 조정될 수밖에 없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평가원에서의 솔직한 잘못 인정이 빨랐다는 점에 감사한다. 또한
수학능력시험 결과가 발표 된지 5일 만에 서울대학교 수시 2차 최종 합격자명단이 발표됐고 본교 정지윤 군이 서울대학교 기계항공학과에 합격하는 영광을 누렸다. 평소부터 등교하기 전 잠깐씩 틈을 내어 영어신문을 대략 보고 나온다는 이 학생은 이번 시험에서 독해문제 한문제만을 틀렸다. 언어적 감각이 탁월한 때문인지 언어와 영어에서 모두 1등급을 맞았고 영어를 공
지난 7일 고3 수험생들은 수능 성적표를 받고 무척 황당해했을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리 가형문제에서 3점짜리 하나를 틀려 2등급이 되는 바람에 다른 모든 영역에서는 만점을 맞았지만 유독 쉽게 출제되었다는 수리 가형 문제에서 한 문제 실수 때문에 서울대 의대진학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았다. 오히려 다른 영역에서는 그보다 못한 점
벽에 붙은 한 장의 달력을 보며 세월의 빠름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며칠 전 학교 강당인 팔아관에서 학생들이 반별 배구시합을 하는 중에 바깥으로 나와 3학년 남학생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서울의 모 대학에 최종합격한 학생으로 그 대학이 원하는 학교가 아니어서 재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의견을 물어온 것이다. 나는 원론
이제 수능이 끝나고 고3교실은 수업하기에 무척 어려운 환경이 되어버렸다. 수능을 위한 수업에서는 그렇게도 집중을 잘하던 학생들도 수능이 끝나자 듣는 태도가 너무도 많이 변했다. 아침 일찍 오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임박해서야 오고 일찍 와서 책을 보던 학생들도 옆에 앉은 학생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수업종이 울려 아이들에게 영어 회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