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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석문공단에 유공이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이다. 이는 한보와 화력발전소 건설에 이어 당진군민을 자극하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경제와 더불어 가장 큰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다. 환경과 개발은 동전의 양면처럼 물고 물리는 관계이며 환경을 너무 중시하면 경제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개발론자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유공의 유화공단 조성에 대해 당진의 지도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절대 반대자가 있는가 하면 일단 반대한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인 인사도 있다. 그러나 적극 찬성하는 사람은 없어보인다. 당진군민은 우리의 이웃인 대산공단의 유화단지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밤낮없이 뿜어내는 분진으로 사람과 가축이 피부병으로 고생하고 공장굴뚝의 불꽃으로 밤이 대낮같이 밝아 식물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말라죽거나 결실을 맺지 못한다. 어디 그뿐인가. 바다로 무엇이 방류되는지 대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는 등뼈가 구부러지는 등 갖가지 기형이 나타나 주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사정이 이런데 누가 감히 당진에 이와 유사한 공장유치를 찬성하겠는가. 아무리 개발이득을 누린다 하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사실 득을 보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소외감만 더할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얼마전 환경단체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화력발전소에서 뿜어내는 공해물질의 양은 일본과 미국의 3배∼10배에 달한다고 한다.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 최신 공법으로 짓는다고 주민들을 설득하지만 공해방지시설을 설치하고도 가동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고 보면 결사반대를 외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한보철강만 해도 그렇다. 공장이 가동된지 불과 1년도 안되었는데 환경부조사에서 과다 공해배출업소로 적발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들의 말을 믿겠는가. 주민들을 설득하기에 앞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일단 공장이 들어서면 끝장이라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인식이다.
 정부와 업주는 주민들을 지역이기주의라고 몰아붙이고 주민들은 업주의 탐욕과 정부의 무책임이 국토를 병들게 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개발과 환경이 공존할 수 있는 틀이 분명 있다. 그 예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개발만이 지역주민 반대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언 발에 오줌누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는 없다.

<당진시대 1996년 12월 16일/1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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