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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합동결혼한 '중년맹인부부'

= 이기홍쪾유은순씨

28일 JC주관 합동결혼식에서 축하객들의 눈길을 끌었던 부부가 있다. 검은색 안경을 쓰고 식장에 나타난 신랑 이기홍(55세)씨와 결혼식내내 신랑에게 한쪽머리를 바짝 기대고 서 있던 신부 유은순(54세)씨.
독특한 두사람의 자세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맹인부부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신랑신부가 주례절차를 마치고 하객을 향해 돌아설 때, 하객에게 인사하고 퇴장하려 할 때 곤혹스러워하는 신부 유씨의 표정과 여기저기서 달려나온 지원자들을 보며 그제서야 사람들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또 이 두사람이 퇴장할 때 여기저기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찍어내는 사람들을 보고서야 이 부부가 각별한 사연을 지닌 이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십줄도 훨씬 넘긴 쉰넷, 쉰셋의 나이에 만나 1년간 같이 살다 이날 눈물어린 축하속에 화촉을 밝힌 이기홍.유은순 부부.
고대면 당진포리에서 조그만 구멍가게를 하고 있는 이씨는 지난해 당진군 장애인협회와 부인 유씨가 속해있던 아산시 장애인협회의 주선으로 유은순씨를 만나 너무도 늦게 신접살림을 차렸다.
두사람 다 중도장애자로 어렸을 때 시력을 잃고 50년 가까이를 암흑속에 살아온 터라 누구보다 서로의 고통과 슬픔을 잘 헤아릴 수 있었다. 게다가 등시리다는 나이 오십에 서로 비빌 언덕을 만났으니 그 정이 오죽 남다르랴.
신부의 예쁜얼굴을 볼 수 없는 신랑, 자립심 강한 신랑의 늠름한 자태를 볼 수 없는 신부였지만 때늦은 가약을 이들은 진심으로 행복해 했다. 정작 이날 안타가움이 더했던 것은 하객들이었다.
“어유, 조금만 일찍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어. 자식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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