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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들 환한 웃음이 보람이죠” - 한정보건진료소장 이영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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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보건진료소장 이 영 애씨

세상 모든 일에 대한 판단이 ‘경제성’이라는 단어 하나에 좌우되는 시대, 성장과 개발만이 지상과제로 여겨지는 시대, 효율과 경쟁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며 ‘도시로 도시로!’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시골 동네에서 힘들고 병든 노인들을 돌보며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도덕교과서에서나 봄직한 일로 여겨질 것이다.
당진군에는 변변치 않은 문화시설과 교통조차 불편한 동네에서 늙고 병든 노인들을 가족처럼 돌보며 살아가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는 18명의 보건진료소장이 있다. 한정보건진료소의 이영애씨도 그중 한명.
송악면 내도보건진료소장으로 88년부터 근무하다가 2000년 한정보건진료소장으로 부임했다는 이영애씨는 “동네사람들의 밝고 환한 웃음이 보람”이라며 다른 보건진료소도 다 똑같이 하는데 신문에 소개된다는게 쑥쓰럽단다.
신평면 한정리·부수리·매산리의 540가구를 대상으로 진료소를 찾는 주민들에 대한 진료와 매주 목요일마다 구역내 독거노인, 정신질환자, 치매환자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 62명에 대한 방문진료를 하고 있다는 이영애씨.
애로사항이 뭐냐는 질문에 “혼자 근무하기 때문에 방문진료를 나갈 때면 진료소를 비워야하는 거”라며 개인적인 어려움이 꽤 있을 터인데 애써 피했다.
이영애씨는 지역주민과 밀착해 있고 부담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는 게 보건진료소의 매력이 아니겠냐며 “앞으로도 주민건강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정보건진료소를 찾아가는 길에 만난 매산리에 살고 있다는 할머니는 “한번도 짜증내거나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한정리에 사는 이부희 할머니는 “가족처럼 언제나 친절하고 자상해서 동네 사람들 모두가 우러른다”고 전했다.
너댓명만 찾아도 꽉차는 협소한 공간에서 진료 외에 청소, 경리, 서류작업 등 모든 업무를 혼자서 해결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따스한 마음으로 주민들을 대하는 모습에 곳곳에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도 세상이 살아갈만 하구나라고 느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진료비 거스름돈을 모아 연말에 불우이웃돕기에 쓴다는 진료소 책상위 돼지저금통. 올해 벌써 한 마리를 잡았고 두 마리째 키우고 있단다.

김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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