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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지영숙 소장이 있어요!” - 우강면 공포리 보건진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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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조영미기자

“내가 전화했지. 우리 소장님 취재 좀 해가라고요! 이런 분이 또 없어요!"
부장리 노인정에 들어서자마자 할아버지 한 분이 소리치신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그 분. ‘우리 소장님’은 바로 우강면 공포리 보건진료소 지영숙(55) 소장이다.
3년 전, 공포리 보건진료소로 발령을 받은 지영숙 소장은 매주 목요일 부장리 노인정을 찾아 주민들을 위한 건강관리를 비롯해 경로잔치,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뭐 크게 한 일도 없는데, 할아버님들이 좋게 봐주시니까 고맙네요.”
“아니여~. 아주 봉사를 열심히 해. 목요일마다 와서 우리한테 교육도 하고, 올 때마다 뭘 사갖고 온다니까!”
노인정 안이 시끌벅적하다. 주민들은 특히 지난 12월말부터 1월말까지 5주 동안 진행한 ‘회상기법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았다고들 한다.
“너무 너무 재미나. 내 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얘기도 들으니까 아주 재미나더라구! 누가 이런 시골와서 노인들 가르치려구 허남? 암튼 고마운 양반이여.”
이병숙(78. 우강면 부장리) 할아버지는 연신 웃으시면서 지 소장의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 ‘회상기법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지 소장 개인이 진행한 프로그램이어서 그 가치가 더욱 높다. 그녀는 대부분의 시골 노인들이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이 늙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 또한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5주 동안 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교육을 하고 많이 좋아지셨어요.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만나뵐 때마다 ‘살아서 뭐하나, 얼른 죽어야지’라고 말씀하셔서 많이 안타까웠는데, 지금은 모두들 하루 하루를 재밌어하세요. 막대그래프로 자신의 일생을 그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어르신들 모두 60대 이후 수치를 더 높게 그리시더라고요.”
이제 부장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60대 이후는 쭉쭉 뻗은 막대그래프처럼 ‘살맛 나는 인생’이 됐다.
할아버지들과 대화가 끝나고 지 소장은 마을주민들이 ‘노인건강체조’ 연습을 하고 있는 게이트볼 장으로 이동했다. 한참 동작을 배우던 김영숙(58. 우강면 부장리)씨는 “동작이 조금 어려워도 음악 틀고 다같이 하면 신명이 나고 좋더라고요. 요즘에는 자다가도 체조가 막 생각이 난다니까요”라며 소녀처럼 까르르 웃어보인다.
그곳에서 지 소장은 또 농한기 주민들에게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아주기 위해 한 동작, 한 동작 체조을 지도하고 있었다.

조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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