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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국회의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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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12월 4일자 한국일보를 비롯한 모든 일간지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민자, 94년도 예산안과 추곡수매안 날치기"
 얼마전까지만 해도 늘 귀에 익고 눈에 익은 기사지만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를 생각해보면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요즘은 정부와 민자당의 수매정책에 대해 전국적으로 농민단체나 야당의 항의가 들끓고 있고, 아직도 농업이 지역경제의 중심인 우리 당진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한국일보에서는 우리지역 국회의원인 송영진 의원이 날치기에 적극 가담했음을 시사하는 기사가 버젓이 나 있다. 그 기사를 보는 순간 왜 내가 쥐구멍을 찾고 싶어지는 건가.
 이미 송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중부권 개발연구소가 쌀개방에 미온적이라는 대전매일의 보도가 있는 터라 당혹감이 더욱 크다.
 알다시피 당진지역의 중심은 농업이다. 일년 중 모심을 때와 벼베기를 시작해 추곡수매가 이뤄질 때까지 당진의 상경제는 심하게 움츠러든다. 굳이 수치를 들어 설명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누구나 체감하고 있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수매방침으로 농촌이 시름에 잠겨있는 터에 쌀수입 문제까지 덮쳐 요즘 농민들의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쌀을 2∼3%만 개방해도 당장 쌀값이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당진경제의 앞날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칠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지난 달 29일 당진군농민회의 기초농산물수입 반대시위를 시작으로 합덕읍사무소 앞의 쌀 5백가마 적재시위, 당진농협연합의 쌀수입개방저지 결의대회 등 최근 연이은 우리지역 농민들의 시위는 농민들의 위기의식이 얼마나 극에 달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진정으로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현장에 내려와 농민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래야 할 사람이 농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정부의 수매안 통과에 앞장섰다니 그를 대표로 내놓은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 금할 수가 없다.

<당진시대 1993년 12월 13일/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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