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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업활동에 참여하는 조합 만들터-김헌상 두산종합식품 노동조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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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종합식품 노동조합은 올해 3월, 창립 3주년을 맞이한다.
 아직 세돌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산노조는 주위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조합원들이 젊기 때문이다. 당진여객과 전화국등 노동조합이 결성된 6개업체 중에 가장 젊을 뿐만 아니라 위원장이 상근하는 체계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91년 초대위원장의 사임으로 보궐선거에서 위원장으로 당선된 김헌상(32세)씨는 이제 위원장 임기 3년을 마감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
 “저는 노동조합을 이익집단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이익을 얻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죠. 한 예로 예전에는 아버지의 주머니 사정을 알지도 못한 채 아버지의 독단적인 운영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버지의 사정에 대해 다들 관심을 갖고 있고, 아버지들도 대부분 가족들과 상의하고 있으며, 또 그 사정에 따라 가족들 나름대로 자발적인 노력을 하기도 합니다. 기업 역시 민주적으로 운영하자는 게 노동조합의 원리입니다.” 김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런데 요즘 정부가 ‘사회적 화합’을 얘기하며 마치 노동자들이 집단이기주의를 내세워 사회의 갈등을 조장해 온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단편적인 시각이라고 말한다. 노동자들은 늘 임금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운영공개가 성의있게 되기만 한다면. 때에 따라 정반대의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산노조가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 왔다는 예를 들기도 한다.
 어쨌든 두산노조가 창립돼 세돌을 맞기까지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노조창립에 가장 헌신적이었던 한 동료가 마지막 신고절차를 밟기 위해 ‘노조설립신고서’를 들고 가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뜻밖의 죽음을 맞았기 때문이다. 김헌상위원장은 그것을 ‘아픔’이라고 표현한다. 모든 성장과정이 아픔을 동반하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동료의 죽음’이라는 큰 아픔을 딛고선 조합이기에 김위원장의 어깨는 더욱 더 무거웠다.
 게다가 최근의 ‘사회개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에게 체감되는 개혁의 성과는 거의 없어 보이고, 오히려 물가난에 동료들이 빠듯한 생활로 번민하는 것을 보면 괴롭기도 하다. 한 동료는 이것저것 빼고나니 한달 8만원이 남더라는데 그 돈으로 생활하기가 도저히 불가능해 찬값이라도 줄인다고 처가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단다.
 아직도 우리사회에서 ‘가진 것은 몸밖에 없는’ 근로자들의 지위가 너무 열악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런데도 갈수록 조합원의 결속력이 떨어지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 조합을 이끄는 위원장의 고민이다.
 “민주주의는 한쪽의 지위만 높아져서는 달성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평생을 걸고 하는 ‘일’이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사회활동, 기업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때 민주주의는 달성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노동조합이 건전하게 성장하는 일은 곧 사회의 민주화와 직결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노동조합이 이제는 좀 더 폭넓게 지역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민주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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