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9 21:01 (금)

본문영역

  • 사회
  • 입력 1995.03.06 00:00

업체탐방 / 「수청건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용으로 인정받겠다

하청공사 맡지 않고 자재는 당진에서 조달해

수청건설 대표 차재근(39세)씨는 당진국민학교 55회 졸업생이다. 꽤 실력있는 당진국 핸드볼팀 선수였었고, 소년체전에 출전했던 적도 있었다.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선수생활을 했지만 8남매의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진학은 포기해야 했다. 군 입대를 전후해 순회코치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생활방편이 되진 못했다.
차재근씨가 건설업계에 몸담은 건 7~8년전이었다. 처음엔 난방설비 기술을 배우다가 친구와 동업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1년전에 따로 사무실을 냈다. 그리고 그가 나고 자란 ‘수청리’ 이름을 따서 「수청건설」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현재 상근자는 4명이고 공사가 있을때 고정적으로 일을 맡아서 하는 기사는 5명이다. 주문이 들어오는 공사의 80%는 살림집이다. 또한 상가나 창고를 짓기도 하고 1년에 몇차례 안되지만 토목공사를 하기도 한다. 입찰공사는 면허업체가 아니고 사업자 등록업체이다 보니 3천만원 이상의 입찰엔 참여할 수가 없다.
설계는 읍단위에선 30평, 면단위에선 60평짜리까지는 건축주와 상의해 직접 평면도를 작성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설계사무소에 의뢰해야 한다. 건축법이 까다로와 이것저것 어려운 점이 많은 형편이지만 수청건설은 나름의 운영철직이 있다. 그것은 하청공사는 절대로 맡지 않는다는 것이다.
“1차 수주가 백만원에 낙찰 본 공사를 하청업체에 줄 경우 80만원에 넘길 것이고 하청업체도 이익을 남겨야 하니까 공사비를 싸게 먹히게 하죠. 그러다 보면 부득이하게 자재를 빼낼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부실공사라는게 드러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소문 빠른 지역사회에선 더이상 발붙일 수가 없게 되죠”
물론 하자보수 기간은 2년이다. 그렇지만 “2년만 넘기고 나면 부서지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차씨는 덧붙인다. 비록 법적으로는 면책이 되더라도 한번 신용을 잃게 되면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게 지역사회의 통념이란 걸 그는 잘 간파하고 있다.
「수청건설」의 운영철칙은 또 한가지가 있다. 당진에서 조달이 가능한 자재는 당진에서 사 쓴다는 것이다. 값이 더 싸기 때문이 아니다. 값으로 치자면야 인근 예산보다 10~20% 더 비싼 형편이다. 관내 건축자재 판매상의 규모가 타지역보다 작기 때문에 그렇단다.
“전부 선후배지간인데 어려울 때 서로 도와야죠. 내가 어려워질 때도 분명 있을텐데 평소엔 거래하지 않다가 그때가서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죠”
‘남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사는 것’이 생활신조라는 차재근 대표는 형편이 넉넉지 않아 늘상 생각만 하고 있었던 두가지 일을 꼭 지키는 게 앞으로의 바램이다. 사무실 확장하는 데에 이윤을 돌리지 않는 대신, 적립해서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것과 10년후엔 당진국민학교에 핸드볼 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운동기량보다는 운동선수로서의 바른 자세를 가르쳐 주었던 코치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이를 위해 국민학교때 같이 운동을 했던 친구들과 모임을 갖고 있고 적금도 붓고 있단다.
차재근 대표는 앞으로의 사업전망은 밝을 것이라고 본다. 개발붐이 일고 있는 외부적 상황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가 그런 믿음을 갖고 있는 근거는 무엇보다 신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