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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지 빛깔에 네 남매의 한 학교 다니기 - 현모, 찬모, 관모, 혜모(당진읍 원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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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교 네 남매 이야기

당진읍 원당리 구본석씨네 가족

쌀쌀한 날씨 속에 지난 3일 계성초등학교 입학식이 열렸다.
이날 입학한 신입생 중에는 네 남매의 막내 혜모(1학년)도 있었다. 현모(6학년), 찬모(4학년), 관모(2학년)에 이어 막내 혜모까지 입학하면서 네 남매 모두 한 학교에 다니게 됐다.
30여 년 전만 해도 네 남매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경우는 흔한 일이었지만 자녀를 한 둘만 낳는 지금은 네 남매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버지 구본석(40. 공무원)씨와 어머니 송애경(38)씨는 이 아이들을 세상에 내보낸 욕심많은(?) 부부.
아이들의 할아버지가 집안의 독자로 태어나 가까운 친척 없이 자란 구씨는 어려서부터 외로움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의 네 명이나 되는 아이들은 어쩌면 독자인 할아버지를 두었기 때문이다.
송씨는 네 아이들이 유일하게 다니고 있는 피아노 학원의 수강료라도 벌기 위해 낮에 학원차를 운전하고 있다.
일주일에 사흘씩 국악을 배우고 있는 구씨는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우기보다는 같이 국악을 배우기를 바라지만 아내 송씨의 뜻에 따라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아 다른 사교육은 엄두도 못 낸다”는 송씨는 그래도 첫째 현모가 전교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성적이 우수해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학원차를 운전하며 아이들이 학원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는 것을 목격했던 송씨는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다.
세 아이 모두 2학년 때까지는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실컷 놀게 했다. 둘째는 1학년 때까지도 글씨는커녕 책을 바로 볼 줄도 몰랐다고 한다. 3학년 때부터는 공부를 스스로 하도록 지도해 2학년 때까지 바닥이었던 점수를 끌어올려 지금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고 한다.
공부와 책읽기를 좋아하는 현모와 달리 둘째 찬모는 송씨가 일을 나가면 그동안 설거지, 청소 등 집안 살림을 맡아서 한다. 셋째 관모는 말수가 적지만 상상력이 풍부하며 장난치기를 좋아한다. 넷째 혜모는 공부만 하는 언니와 두 오빠의 사이에서 찬밥 신세가 될 때가 많지만 의외로 밖에서는 또래 아이들을 잘 챙기고 이끄는 성격이다.
네 아이들은 점수제로 용돈도 스스로 벌고 관리한다.
책의 두께나 난이도에 따라 한 권당 1점에서 8점까지 1점에 10원씩 계산해 책을 읽거나 집안 일을 하면서 점수를 얻어야만 용돈을 탈 수가 있다. 그렇게 네명의 아이들이 스스로 돈 관리를 해서 친구 생일 선물도 자기 용돈으로 사고 저축도 자기 용돈으로 한다.
가끔 한 애가 아프기라도 하면 네 아이가 돌아가면서 아프기 때문에 그때가 가장 힘들지만 밝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려움도 잊고 살아간다고 이들 부부는 말한다.

서미영 기자 myseo@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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