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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통해서 더욱 이해하고... - 송악면 고대리 장인혁·김혜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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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사랑법]

더욱 이해하고 사랑할께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장인혁(30세. 사업)·김혜영(29세, 헤어디자이너)씨는 다음달(12월16일, 설악예식장) 결혼식을 앞두고 웨딩촬영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사랑얘기가 듣고 싶다고 하자 장인혁씨가 “이거 쑥쓰러워서...”하며 얼굴을 붉힌다. 옆에 서 있던 혜영씨도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다.
“이 사람은 저를 본 순간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 온 줄 알았대요.”
혜영씨 말이다.
사실 인혁씨는 혜영씨를 본 순간 첫 눈에 반했다고 한다.
“지웅이 엄마는 마음씨도 착하지만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너무 좋은 사람입니다.”
지웅엄마라는 말이 튀어나온 순간 이해 못한 기자를 위해 인혁씨가 설명해준다.
“저흰 동거부부예요. 4살짜리 우리 아들 이름이 지웅이거든요.”
96년부터 동거를 하다가 이제야 결혼식을 올리는 거란다. 용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 때 만난 두 사람은 부모님이 계신 당진으로 내려왔다. 경제적으로 결혼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곧 아이가 생겼다. 그 아이가 바로 지웅이다.
“얼마나 이쁘고 귀여운지 몰라요. 싸우고 나서도 지웅이 때문에 웃습니다.”
장모님을 어떻게 설득했냐는 질문에 며칠 동안 처가집에서 아양(?)을 떨어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혼인신고만 하고 사는데 이 사람한테 미안했어요. 특히 집에 손님들이 오면 결혼사진이 없으니까 자꾸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동거가 결코 나쁜 일은 아닌데 말이죠.”
결혼식만 올리지 않았을 뿐이지 정식부부인데 마음고생이 많았던 모양이다.
“처음엔 결혼식에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어차피 양가 부모님 허락 다 받고 사는데 굳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그런데 막상 준비를 하니까 집사람이 참 좋아합니다.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혁씨가 자기 자취방에 데려가 김치찌개를 끓여주는 모습에 반한 혜영씨는 “저렇게 자상한 사람이면 평생을 함께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처음에는 별로 관심 없었어요.”
눈을 찡끗하며 혜영씨가 웃는다.
혜영씨가 헤어디자이너를 하고 있어 밤 9시가 넘어야 들어오는게 안쓰럽다는 인혁씨는 “몸도 힘든 사람인데 작년부터 많이 다투기 시작했어요. 잘해주려는 마음만 있지 이해하거나 많이 도와주지 못했던 거 같아요.”
웨딩촬영을 마치고 혜영씨가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동안 인혁씨는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꺼내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부부로 살았지만 남들이 다 입는 드레스를 입혀주지 못했다는 생각과 이해심 없는 자신에 대해 무척 속상해 하고 있었다.
“저는 아내에게 60점짜리 남편입니다.”
스스로 매긴 자신의 점수는 앞으로 더 잘해주겠다는 다짐이었다.
“뒤늦게 결혼식 하려니까 쑥스럽고 창피하네요. 그래도 결혼식을 통해서 더욱 사랑하고 이해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살 거예요."
인혁씨와 혜영씨 모두 같은 마음이다.
“결혼식 날 꼭 오세요.”
손을 꼭 잡고 웃으며 말하는 두 사람에게서 오랜시간 함께 한 이들의 향기가 느껴진다.

서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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