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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을 이용한 고추 무농약 재배 - 성규호, 호은기씨(순성면 양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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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탐방] 생태계와 더불어 사는 농사꾼(순성면 양유리)

금방이라도 빗줄기가 쏟아질 듯한 22일 오전, 꽈리고추를 재배하는 성규호씨를 만나기 위해 순성면 양유리를 찾았다. 흐린 날씨 탓인지 비닐하우스 안은 그리 덥지 않았다.
“날씨가 오늘 같기만 해도 일하는 게 훨씬 편하죠.”
꽈리고추를 따던 부인 호은기씨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5년 전부터 약 2천여평의 비닐하우스 10동에 꽈리고추와 일반고추를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는 성규호씨는 친환경농법인 무농약 재배로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무농약 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지금은 ‘당나루’라는 자체 브랜드로 전국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세 번 서울로 올려보낸다. 납품한 농산물은 각 백화점에서 수시로 농약성분을 검사해 0.01%만 나와도 납품이 취소될 정도로 까다로운 심사를 받는다.
성씨는 무농약 재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는 평범한 농사꾼이었다. 그러나 성씨는 20년 가까이 해온 평범한 농사방식을 바꾸게 된다.
“농사라는 것이 기복이 심하잖아요. 정부에서 안정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지 못하니까 악순환만 계속 될 뿐 농가에 안정적인 기반이 되질 않아요.”
성씨는 일반시세보다 가격을 좀더 받을 수 있고 농약을 뿌린 농산물을 더 이상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무농약 재배의 길에 도전했다.
현재 무농약으로 재배한 꽈리고추는 150g 소포장이 4월에는 1,300원에, 6월에는 1,000원에, 7월부터는 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성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해충을 없애기 위해 마늘을 갈아 물에 희석시킨 후 물에 불린 잎담배에서 니코틴을 추출해 함께 섞어 배양 천연재료를 사용해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총채벌레를 잡기 위해 천적인 애꽃노린재를 뿌려 해충들을 잡는 등 먹이사슬을 이용한 무농약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생태계를 이해하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농사꾼의 길임을 알기 대문이다.
현재 네가지 천적을 이용해 해충들을 잡고 있는 성씨는 일일이 잎을 젖히고 벌레들을 보여주면서 설명해줬다.
천적을 이용한 해충퇴치가 가능해진 이유는 이런 천적 생물을 보급하는 회사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 무농약 재배를 시작할 땐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고추대가 해충들로 인해 병들어 다 뽑아내고 다시 심은 것도 여러번. 하지만 지금도 시행착오는 조금씩 계속 일어나고 있다.
“2~3개월에 한번씩 천적 생물을 뿌려주는 데 조금만 관찰을 게을리 해도 해충들이 순식간에 번지기 때문에 늘 긴장해야 합니다.”
무농약 재배로 매출액이 전에 비해 40~50%가 오르고 시장성도 많이 좋아져 어느 정도 괘도에 올라섰다고 말하는 성씨는 “지금은 우리 다섯식구가 먹고 살만하다”며 조금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성씨가 아쉬워하는 것은 당진에 친환경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없다는 것이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야채를 먹고 싶어도 당진사람은 사 먹을 데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언론과 기관에서 좀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요.”
흔히들 농사는 무조건 부지런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성규호씨의 도전정신이다.
성씨는 현재는 무농약 재배에 머물러 있지만 2~3년내로 유기농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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