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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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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볼만한 산]바위고원의 성산 “월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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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대천을 두루 겸비한 천혜의 경관

명산 대천이 유달리 많은 월악산(月嶽山, 1,094m) 국립공원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국립공원 중에서도 손꼽을 만한 산들이 남북으로 산재하여 있으며 골이 깊고 심오하니 계곡 또한 맑고 시원하다.
명산의 고장이며 산 그림 물 경치 수려한 월악산은 북으로 소백산과 남으로 속리산이 장대하게 뻗어 나가고 동으로 충주호를 품안에 두니 명산대천의 지세를 두루 겸비한 아름다운 경관으로 만산이 어울려 춤추는 형국이다. 또한 정상을 국사봉이라 하여 나라에서 하늘에 제를 올리는 신성스러운 산으로 그 이름을 영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예로부터 험준하고 가파르기로 이름나 있으며 수많은 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고장이기도 하다. 정상으로 오르는 암벽이 높고 암반의 거대한 봉으로 형성돼 있으며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에 맨 처음 걸린다 하여 월악(月嶽)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경관 또한 수려하니 아름다운 알프스의 마터호른을 닮은 산이라 말하기도 한다.
1984년 12월에 국립공원 제17호로 지정되었으며 주변경관으로 문수봉, 금수산, 도락산, 만수봉이 있다. 또한 덕주사, 신륵사 등 천년태고의 고찰과 마애불 미륵사지, 빈신사지와 송계계곡과 용아구곡, 선암계곡이 있으며 우리나라 제일의 선경이라 할 수 있는 단양팔경의 구담봉, 옥순봉, 도담삼봉과 사인암, 청풍문화재단을 비롯한 수많은 자연경관을 간직한 천년명산의 유곡을 자랑한다.
당진을 시작으로 32번 국도를 타고 증평 괴산을 지나 안내판을 따라 수안보온천 조금 못 미친 삼거리에서 우측길로 들어서면 송계계곡의 심오한 8km의 절경을 만난다. 좌측은 산 그림 가려지니 청명함이 감도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요, 우측은 솔 향기 그윽하고 송림과 기암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한적한 길이다. 덕주사지 주차장을 돌아 산행 초입인 남문을 향하면 태고의 신비가 감돌고 삼국시대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지임을 말해주는 남문에 이른다. 잎 떨군 가지에 스쳐 가는 바람소리 소소하니 어느덧 몸 속에 한기가 스며들고 북쪽의 영봉을 바라보니 풍만한 여인의 젖가슴을 닮은 듯한 월악산의 아름다운 산릉의 자태가 장엄하게 들어온다.
돌담장 흐트러진 고즈넉한 사찰 길 따라 오르니 그 옛날 마의태자와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달래곤 하였다는 보물 406호인 높이 10.6m의 석불입상 앞에 이른다. 한 많은 사연을 간직한 옛 추억의 허탈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떨구고 청아하게 느껴지는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니 산길은 미끄러운 눈길이며 산은 모두가 두터운 백색모피를 두른 백설의 장관이 펼쳐진다. 모진 바람과 풍파를 말해주 듯 옆으로만 자란 청초한 소나무 길을 따라 급경사 초입에 오르니 암반 위에 설치된 철재난간이 차가움을 더해준다. 손을 내밀면 잡힐 듯한 북동사면에 하얗게 피어난 목화를 보는 듯 암봉이 몽긋몽긋 솟아오르며 원형 병풍을 두른 듯 뻗어나가니 흰색과 녹색으로 덧칠한 월악의 절경이 펼쳐진다.
10m에 이르는 계단 길은 흰눈에 쌓여 얼어있으니 겨울산행을 실감나게 해주며 계단을 힘겹게 오르면 북서풍의 세찬 바람이 더욱 모질게 몰아친다 그러나 바람보다는 탁 트인 시원스러운 조망이 먼저다. 칼등을 걷는 듯한 바위능선은 공룡능선을 방불케 하는 험준한 길이지만 북쪽의 충주호가 그림처럼 드러나며 정상의 두 봉이 위풍 당당한 모습으로 시야를 가로막으니 어느 산에 이만한 절경이 또 있을까?
960봉에서 안부까지는 비교적 정감이 감도는 길이며 앙상한 나무 가지 저 멀리서 윙윙거리는 바람소리 세차니 겨울이 더욱 실감나게 느껴진다. 안부에 도착하면 산행이 끝난 듯 한 안도감을 느껴보지만 이제 시작인 이곳에서 산행을 중단하는 사람이 가장 많으며 월악산 산행의 참 맛이 이제부터 시작된다. 지세가 험준하여 천혜의 요새를 이룰 만큼 험하니 월악을 흔히들 오악의 하나라 이야기하며 거대한 암반이 몸과 마음을 누르는 듯 또 다른 산을 오르는 급경사길이 북으로 이어지다 다시 동쪽 산등에서 약간의 내리막을 10여분간 산허리를 안고 돌아서니 약간 봉긋 올라선 능선을 만난다. 이 능선이 월악산에서 가장 힘들다는 오악의 축이며 다시 경사 길로 내려서다 정상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급경사와 계단으로 연이어진 오르막은 너무 힘들어 힘의 전부를 소진해야 할 어려운 길이다.
눈 덮인 길을 오르고 또 오르지만 그 끝이 보이지 않으며 혼신의 힘을 다하여 30여분 오르니 정상은 암봉이 두봉이며 기암단애가 치솟아 맹호처럼 우뚝 서 준험한 산세를 이룬다. 그 웅장한 기상 때문인지 예로부터 영산이라 부르리 만큼 깎아지른 산줄기는 그 사이로 운치 있게 자란 노송과 기묘한 암반이 끝없이 뻗어 내리고 발아래 충주호가 잔잔히 은빛 파장을 이루며 금수산, 어은산이 산아래 보인다. 북동의 소백산은 떠있는 백색 구름인양 흰 빛을 드러내고 산은 능선마다 연백선을 그으며 그 선을 저 멀리 계곡에 담그니 사면으로 창공이 상쾌하고 겨울 운치 또한 소소하다. 설한설도 절경에 묻힌 듯 바람 소리마저도 고요하게 느껴진다.


박 대 희 당진산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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