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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은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과”

매일 밤샘, 연구와 실험,
언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자 될 것

지난 18일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신민철(29)씨. 송악면 기지시리에서 태어난 평범한 청년은 꿈을 이뤄 고향으로 금의환향했다.
신씨의 이야기가 알려지고 중앙언론에 보도되면서 기지시리에서는 마을주민들이 모두 모인 잔치가 열렸다. 약혼녀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 신씨는 오랜만에 만난 주민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마을사람들 역시 마을을 빛낸 청년을 성대히 맞아주었다.

담담하다... 신씨가 말하는 소감이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최우수논문상까지 수상한 사람의 소감답지 않았다.
신씨는 「쥐의 해마신경 세포에서 유도된 활동전위와 이온채널에서 활성산소의 조절작용」이라는 논문으로 올해 경희대 졸업논문 중 최우수논문을 차지했다. 그리고 박사과정 2년동안 무려 45편의 논문을 SCI(과학기술논문색인)에 게재한 ‘논문왕’으로 소문 나 있다.
SCI는 쉽게 말해 일종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SCI에 기재된 논문의 수준이나 횟수로 그 나라나 과학 기관의 수준을 가늠하기 때문이다. 또한 SCI에 실린 논문들에 얼마나 자주 인용되는가로 수준을 판단하기도 한다. 즉 자신의 논문이 SCI에 기재된 논문에서 인용되면 자신의 논문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SCI에 실리는 논문들은 엄격한 기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실린 논문들은 그만큼의 세계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신씨는 45번이나 해냈다.
하지만 신씨가 이만큼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 치른 대가는 컸다. 남들이 다 잠을 자고 있을 때 그는 깨어있어야 했고 다른 사람들이 주말이라고 해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놀러나갈 때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해야 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지만 연구실에서 쓰러진 적도 여러번이었다. 약혼녀와도 자주 못만나는 것은 당연했다. 이들이 주로 만난 시간은 낮도 밤도 아닌 새벽이었다고 한다.
신씨는 연구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육체적인 피로보다는 정신적인 피로였다고 말했다. 논문도 마치 신문기사처럼 마감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졸업논문 같은 경우 시간내에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 졸업을 할 수 없게 되고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거의 필사적으로 실험에 매달렸다. 논문을 완성했을 때는 거의 폐인(?)이 되었었다고. 하지만 그의 노력과 열정은 최우수 논문이라는 영광과 함께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도’라는 이름으로 되돌아왔다.
신씨의 다음 목표는 SCI급 논문이 아닌 「사이언스」, 「네이쳐」급의 논문을 쓰는 것이다. 「사이언스」와 「네이쳐」 모두 과학에 전혀 문외한인 일반인들도 한 두번쯤은 들어봤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잡지다. 이 곳에 논문이 실리게 된다면 그야말로 세계적인 과학자로 인정받게 된다. 신씨는 지금 당장 의학분야로 뛰어들어 의사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씨는 의사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연구하는 것이 좋아서 시작한 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 지금처럼 기초과학 분야에 더 오래 남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학자의 길을 가고 싶다고...
신씨의 마지막 계획은 대학강단에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많이 연구하고 밤새고 실험해야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꿈이 그렇게 멀게 느껴지진 않았다. 부드러워 보이는 외모 속에 숨어있는 그의 강한 의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신씨는 당진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주민들의 환영식을 받고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싶을 법도 하련만 집에서 하룻밤도 지내지 못하고 다시 실험실로 돌아갸야만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는 연구와 실험에 몰두하고 있을 신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힘내라”는 작은 격려가 아닐까 싶다.

김기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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