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3-28 10:44 (목)

본문영역

[요즘 가볼만한 산- 제23회] 남 설악의 백미 “주전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길가는 곳마다 비경, 발길 닿는 곳마다 절경

박 대 희
당진산악동우회 회장

대간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산세가 험준하고 웅장하면서도 그윽한 멋을 풍기는 암봉 제1경이라 불리우는 설악산(1,708m)은 산이 높고 깊으니 그 골 또한 유다르기 마련이다.
외설악의 천불동 계곡과 내설악의 구곡담, 수렴동, 백담계곡이 연이어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그러나 그 수려한 계곡들과 자웅을 겨루어도 뒤지지 않을 주전골은 그리 땀 흘리지 않고도 손쉽게 설악의 진면목을 구경할 수 있으며 설악의 비경을 뽑아놓은 듯한 절경을 느낄 수 있는 남설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강릉간 4번 고속도로를 타고 원주 톨게이트에서 국도 5번을 따라 홍천 인제 원통을 지나 한계령 고개를 넘어 오색에 이른다. 최초의 등산로는 이곳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 오색약수에서 시작된다. 약수터 입구 우측다리를 건너 좌측 계곡변을 따라 이어지는 임도를 오르면 성국사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게 평탄하며 15분 가량 걸으면 우측 높은 축대를 안고 돌아 입구를 지나 널다란 암반을 타고 흐르는 고운 옥빛을 띤 계곡이 시야에 들어온다.
바라만 봐도 손이 저려오는 듯한 청류가 붉은 암반을 타고 시원스럽게 흐르고 암반과 물빛이 너무 흡사하게 잘 어우러진 열목어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만한 곳에 기다란 몸짓을 하며 한가로이 떼를 지어 나들이를 즐긴다.
고개를 떨굴 정도로 높은 암릉과 암벽이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 따라 하늘을 찌를 듯 계곡 양쪽으로 무너질 듯 솟아있고 군데군데 흰빛으로 덧칠한 암벽이 장관을 이룬다. 그다지 깊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계곡이 상류로 오를수록 물소리가 세차게 들려오며 그 깊이를 더해간다.
휘엉청 밝은 달빛 아래 하늘에서 아리따운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는 선녀탕은 유난히 맑아 보이며 그 물빛은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 검푸른 빛을 발한다. 암반 위에 높이 설치된 철사다리를 돌아서니 계곡은 빼곡이 들어선 높은 수고 밑으로 음습함이 감돈다.
산길을 따라 오르니 숲길의 그윽함과 계류의 청량함이 바람따라 은은하게 콧등을 스쳐가고 순박한 흙내음은 깊은 골의 심오함을 더욱 실감나게 한다.
어느덧 그늘을 빠져나오니 용소폭포와 주전골의 안부에 이른다. 누구나 이쯤 오르면 깊은 오지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다. 가을단풍이 절정에 이를 때면 설악 제1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마치 오색실로 수놓은 듯한 화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푸르고 생동감 넘치는 녹색빛이 더욱 실감나는 계절이며 한굽이 한굽이 돌아설 때마다 다가서는 점입가경은 설레는 어린아이처럼 한없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한다.
좌측의 습기 머금은 바윗길을 조심스럽게 오르니 긴 암반을 따라 흐르는 와 폭인 폭포가 백색 물빛을 토하며 수십가닥으로 흐르니, 바로 주전골의 십이폭포다. 수많은 세월동안 폭포의 낙차에 모가 사라지고 누군가가 깨끗하게 씻어 놓은 듯 둥글고 잔 자갈들이 수정처럼 물 속에 잠겨 윤기 찬 해맑은 빛을 발한다. 좌측 철 계단이 폭포의 물줄기를 따라 이어지며 그 끝이 주전골의 끝을 알리는 곳이다.
비스듬히 누워있는 붉은 암반을 타고 수정처럼 맑은 물이 기석을 타고 흐르는 자태가 너무 맑아 겨울날 수정빙판을 보는 듯하다.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발길을 돌려 20여분 내려서니 용소폭포의 안부에 이른다. 웅장하게 파여진 계곡의 초입에 들어서니 갑자기 온몸에 냉기가 느껴지며 허공을 찌를 듯한 암릉은 하늘을 받쳐들고 병풍을 두른 듯 계곡에 그 자락을 담그고 시야를 막으니 너무 작아지는 내 모습을 느낀다.
계곡을 가로지른 철사다리를 따라 올라서니 어디선가 바람소리인지 물소리인지 구분할 수 없는 소리가 숲속을 흔든다. 그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계곡 저편에 옥색비단 필을 펼쳐놓은 듯 폭포는 유유히 흐르고 계곡을 막아놓은 듯한 10m 가량 암벽 위의 물줄기는 구름 골짜기를 타고 하늘에서 흘러내리듯 홀연히 낙하하여 폭호안으로 가볍게 내려 앉는다.
저 소리는 언제 들어도 우리에게 정감을 주는 소리이며 세상에 무슨 소리가 이 만큼 청아함을 줄까. 낙차는 협곡을 울리며 그 소리는 너무 맑고 시원스러운 대장관이다. 이렇듯 주전골은 눈길 가는 곳마다 절경이니 오색약수 물맛 못지 않은 유별난 절경으로 우리에게 쉽게 설악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비경의 계곡이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