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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볼만한 산 ] 경기의 소금강 “소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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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굽형 산세 속에 숨은 깊은 그윽함

박 대 희
당진산악동우회 회장

소요산(570m)은 한수 이북의 오대 명산 중의 하나이며 산세가 장쾌하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아늑함을 보여주며 하늘을 치솟아 오른 기암괴석은 당당하고 절묘하다. 그 골이 깊고 다양한 형태의 산세는 만물상을 연상케 한다. 주변은 도심이 숲을 이루며 길은 사방으로 잘 뚫리고 포장했지만 산 속으로 들어가면 오지의 분위기가 온 산에 물신 배어있다. 소요산은 전국에 흔하지 않은 말발굽형 산으로 그 아름다운 조망은 다채로운 비경을 보여준다.
백두대간의 강원도 금강산 북쪽 언저리에서 가지친 한북정맥은 어은산과 적근산, 광덕산을 거쳐 명성산에 이르러 그 여맥이 남으로 이어지다 경기도 소요산에 이른다. 원효대사가 고행수도한 곳으로 천 년 세월 수많은 사람과 불교 유적지로 그 이름이 높으며, 한편 요석공주가 아들 설총과 입구에 절을 짓고 대사의 환속을 기다리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서화담, 양봉래, 매월당이 자주 드나들었던 곳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당대 제일의 풍류객들이 또 다른 세상을 맞이하는 듯한 경관이 적당한 곳이라 여겨 산 이름을 그렇게 지었을까? 아니면 소요라는 지명 때문일까? 아무튼 그 절경의 아름다움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천혜절경의 산임은 분명한 것 같다.
기암 귀봉이 모여서 미로와 같은 산릉과 계곡을 이루고, 입구만 막으면 안심이 될 듯한 산골을 따라가면 큰 길이 끝나 갑자기 계곡이 막힌 듯하며 높은 암반 밑으로 그윽한 정취가 느껴지는 좌측계곡의 다리를 건너가니 약간 오름 길에 세 갈래 안부가 나타난다.
좌측의 계단을 따라 오르니 지금은 흔적 없는 옛 절터에 이른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산중에 잘 정리된 계단을 따라 선계를 오르는 듯 심오한 산길을 10여분 오르니 대사와 요석공주가 기거하였다는 자재암에 들어선다. 앞뜰의 산을 떠받치는 듯한 원형에 가까운 두 봉의 암벽에 천년태고의 신비를 자랑하듯 푸른 이끼가 자재암의 정취를 더해주며 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아담하면서도 정갈한 폭포가 그 멋을 더해준다. 자재암은 거대한 바위산 협곡에 외롭게 위치하고 있는 수도처로 그 경관이 더없이 좋은 곳인 듯하다. 도원의 신비스러움을 느끼며 암자의 좌측계단을 따라 등산로는 하, 중백운대로 이어진다. 길은 산허리를 깎고 험준하기 이를 데 없는 뾰족뾰족한 암반 위에 시설물을 설치해 가파르며 난간밑을 쳐다보면 현기증이 나 위험스러움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너무 험준하고 경사진 길을 오르니 가슴이 터질 듯 목까지 차 오르는 숨은 어쩔 수가 없는 듯하다.
상백운대에 이르니 원형처럼 보이는 산 형국은 포근함이 느껴지며 마주보는 전망이 너무 시원하여 망장대를 들어 그 끝을 바라보니 백운대의 위용이 한 눈에 들어온다. 게으름 피는 시야를 느끼며 나한대에서 하산할까 하는 마음으로 상백운대의 경사진 칼바위를 40여분 내려오니 중간에 세 곳의 하산로가 있으나 이 길은 가급적 삼가해야 하며 위험한 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한대에 이르니 하산로가 우측으로 뚜렷하게 나 있으며 그 길을 따르면 10m에 이르는 원효폭포가 우렁찬 낙하의 절규를 토하며 시원스러운 물보라를 일으키고 조금 내려가면 소담스러우면서 앙증맞은 청량폭포가 있다. 나한봉에서 다시 급격한 능선을 1시간 가량 오르니 의상봉에 이른다. 암봉인 정상은 가슴속까지 시원한 조망을 보여주며 남서방향으로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이 보이며 북동방향으로 명성산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에서 5분 거리의 계곡에 쉼터로 널따란 공터와 높은 수고 밑으로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스쳐간다.
작은 봉우리 좌측 허리를 안고 돌아가다 다시 급경사 길을 힘겹게 오르니 공주봉 정상이다. 우측의 부드러운 경사길을 40여분 내려오니 처음 시작한 안부에 이른다. 소요산은 비록 산은 높지 않으나 산세가 뛰어나고 깊고 그윽함은 여느 산과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다. 하늘을 찌를 듯한 바위와 울창한 숲과 아담한 폭포가 일품이니 선인들은 소금강이라 하였으며 비교적 험준하며 특히 만산홍엽의 절경이 뛰어난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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