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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르는 가위손 "30년간 휴일날 이발봉사" - 김홍제씨(우강면 창리 고등이발관)

당진시대l승인2000.08.28 00:00l(3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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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우강 고등이발관 김홍제씨

사랑 나르는 가위손 “30년간 휴일날 이발봉사”

<우강 designtimesp=5421> 우강면 창리에 있는 고등이발관 주인 김홍제(58세)씨. 한달에 세번 돌아오는 정기휴일이면 이발도구를 챙겨들고 집밖 출입을 못하는 장애인이나 노인들을 찾아가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있다. 합덕에 있는 이발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독립해 우강에서 개업한 이래 줄곧 해온 일이니 벌써 30여년이 되었다.
대소변을 못가리는 치매노인이나 소아마비로 평생을 누워 지내는 장애인, 피를 토하는 백혈병 환자 등 지금까지 그에게 머리손질을 받았던 이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느 해 인가는 운산에 있는 나환자촌을 혼자 찾아가 그곳 환자들의 머리를 깎아주기도 했다. 지금은 자동차가 있어 이들을 찾아가는 게 수월하지만 과거엔 자전거를 타고 먼지나는 시골길을 누볐다.
왜, 무엇 때문에 그런 고생을 사서 할까? 그러나 그는 그것을 고생이라고, 희생이라고 여기지도 않는 듯 했다.
“제가 워낙 어렵게 살아 왔거든요.”
김씨는 유복자로 태어나 고아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열여섯 되던 해부터 이발소에서 머리 감겨주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한 때는 여관 앞에서 구두닦이 생활도 했었다. 가진 것 없는 이들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양지보다 음지에 있는 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30여년이란 긴 세월간 휴일을 불우이웃들의 머리손질에 고스란히 바칠 수 있었던 건 부인 윤선자씨의 넉넉한 마음도 한몫을 했다. 부인 윤씨는 인정이 많아 색다른 음식을 만들기라도 하면 꼭 이웃집 노인을 모셔다 대접하고 남편과 함께 이발봉사를 나간 적도 있다고 한다.
부전자전인지 모전자전인지 가업을 잇겠다고 자격증까지 따 고향에 온 큰아들 김동수씨도 베푸는 삶을 마다하지 않고 아버지를 따라 봉사에 나서고 있다.
“두 내외가 인심좋기로 소문났는데 아들도 따라가더라”며 이웃집의 전종기 할아버지는 침이 마르도록 칭찬이다. 전 할아버지도 풍증에 걸려 반신마비가 된 후론 고등이발관의 무료고객이 되었다.
염치가 없어 이발관에 가지 않으면 득달같이 왜 오시지 않느냐고 전화걸어 호통친다는 김씨. 못간다면 차를 갖고 데리러 오고 비가 오면 집까지 실어다 주고... “마음이 없으면 못하는 일”이라고 전 할아버지는 김씨의 정성에 혀를 내두른다.
그런 김씨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의 무료고객들이 손 꼭 잡아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거나, 없는 살림에 커피 한잔 내어줄 때라고 한다.
“한평생 해온 일인데 수족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진 계속 해야죠.”
김씨는 지난해부터 이용업협회 군지부장을 맡아 활동해 오고 있다. 그는 뜻있는 협회 회원들과 함께 나환자촌에 이발봉사를 나갈 계획도 갖고 있다.



이명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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