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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이 1만불시대, 과시보다 실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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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바야흐로 국민소득 1만불시대가 왔다. 유행가사처럼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풍요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정부의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났다 하여 OECD에 가입하려 애를 쓰고 있다. OECD에 가입하려면 선진국에 걸맞게 경제와 연관된 문제  일정수준 양보해야 한다. 다시말하면 각종 규제를 대폭 줄이고 개방폭을 넓혀야 한다. 선진국의 투기성 자금인 핫머니가 들랄날락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농업분야처럼 경쟁력이 미약한 산업은 가차없이 쓰러진다. 개발도상국으로 누리던 많은 혜택은 사라진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높은 곳으로 손꼽힌다. 싼 맛에 사가던 물건도 안팔린다. 호텔 요금이 너무 비싸 관광객이 발길을 돌린다. 그런데 올해도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아 일본의 10배에 달한다.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지수는 더욱 엄청나다.
 또 점차 가속화되는 공해로 전국토가 병들고 있다. 여천공단 주변의 50% 이상 주민이 공해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급기야 정부는 공단주변 주민의 이주를 서두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단폐쇄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이다. 시화호는 주변 공장에서 매일 6천톤 이상의 폐수가 여과없이 흘러들어 완전히 썩어버렸다.
 이제는 우리 삶에 있어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왔다. 과시보다는 실속을 차려야 한다. 정부는 마치 우리나라가 선진국인 양 착각하고 스스로 속박의 사슬을 묶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그렇듯 일부 몰지각한 국민들은 분에 넘치는 생활에 빠져있다. 금년만 해도 무역적자가 180억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주위에는 고난에 허덕이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허영심 많은 사람의 머리 속이 텅 비어있듯이 위정자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아무리 물질로 풍요로움을 누리더라도 환경이 파괴되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울산공단, 여천공단, 대산공단 등 개발로 큰 혜택을 누리리라 믿었던 지역주민들은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으나 대부분 환경오염으로 심각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당진군민들도 지역의 현안을 정확히 인식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무엇이 중요한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당진의 주인이지만 이방인처럼 낯설 때가 올지도 모른다. 맑은 물과 공기는 진정한 풍요의 근본이다.

<당진시대 1996년 8월 26일/1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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