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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혁은 국민의 몫

제17대 국회의원선거에 부쳐 최종길 기자l승인2004.04.12 00:00l(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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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최종길

4년 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적격 정치인에 대한 사상초유의 낙선운동이 펼쳐져 ‘바꿔’ 열풍이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 속에 41%의 초선의원이 국회에 진출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높은 실업률, 높은 물가, 늘어가는 가계 부채 등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동안 정치인들은 ‘차떼기’까지 동원, 2천억대에 육박하는 불법정치자금을 조성했다. 이로인해 많은 정치인들이 부정에 연루돼 구속되었다. 또한 국가발전과 사회개혁보다는 당리당략에 치우쳐 친일진상규명법을 누더기 법률로 만드는 등 기득권 유지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왔다.
제16대 국회는 그것도 부족해 교도소에 갇혀있는 정치인을 빼내고 급기야 국민의 손에 의해 선출된 지 1년 밖에 안된 대통령을 국민 다수의 반대 속에 탄핵하는 당리당략의 극단을 보여 줬다.

쇠퇴하는 보스주의와 지역주의

이제 3일 후면 제17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우리는 불과 민주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10여년 전인 군사정권 시절, 관권·금권선거와 지역주의로 제대로 된 선거를 치러보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 비리에 연루된 많은 중진의원들이 지역주의와 보스정치에 기생해 정치생명을 연장해 왔다. 속단하기 이르지만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하고는 지역주의가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
선거법 개정과 법 집행이 강화되면서 세 과시용으로 열리던 지구당 개편대회와 정당연설회 등이 사라졌다. 또한 선거 때마다 나돌던 돈 봉투, 선심관광, 식당에서 밥 사던 모습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국회를 만들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이제는 정책선거로

선관위는 재산공개, 전과기록공개, 세금납부와 체납 실적 등 전에 비해 후보 검증을 위한 정보공개를 대폭 강화하였다.
하지만 공개된 정보에는 신고기준이 미흡하고 사후 검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선택의 기준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선택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후보자와 당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당진시대에서는 2회에 걸쳐 후보자의 신상과 정책에 대한 지상토론을 실시 보도했다. 총선연대에서는 후보자 자질검증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여 그 자료를 공개했다. 지역사회연구소에서도 지난 6일 후보자 초청토론회를 실시했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후보자를 검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형식적인 형평성 때문에 후보자 개개인의 능력과 비전, 철학을 파악하는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향후 지역정가 판도에 주목

당진에서 7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주의가 쇠퇴하고 선거법이 새롭게 개정된 가운데 이루어지는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온 군민이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6월에 열릴 군수보궐 선거에도 적지 않을 영향을 끼치며 지역 정가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17대 국회를 향한 각축에는 차떼기당 이미지와 탄핵 역풍으로 고전하던 정석래 후보가 오랜 지역구 활동과 박근혜 효과로 얼마만큼 선전 할 것인가. 박기억 후보가 낮은 인지도와 경선 후유증을 극복하고 탄핵 열풍과 집권당 프리미엄, 세대교체의 흐름을 탈 것인가. 김현욱씨 조직과 지역주의에 힘입어 군수에 당선됐던 김낙성 후보가 이번에는 오히려 탄핵 역풍에다 소속 정당의 교섭단체 구성도 어려워진 63세의 자민련 후보라는 점과 군수 중도 사퇴에 따른 곱지 않은 주민들의 시선을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조직력으로 극복할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탄핵 역풍과 당 분열로 고전하고 있는 한만석 후보, 당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임성대 후보, 고영석·신현영 후보 등의 선전도 기대되고 있다.

부끄러운 역사 되풀이 않길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정치불신이 투표 기권으로 나타날 지, 정치지형을 바꾸려는 투표참여 열풍으로 귀결될 지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다. 이제 정치개혁은 정치인이 아닌 국민의 몫으로 돌아왔다. 개혁성과 도덕성, 전문성과 참신성을 두루 갖춘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후보자의 됨됨이, 각 당의 공약과 정책에서 적지 않은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다. 꼼꼼히 살펴보고 누가 민의를 대변할 적임자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연고주의, 경조사에 방문해준 고마움으로 표를 준다면 그것이 매관 매석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혹시라도 남아있을 지역주의도 경계하자. 세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시행착오를 경험할 시간이 없다. 4년 후에 부끄럽고 슬픈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역사 앞에 당당한 한 표를 행사하길 기대해본다.

최종길 기자  jgchoi@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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