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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5.01.16 00:00

[신년초에 듣는 얘기]당진감리교회 박 흥 교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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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을 특권으로 서로를 섬기자”

당진읍내 어느곳에서 바라보아도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다. 매주 일요일이 되면 3천명이 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 바로 당진감리교회다.
1929년 남산에 기도처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1933년에 교회로 승격되었던 당진감리교회는 현재 3천5백명의 신도를 거느린 거대 교회로 성장했다. 또한 그동안 탑동교회, 행정교회등 7개 교회를 개척 설립해 당진지역의 감리교 선교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올해로 만 28년째 이 교회를 이끌어온 박흥교(67세) 목사를 만나 신년계획과 그의 목회관을 들어보았다.

“지금까지 교회는 사랑의 실천에 부족함이 많았다”

“올해 우리교회의 표어는 ‘선행을 특권으로 기회를 잡으라’는 것입니다. 금권, 권력을 특권으로 서로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을 특권으로 서로를 섬기자는 것이죠. 그럴 때만이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이 화합을 이루고 공동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는 박목사의 세계관은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나눔과 섬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한 부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예수가 이 땅에 온것도 이웃을 섬기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교회는 ‘사랑’을 말하면서도 실천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제는 교회 자체를 위하는 데에만 그치지 말고 지역사회와 형평을 이루고 봉사를 통해 유대관계를 공고히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예수의 뜻을 따르는 교회입니다”
그는 또한 이기주의와 철학의 빈곤이 낳은 우리사회 각 분야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들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개인적 입신에 눈이 어두워 정치인들은 타협을 모르고, 인성보다는 기술과 지식만을 강조하는 교육풍토는 배운 것을 올바른 일에 사용할 줄 모르는 젊은이들을 양산했고, 만연된 인명경시 풍토는 갖가지 범죄와 재난을 불러오기도 했다고.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사심을 버리고 ‘대의’에 복종하고 영적운동(철학)과 과학이 조화를 이루는 수준 높은 교육이 필요할 때입니다. 또한 가진자들은 일부만이라도 사회에 환원해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과거사 우여곡절 속에 ‘믿음’ 굳게 성장해

박흥교 목사가 목회를 시작한지는 40여년이 됐다. 목회를 하게 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상처를 하고 상심에 빠져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고, 이남 이북 출신으로 나뉘어 서로 질시하고 헐뜯는 목회자들의 모습에 환멸을 느껴 한 때 무교회주의자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한평생 ‘하느님 일’을 하게 된 것은 한 선배목사의 자상한 가르침에 의해서였다.
“신앙은 혼자의 힘만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속에서, 남을 돕는 가운데서 성장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 분이셨습니다. 고대 대촌교회(현 고대중앙교회)에서 첫목회를 시작하면서 그 말씀이 진리였음을 깨닫게 되었어요”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과거, 오랜 방황을 극복해 내면서 성장한 ‘믿음’이기 때문일까? 그는 여전히 굳건하게 목회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늘 ‘공인’이어야만 하는, 그래서 정신적 부담이 막중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지만 그는 ‘하느님이 함께 하신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목회자는 어떤 모습일까?
“교회는 생각이 서로 다르고 생활방식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잡음이 있을 수도 있고, 불협화음이 생길 수도 있지요. 목사는 어느 한쪽에 편중되어서도 안돼고 감정적이고 즉흥적으로 행동해도 안됩니다. 오직 하느님을 중심으로 그분의 뜻대로 움직이는 지혜가 있을 때만이 신도들도 화합을 이루고 더 높이 성장하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박흥교 목사가 바라는 것은 세속적인 야망을 버림으로써 풍요로워지는 ‘하느님 일’을 이 땅 사는 동안에 꿋꿋이 해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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