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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출방식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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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교내에서 학생간에 폭력이 빈번히 발생하고 약한 학생을 여럿이 괴롭히는 이른바 이지메 현상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심지어 학생이 선생님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원장이 유아들을 성추행하여 말썽이 되자 성교육이었다고 변명한다.
 이것이 교육현장의 현실이다. 교사들은 한결같이 창의성이 무시될만큼 교육계가 관료적이라고 한탄한다. 학생에게 관심을 쏟아야 할 시간에 교육 외적인 격무에 시달리고 윗분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얼마전 우리 도의 교육을 이끌어갈 교육감을 뽑는 선거가 있었다. 두 분이 후보였는데 한분은 현 교육감이고 한분은 교육위원이었다. 선출방식은 교육위원 15명이 무기명 비밀투표로 후보의 출마변도 듣지 않고 곧바로 실시하는 이른바 교황선출방식 선거였다.
 투표인 15명 중 8명이 교육위원 오재욱씨에, 7명은 현 교육감 백승탁씨에 투표하여 오재욱씨 당선이 선포되었다.
 그런데 낙선자 백승탁씨는 오재욱씨가 투표에 참여하여 불공정한 선거였다고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투표전 백승탁씨는 교육위원 15명 중 자신의 지지자를 충분히 확보하여 당선될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뜻밖의 결과가 나오자 배신감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백승탁씨도 떳떳하지 못하지만 선출방식에 틀림없이 모순이 있다. 교육감은 교육계의 수장으로 도내 교육기관을 지휘·감독하고 이끌어가는 중요한 직책이다. 그의 역할은 도지사 못지 않다.
 초·중등학교는 물론 유아원, 유치원 심지어 사설학원까지 교육감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학생은 모름지기 내일을 짊어지고 나갈 주인공인데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 선출을 부실하게 해서야 되겠는가.
 모든 선거가 직선제로 되어가는데 왜 유독 가장 개방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할 교육계가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방식을 고집하는가. 교육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투표권을 주거나 현실적으로 무리라면 교사만이라도 참여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현재로는 교육의 자치와 개혁정신에 어긋난다. 교육감 선출로 불거진 사태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흥미 위주로 지켜볼 일이 아니다. 우리와 전혀 무관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를 비롯해 교육계에서 일어나는 비리는 분명 총체적인 사회문제이다.
 그런데 난제를 스스로 앞장서 풀어야 할 교육계가 제도와 인적구성이 잘못되어 현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 교육계만이라도 「무엇이 옳으냐」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분위기로 돌아서야 한다.

<당진시대 1996년 7월 22일/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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