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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당진은 이제 바야흐로 개발의 붐을 타고 도시화·산업화를 향해 약진하고 있다. 수많은 우여곡절과 우려 속에서도 대단위 공단들이 부지조성 중이거나 조성 준비에 한창이고, 서해안고속도로를 비롯한 각종 도로들이 여기저기서 개통되거나 포장되고 있다.
 시내 중심가를 비롯한 요소요소에는 번듯한 고층건물과 상가들이 즐비하게 들어서면서 하루가 다르게 당진이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어디에도 개발 자체를 거부하는 낭만주의자나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무위자연주의자들의 목소리는 드리지 않으며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발은 이미 대세이다. 보다 적극적인 의미에서 개발은 인류가 자신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물질적인 공적을 인류의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해 활용하려는 발전적인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처럼 개발은 개발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생활을 위해 필요로 하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합리적으로 절감함으로써 보다 중요한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개발이 개발로서 의미를 갖도록 하는 보다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각종 정신적인 활동을 통해서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추구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으로 가능한가?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다양하고 풍부한 교육과 문화생활을 통해서이다.
 그동안 적지 않은 주민들이 우리 당진에 불어닥쳐 온 개발의 붐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개발이 개발로서 의의를 갖기 위해 반드시 선행 또는 병행되어야 할 것들이 전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준비, 새로운 의식의 교육에 대한 준비. 그런 준비 없이 느닷없이 닥쳐 온 개발의 바람은 실로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문화단체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진에 많은 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수용하고 새로운 교육을 담당할 문화센터 구실을 할만한 단체는 아직 없다.
 단순히 개발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문화가 같이 발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적인 의미에서 개발은 풍족한 문화생활과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모두 문화생활과 문화적 환경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자.

<당진시대 1995년 5월 15일/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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