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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량한 논리로 방관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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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며칠 전 환경의 날을 맞이해 정부와 민간단체가 망라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사를 성대하게 치루었다. 대통령은 환경은 무엇보다 우선이어야 하며 삶의 질은 환경에 달렸다고 선포했다.
 뜻있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산에서 쓰레기를 줍고 강과 바다에서 바닥에 쌓인 더러운 퇴적물을 건져올렸다. 이처럼 민과 관이 합심한다면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공해없는 세상이 올 것처럼 보였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개발은 환경문제에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배를 곯면서 환경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이냐' 말인 즉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는 독선과 욕심이 배어있다. 개발로 얻는 대부분의 소득은 일방적으로 몰리고 파생하는 환경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주민에게 돌아간다.
 공해가 많은 지역은 점차 사람이 살기 힘든 버림받은 땅으로 변해간다. 이웃인 대산을 보라. 유화단지가 완공되기 전만해도 쾌적한 배후도시가 만들어진다는 기대로 주민들은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콤한 유혹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제 많은 주민들이 미리 떠나지 못함을 한스러워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당진의 현실도 사실은 암담하다. 대단위 공해배출업소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 석문 교로리에 들어서는 당진화력은 현재 공사중인 2기를 포함하여 12기를 건설하여 총 600만kw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연료는 석탄으로 대기를 오염시키는 이산화탄소와 아황산가스, 생명체에 치명적인 질산화물과 황산화물, 그리고 분진 등 공해물질을 우리 삶의 터전에 쏟아부을 것이다. 당진화력은 당진화력은 공기업인 한전에 비해 한보나 LG화력은 사기업으로 그 탐욕을 어떻게 당해낼 것인가.
 며칠 전 당진의 유지라는 사람이 여러 민간단체들이 합심하여 추진하는 서문공해공단 및 한보화력 반대투쟁위원회의 활동을 지역이기주의로 몰아가는 당치않은 소리를 하길래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 없어 얼굴을 붉히며 다툰 적이 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완벽한 공해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한 기업이 있었는가.
 이제는 환경이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개발로 엄청난 이득을 얻는 업체와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도 인정해야 한다. 알량한 논리로 당진이 공해지역으로 변하는 것을 방관하지 말자. 멀리 않은 날에 밥보다 물과 공기가 중요한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그때에 대비해서 당진군민들은 일치단결해야 한다.

<당진시대 1996년 6월 17일/1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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