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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6.02.19 00:00

군 문화시책 ‘근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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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제 복원 장기적인 세부계획,공감대없이 착수

“저수지 없는 둑복원 무의미하다” 향토연구가 해석달라

<합덕제 복원공사>가 3년간 35억 투입이라는 거창한 외형에도 불구, 35억을 어떻게 마련하고, 언제 어디다 어떻게 투입할 지에 대한 계획이 서있지 않아 근시안적인 문화행정의 표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당진의 향토사연구가들과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가운데 계획이 수립돼 문화재 복원의 깊은 뜻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진군은 금년부터 3년간 총사업비 35억4천만원을 들여 합덕제(연호방죽) 제방 1천7백71km를 복원하기로 했는데 올해에는 기본조사설계비 8백만원, 실시설계비 5백만원, 시설비 1억원등 1억1천4백만원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사업은 ‘유서깊은 기념물을 복원한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전연구와 준비, 협의가 부족해 계획이 공개된 뒤 뒤늦게 향토사가들이 복원에 대한 다른 해석을 내리는등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군은 지난 89년 4월 충남도로부터 도지정 기념물 70호로 지정된 합덕제가 현재 남아있는 ‘둑’부분이라고 해석하고 이 둑방의 복원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나 대부분의 당진향토사가들은 합덕제가 정확히 '합덕지(合德池)', 연호방죽인만큼 '저수지 없는 둑의 복원은 무의미하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당진향토문화연구소장을 지낸 바 있고, 합덕제에 관해 가장 많은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진 홍석표씨는 '복원 자체가 고증을 거쳐야하는 어려운 문제인데다 복원의 현재적 의미까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엄밀한 의미의 합덕제 복원은 제방의 복원뿐만 아니라 ‘연호’라는 말처럼 저수지에 연꽃이 만발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이 둑방내 몽리구역인 성동리, 하운, 덕곡등에서는 이 사업과 무관하게 경지정리사업이 한창이어서 군의 장기적인 복원의지에도 의구심을 품게하고 있다.
이처럼 향토사가들의 의견과 군의 문화시책이 서로 촛점을 달리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군의 문화행정이 기존향토사연구의 성과를 토대로 하지 않아 천박함을 벗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실제로 군 문화공보실 산하의 '향토유적보호위원회'는 향토사가들을 위원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가동하지 않아 향토사연구의 성과가 군 문화시책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스스로 쓸모없이 만들고 있다는 평이다.
이러한 문화현실에 대해 '복원이 시급한 것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현재의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는 것부터 문화정책은 출발해야한다'는 한 향토사가의 주장은 새겨들을 만한다.
이 합덕제는 후백제때 견훤이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축조했다는 전설이 있으며 당시 전국에서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큰 저수지로 콩 1되를 볶아 계속 깨물어 먹으며 방죽을 한바퀴 돌면 콩을 다 먹는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또 연꽃이 못을 뒤덮어 가히 명경이었으며 수초와 벚꽃, 갖가지 어종과 새들이 풍족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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