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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리에 효자가 살고 있다네~” - 안철수씨(송악면 오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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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희끗희끗한 안철수씨의 효도이야기

올해 나이 예순 넷.
당진군 송악면 오곡리에 사는 안철수씨는 부인 이래우(60)씨와 함께 아버지 안종기(86)를 모시며 벼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부다.
98년에는 폐암에 걸려 입원하는 등 3년 동안 병치레를 했고 지금도 약을 꼭 챙겨 먹어야 하는 그는 사실 몸이 그리 건강한 편이 아니다.
그의 부인 이래우씨는 남편에 대해 “내가 이 집에 시집와서 지금까지 한번도 우리 남편이 아버님 말을 거역한 걸 본적이 없어요. 아버님이 출타하시면 걸어서든 자전거를 타고서든 모시고 왔으니까요. 아주 극진해요.”라고 말한다.
안철수씨 집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집처럼 외벽이 깨끗했다. 다만 옛 집인 행랑채가 바로 옆에 남아 새집을 반 이상 가리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아버님의 추억이 깃 든 집이라 함부로 헐어 버릴 수 없었어요.”
아버지의 추억까지 챙기는 자식이라니….
“내가 장자로 부모를 모시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해요. 잘하는 것도 없는데 남들이 효자라고 봐주니까 고맙기도 하지만 사실은 부담스러워요.”
정정하시던 아버지가 병석에 누운 지 5개월. 하나부터 열까지 수발을 들고 있는 안철수씨는 아버지가 어서 건강을 되찾길 바랄 뿐이지 자신이 효자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 안사람이 더 효부예요.”
물론 아내의 도움 없이 거동 불편한 고령의 부모를 모실 수는 없었으리라. 굴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식성에 따라 부부는 주말이면 시간을 내 가까운 바다로 가서 굴을 따 아버지께 ‘굴죽’을 쑤어드린다고 한다. 거기다가 시아버지가 좋아하는 ‘식혜’를 매일 만들어 놓는다니 그 효도도 지나칠 수만은 없어 보였다.
“지금이야 많이 좋아졌어. 어서 털고 일어나야지.”
안종기씨는 안철수씨 부부의 효도 덕분에 이제는 앉아 있기도 하고, 벽에 기대어 TV를 보기도 한다.
“20년 전에 안사람하고 사별했지. 여태껏 외롭지 않게 사는 건 애들이 너무 잘해서야. 어디가더라도 꼭 한 명이 나를 지키고 있으니, 애들이 고생이지. 우리 애가 어려서부터 잘했어.”
자식 부부가 따온 굴이 너무 맛있다며 칭찬하는 안종기씨는 입가에 함박 웃음을 짓는다.

조영미 기자 ymcho@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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