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용신에게 지성 드렸지” - 김기연 안섬당굿 기능보유자 및 이수자(송악면 고대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월29일 지방 무형 인간문화제 지정

안섬당굿 기능보유자 김기연(송악면 고대리, 89) 할아버지는 지난 7월29일 충남 문화재위원회로부터 지방 무형문화제로 인정됐다.
풍어와 무사태평을 빌며 질병과 병마를 물리쳐달라고 기원하는 안섬당굿을 어려서부터 보고 자랐다는 할아버지는 스무 살 적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안섬당굿의 소일을 맡았다. 그렇게 몸소 체험하면서 안섬당굿의 신성한 의미를 깨달아갔고 15년간 당주를 맡은 작은아버지의 뒤를 이어 몇 년간 당주로 안섬당굿 풍어제를 주관하기도 했다.
“문화제로 지정 받은 게 뭐 대단한 일인가. 그보다는 안섬당굿을 지내며 무사태평을 비는 마을사람들의 지성과 정성이 훨씬 더 중하지. 당굿 지내는 날은 동네 사람이 한마음 한뜻이 되는 거여. 그 정성으로 용신에게 치성을 올리는 거지.”
음력 정월달 첫 진사일로부터 3일간 지내는 안섬당굿은 첫째날에는 자승세우기, 오색기, 봉죽기 게양, 부정풀이, 본당소지 등이 펼쳐지고 둘째날에는 안석굿, 대동굿, 어망굿, 지석굿 등이 이어지고 마지막날에는 사설매기, 오방굿, 뱃고사, 거리굿 등으로 총 3일간의 굿을 마무리한다. 당굿이 치러지는 3일 동안 당집을 드나드는 사람은 아침저녁으로 찬물로 목욕해야 하며 음식도 가려먹어야 한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용신에게 지성을 드리는 것이다.
“젊었을 때 일인데, 생사고리라는 바다에 민어가 잔뜩 나왔거든. 여기저기서 배들이 몰려들었지. 그런데 갑자기 큰 태풍이 몰아치는 겨. 큰 배, 작은 배 할 것 없이 모두 절단났지. 그런데 아주 작고 볼품없는 여기 배 하나만 성한 거여. 용신이 돌봐준 게 아니고 뭐겄어.”
여든 아홉이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정정한 할아버지는 아무 것도 바라는 게 없다. 다만 “고기가 씨가 말랐어. 여기가 굴이 많이 났는데 그 많던 굴도 싹 사라졌어. 공장이 들어서서 물이 오염됐으니...”하며 안타까운 탄식을 섞었다.
현재 안섬당굿은 안섬당굿 보존회(대표 지운기)가 전통을 지켜가고 있다.

이희철 기자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