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소방관되어 사람 생명 구할래요” - 악성 뇌종양 투병중인 강전호 어린이(합덕초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년째 병과 싸우고 있지만 밝은 웃음 잃지 않아

합덕초등학교 4학년인 전호를 만난 건 2001년의 마지막 날인 12월31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고단하고 피곤했던 지난 일년을 뒤로하고 희망의 새로운 해가 떠오르기를 바랐겠지만 전호와 그 가족들만큼 간절했을까?
전호와 가족들에게는 지난 한해가 정말로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전호가 악성뇌종양 판명을 받고 두 번씩이나 큰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도 완치를 장담할 수 없어 얼마 뒤 다시 검사를 해야하는 불안한 상황에서 가족들 모두가 초조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전호가 긴긴 투병을 시작한 것은 5년 전인 1998년부터였다. 그러니까 전호가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1998년 4월, 뇌 속에 혹이 생겨 서울중앙병원에서 처음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종양이 아닌 단순한 물 혹으로 수술을 하면 완치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전호는 수술을 받고 아무런 불편 없이 예전처럼 정상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인 지난 해 1월 전호는 심한 두통과 경기를 일으켰고 검진 결과 이번에는 단순한 물 혹이 아니라 ‘악성뇌종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호는 그 해 11월에 다시 종양이 생겨 세 번째 수술을 받게되었지만 그마저도 경과를 지켜보아야 한다.
“걱정은 좀 됐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수술만 잘 되면 완전하게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에 그래도 안심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다시 또 생기고… 이렇게 초조한 마음 다른 사람은 아마 모를 겁니다.”
전호의 아버지 강진규(38세)씨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근심 어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 강씨는 더구나 치료비 걱정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전호의 치료비로는 그 동안 4천만원이 넘게 들었다. 각종 검사비와 수술비, 약값을 비롯한 직접적인 치료비로만 그렇게 들어간 것이고 가족들이 간호를 비롯한 치료 외적인 부분의 비용까지 합하면 무려 6천여 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강씨는 전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조그맣게 운영하던 양돈사업을 정리하고 3년 전부터는 한 축산 유통업체에 트럭운전기사로 취직해 돼지를 운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강씨는 한푼한푼이 아쉬운 형편이라 한 건이라도 더 운행하기 위해 새벽 일찍 일을 나가고 있다.
얼마전에는 전호의 안타까운 투병소식을 들은 합덕초등학교 학우들과 교사, 학부모들이 6백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호의 부모님에게 전달하기도 해 아빠는 그래도 좀 힘이 났다.
전호는 오랜 동안의 투병에 지칠 만도 하겠지만 늘 밝은 표정이다. 어찌나 맑고 순수한지 겉으로 봐서는 어두운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제가 힘들고 어두운 모습을 하고 있으면 엄마, 아빠가 힘들어 하시잖아요. 그리고 언젠가는 제 병이 다 나아서 예전처럼 학교도 잘 다니고 운동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 상상을 하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아요. ”
아프기 전에는 태권도를 열심히 했다는 전호는 엄마, 아빠를 배려할 줄도 아는 마음 깊은 아이다.
전호의 꿈은 소방관이 되는 것이다. 불이 나거나 사고가 생기면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을 구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자신도 그렇게 남을 위해 살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호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가 없다. 오는 1월28일 병원에 가서 종양이 다시 생겼는지 검사를 받아봐야 알 수가 있기 때문에 전호와 가족들은 초조함 속에 얼른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물론 그 기다림 은 전호의 병이 더이상 다시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희망이 담겨져 있어 더욱 절절하다.
도움주실 분 :041>350-3782, 350-3783
합덕읍사무소 사회계, 담당 권순득
손성진 기자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