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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볼만한 산] 기암과 억새의 천국 “천관산”

기암괴석의 수려함이 온산에 절경 이뤄 당진시대l승인2002.04.06 00:00l(4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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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 희 / 당진산악동우회 회장

천혜 온실의 고장 호남정맥 최남단에 위치한 기암과 억새의 천국인 천관산(天冠山, 723m)은 그 지리적 조건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베일에 가려진 산이며 일부 이 지방 산꾼들만이 조용히 드나드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신의 축복을 받는 아름다운 산이다.
기암괴석의 수려함이 온산에 절경을 이루는 봄과 가을의 완연한 채색, 그 자체에서도 계절의 구분이 분명한 산이며, 봄을 제일 먼저 알리는 전령사인 동백꽃이 장천재 초입에 만연하고 가을 찬서리가 내릴 즈음 곱게 빗어 내린 윤기찬 억새가 온 능선에 바람따라 하늘거리는 교태스러움을 보여주는 산이다.
자연의 오묘함을 연출한 암주와 환희대 아홉개의 봉우리가 모여 만든 구정봉의 절묘함은 흔히 대할 수 없는 기아한 모습을 자랑하며 그 형상이 마치 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을 닮았다하여 천관산이라 명명하였다는 이 산은 전성기 때에 89개의 암자에 천여명의 불자가 운집하였다 전한다.
천관산은 여느 산과 다르게 산! 그 자체만의 절경이 아닌 또다른 경관이 가슴 속까지 시원스럽게 파고든다. 다도해의 풍광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줄곧 시야에서 떠나지 않는 드넓은 은빛바다와 크고 작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으니 산과 바다의 빼어난 절경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그 깊이가 더할 수록 다가서는 점입가경은 특별히 유다르다 할 수 있으며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능가산과 더불어 호남의 오대 명산 중의 하나이니 그 명성만으로도 가히 짐작이 갈만한 산이다.
수령 천년 가량의 기묘하게 뻗은 효자송을 바라보며 안부에서 우측다리를 지나 장천재 경사길을 오르니 한가로운 길가에 수령이 오래된 아름드리 동백이 길 양쪽으로 도열해 있으며, 떨기 째 떨어진 붉은빛 동백꽃이 지천에 군락을 이루는 장천재를 지나 등산로 초입을 따라 오르니 이제 막 화사하게 피어오른 진달래 꽃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온 산을 뒤덮는다.
잡목에 가려진 산길을 한동안 오르니 답답하게 느껴지던 길은 선인봉에 이르러 기암괴석의 구정봉(九頂峰) 바위군을 드러낸다. 그 당당한 모습은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아 앞을 가로막는 듯 하고 등뒤로는 남해의 푸른바다가 보이니 산은 숨겨진 모습을 하나 둘 드러낸다. 화창한 날씨지만 골따라 불어오는 바람은 아직도 싸늘하게 스쳐가는 야릇한 정감을 준다.
전망대를 지나 산중턱에 이르니 절벽 틈사이에 몸을 감추고 서있는 금강굴 사이에서 맑은 석간수가 새어나오고 그 시원한 물 한 모금으로 그동안의 피로를 풀어본다.
산중턱에 설치된 로프를 따라 올라서니 늙은 스님의 주름진 머리형상을 닮은 기암이 스쳐 지난 중생들을 바라보고 서 있으며 수려한 환희대 밑등을 따라 좌측 경사길을 돌아오르니 책을 쌓아놓은 듯하다는 환희대 안부의 정상길이다.
저 멀리 뽀얀 이내 속에서 은빛 파장을 이루는 푸른 바닷가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환희대의 오르막길과 사뭇 다른 능선길은 저멀리 연대봉까지 1㎞에 달한다. 그 금빛 찬란하고 시원스러운 조망이 장쾌할 뿐만 아니라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억새지대가 유연스럽게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또한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한폭의 수경화를 보는 듯하다.
억새는 수줍은 듯 바람따라 몸을 숙이고 또 숙이니 그 모습은 끝없이 펼쳐지는 물결을 만든다. 그 파장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걸어가면 바람에 흔들리는 듯, 술에 취해 흔들리는 듯 알지 못할 몽환적인 느낌이 든다. 억새 평원을 따라 연대봉에 이르니 지금까지 반쪽을 보는 듯한 다도해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대장관이 펼쳐진다.
가슴 속까지 탁 트이는 전망은 북으로 월출산과 팔영산이 보이고 영암, 강진, 장흥, 고흥 등 남도 일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 저 멀리 제주도 한라산까지 보인다는 정상은 고려 의종 때 봉화대를 설치했었던 곳이라 하니 당연히 전망이 뛰어난 장소이다. 절경에 취해 움직이지 않는 발길로 하산길에 접어드니 등산로는 부드러운 흙길로 이어지며 지루한 듯하면 다가서는 기묘한 형상의 바위 정원암이 일행을 반긴다. 또다시 잊은 듯하면 다가서는 이름모를 암주의 짖궂은 모습을 보며 여성회원들은 즐겁게 웃어댄다. 그 웃음소리를 따라가며 기묘한 모습의 양근 바위를 지나 문 바위를 맞이한다. 산악인들의 지루함을 쉼없이 다가서며 달래주는 천관산은 이렇듯 지루함이 없는 볼거리가 많은 산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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