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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7 18: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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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핸드폰도 함께 사용해요” - ‘팡팡노래방’ 김진기·김종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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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일하는 부부이야기]

5년 뒤 전국여행이 꿈

대호지 장정리가 고향인 남편 김진기씨와 당진읍내가 고향인 김종옥씨는 서울에서 객지생활을 하다 당진에서 중매로 만나 7개월 연애 끝에 80년도에 결혼을 했다.
그녀에게 남편의 어떤 부분이 맘에 들어 결혼을 결심했냐고 묻자 “조용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성격과 큰 키가 맘에 들었다”며 조용히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올바르게 산다는 것이 얼굴표정에 나타나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울에서 여러번 선을 보았다는 김진기씨는 “인연이 좀처럼 닿지 않았는데 아내를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이번에도 인연이 아니면 해외로 나갈 생각이었으나 아내를 보자 마자 해외로 나갈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아내의 어디가 그렇게 끌렸냐고 묻자 “그냥 보면 알잖아요”라며 웃는다.

이들 부부가 당진에 내려온 지는 3년 정도 됐다.
남편 김진기씨는 79년에 동아건설에 입사해 본사 자금부장으로 일했었다. 성수대교 붕괴로 인해 회사가 큰 타격을 입은데다 IMF로 인해 더욱 회사가 어려워져 구조조정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명예퇴직을 했다.
“아이들도 이미 커서 대학생이고 전부터 직장 그만두면 당진에 내려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두 번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당진에 내려오자 마자 시작한 것이 노래방이다.
“노래방이 이렇게 힘든 사업인지 몰랐어요. 서울에 있을 때는 가족단위로 많이 다녔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인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힘들더라구요.”
그녀가 어려움을 토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하는 이유를 그가 애기하기 시작했다.
“일단 우리 집 찾아오는 손님을 그냥 돌아가게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주인얼굴 보고 오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미안해 하루라도 문을 안 열 수가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위치가 좋은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단골손님이 많은 편이예요.”
아르바이트 안 쓰는 이유도 손님들한테 소홀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이다. 일단 시작한 일은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그의 성격 탓이기도 하다.

“혼자 있으면 불안해요.”
늘 24시간 함께 있어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녀는 딱 잘라 말한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회식을 하더라도 항상 부부동반이 많았어요. 그리고 이제는 표정만 봐도 뭐가 필요하고 어디가 아픈지 알기 때문에 오히려 함께 있는 것이 편하고 좋아요.”
핸드폰도 하나로 함께 쓸 정도로 서로에게 숨기는 것이 없다는 그녀는 “부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과 사랑인 것 같다”며 은근히 부부애를 과시했다.
주위에서도 ‘어쩜 그렇게 사냐’고 들을 정도로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한다.
꿈이 있다면 아이들 학교 졸업하고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 좋은 차(이동식 주택)를 구입해 아내와 함께 전국을 여행하는 것이다. 이 말이 끝나자 마자 그녀는 “5년 뒤에 그렇게 여행하기로 저랑 약속했다”며 웃어보였다.
그의 취미는 낚시, 하지만 노래방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거의 다니질 못했다. 요즘에는 취미로 아침에 가끔 아내와 함께 아미산을 등반하는 일로 운동을 대신하고 있다.

사람들은 농담삼아 부부사이를 전생의 원수라 얘기들 하는데 이 부부는 아마도 전생에 서로에게 큰 은혜를 입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천생연분’. 흔히들 쓰는 말이지만 이 부부에게는 더 이상의 수식어를 달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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