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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2.06.16 00:00
  • 호수 423

[학교탐방] 진흙 속의 진주들, 신평고 축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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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석배 전국축구대회서 준우승 달성

지역차원의 관심과 재정적 뒷받침 절실

신평고 축구부가 지난 5월11일부터 20일까지 전북 군산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던 ‘제11회 금석배 전국고교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달성하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결승전에서 붙은 상대팀은 광주 금호고 축구부. 전·후반 90분 내내 상대의 골문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각축전이 벌어졌으나 양팀 모두 골문을 흔들지 못하고 휘슬이 울렸다.
뜨거운 태양 아래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은 잠시 후 다시 운동장으로 나섰다. 신평고 축구부 선수들 모두는 기어코 골든골을 뽑아내겠다는 결의로 연장전에 임했다. 결승전이었던 만큼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전교생들의 함성이 선수들에게 뜨거운 기운을 넣어주었다. 버스를 대절해 전교생 모두 군산까지 응원을 간 것이다.
긴 휘슬이 울리고 운동장은 다시 선수들의 땀방울로 달궈지기 시작했다. 용과 범이 맞붙은 듯한 치열한 경기였다. 그러나 양팀 모두 득점을 내지 못하고 경기를 마감했다. 이제 남은 것은 승부차기. 야속하게도 승리의 여신은 신평고에게 고개를 저었다. 7:8, 분패였다.
김윤철 감독은 경기시작 10분만에 백형도 선수가 부상을 당해 더 이상 뛸 수 없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열악한 환경에서도 군말 없이 훈련하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경기내용을 볼 때 우승과 다름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우승을 목전에 두고 놓쳤지만 신평고 축구부는 열심히 싸웠고 그만한 성과를 거뒀다. 대회 페어플레이 상을 수상했으며 총 5골을 넣은 정다운 선수에게 대회 득점상이 안겨진 것이다.
지난 88년에 창단한 신평고 축구부는 그동안 성장을 거듭해 전국적인 축구 명문고로 발돋움했다. 99년에는 ‘전국 MBC 문화관광부 장관배 전국고교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다음해에도 같은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하는 성적을 거뒀다.
이렇게 성장하기까지는 감독을 맡고 있는 김윤철 체육부장과 주경철 코치의 역할이 컸다. 우여곡절 끝에 김윤철 감독의 섭외로 7년째 신평고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주경철 코치는 LG프로축구단에서 선수로 활약한 바 있으며 17세 상비군 한국대표팀을 4년간 지도한 경험이 있다.
현재 신평고 축구부의 주장을 맡고 있는 3학년 김재홍 선수는 한국주니어 대표이며 5번을 달고 있는 김성진 선수는 18세 한국학생대표로 선발됐다. 이밖에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 당시 국가대표로 운동장을 누볐던 김기동(SK프로축구단) 선수를 배출한 바 있다.
주경철 코치는 “축구부 운영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경제적인 문제”라며 “재정적인 뒷받침만 탄탄했어도 우승을 거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회가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태며 동문회 역시 큰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학부형들과 교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운영비를 마련하고 있지만 축구부를 운영하기에는 힘에 부치고 있다. 김 감독은 “총 34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축구부를 운영하려면 1년간 약 2억의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 6∼7백만원의 예산으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학교독지가나 당진조기축구회 및 축구동호인들의 관심이 모아진다면 더욱더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말하기를 꺼려했지만 선수들의 부식비도 마련되지 않아 김 감독과 주 코치의 빚으로 경비를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 코치는 “신평고 축구부는 매년 수위에 입상하면서도 전국에서 가장 빈약한 조건에 처해있다”며 “자식 같은 선수들에게 넉넉히 베풀 수 없는 여건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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