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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접어내는 행복 - 구자인(석문새마을금고 삼봉본점 2층 공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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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꽃꽂이 강습하며 아이들을 위한 종이접기까지

▲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치는 구자인(왼쪽 세번째)씨와 아이들. 맨 왼쪽은 수업을 도와주는 박경록(공부방 관리담당)씨.
석문새마을금고 삼봉본점 2층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공부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본 것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이었다. 아이들 사이에 앉아 있던 구자인(58)씨가 멋쩍은 듯 들어선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분명히 석문중학교 교장 선생님의 부인이시고 50대 후반이라고 알고 찾아간 것인데 의외로 젊어 보이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오늘은 종이로 만든 카드로 「엄마·아빠에게 편지 쓰기」를 한다. 선생님이 준비한 종이를 나누어주고 먼저 시범을 보이자, 이내 조그마한 손가락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속 재잘거리면서도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선생님’을 찾는다. 이 조그마한 손가락들의 선생님인 구자인씨는 작년 6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들을 가르쳐왔다.
원래 구씨는 3년전부터 주부들을 대상으로 꽃꽂이 강습을 했었다. 노년에 접어들면서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서울로 꽃꽂이를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고 서울에서 우연치
않게 종이접기에 빠져들었다.
꽃꽂이 재료를 준비하고 교육을 받기 위해 아침 일찍 서울로 갈 때마다 틈을 내어 종이접기를 배웠다. 이 사실이 꽃꽂이를 배우던 주부들을 통해 알려지자 주부들은 아이들에게 종이접기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바쁜 일정 때문에 오래 하지 못할 것 같던 종이접기 강습은 구씨 자신을 가르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가르칠수록 종이접기의 매력에 빠져든 구씨는 급기야 종지접기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한 단계 위인 종이장식 지도사 자격증까지 딴 것이다.
“애들이 너무 열심히 하니까 저도 덩달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이 나이에 뭔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도 그렇게 열심히 하게 할 정도로 종이접기가 재밌었어요.”

구씨는 또한 매주 종이접기 준비물을 자신이 직접 마련한다. 종이접기에 사용하는 종이들은 대부분 당진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모자란 재료들은 구씨가 직접 자비를 들여 서울에서 구해온다.
지금 강습장소로 이용하고 있는 새마을금고 2층 공부방은 새마을금고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어 마련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주변에서 물심 양면으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구 씨는 말한다.
강습준비와 교회봉사 등으로 일주일을 정신없이 지내지만 구 씨는 오히려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그것이 즐거운 일이라면 힘들 이유가 없다. 항상 행복하게 사는 구씨의 한 마디가 떠오른다.
“즐거운 일을 하기 때문에 아무리 힘든 일을 하더라도 나는 항상 행복하다.”

김기연 객원기자
ymcho@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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