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주춧돌 쌓는 성실한 행정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요논단

 현재 우리 지역에는 한보, 환영, 연합철강, 동부제강 등 철강업체와 더불어 부곡·고대·석문국가공단 등 각종 공단이 들어서거나 들어설 예정으로 있다.
 일각에서는 머지않아 당진이 환경문제가 심각한 제2의 울산·포항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나 아직 대부분의 군민들은 공해에 대한 문제의식보다는 개발이익과 신도시 건설 등 반대급부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시점에서 당시 농지조성 목적으로 매립했다가 국가의 필요성에 의해 일방적으로 3백60만평을 국가공단으로 변경했던 석문간척지 내에 또다시 공단부지를 두 배로 확대하고 공해업체 확대 유치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업종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당진군과 충남도의 자세에 대해 심각한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
 첫째, 충남도의 행정편의주의적인 사고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석문국가공단의 관리운영권이 충남도가 아니라 정부기관인 서부지역 국가공단 관리공단으로 넘어가는 마당에 충남도가 무리하게 이러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당장 그 일로 피해를 보게 될 지역주민의 관점보다는 공단 조성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도의 행정편의적인 입장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특정 업체에 혜택을 주려는 모종의 의도마저도 숨겨져 있는 듯하다.
 둘째로 주민 여론수렴과 군의회와의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충남저널 9월호에서 「석문국가공단부지가 7백만평으로 확대된 것도 군의 재정자립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김낙성 군수의 인터뷰 내용은 관선군수시대의 관료주의가 되살아나고 이지 않나 우려하게 한다. 물론 그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수 차례에 걸쳐 확인하였다.
 개발은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문의 이익을 위하여 진행될 때 비로소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런데 개발의 주체는 대기업과 국가가 맡고 우리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단순노동과 경비 등 비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일부 땅과 재산있는 사람들은 여관이나 가든을 짓는 일로 밀려난다면 그것이 과연 개발의 성과라고 할만 한 지 의아하다.
 오히려 이 시점에서 자치단체가 추진해야 될 일은 석문국가공단 확장 등 주민의 정서에 반하는 사업들이 아니라도 주민이 주체적으로 수용해 나갈 수 있도록 전문직 인력을 양성하고 급격한 개발로 인한 지역의 공동체적 질서·가치관의 혼란을 막기 위해 각종 문화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일 것이다.
 무엇보다 임기 내에 실적을 올리려는 근시안적이고 무리한 대형사업 위주의 행정이 아닌 10년, 50년 후를 내다보고 꼭 필요한 주춧돌을 하나씩 쌓아가는 성실한 행정을 기대해 본다.

<당진시대 1995년 10월 30일/97호>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