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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으로, 학부형으로 바쁜 나날 - 이종현 당진군농민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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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현(37세)씨가
농민회에 가입한 것은 지난 84년. 농사의 어려움이 궁극적으로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식이 싹트면서부터였다.
 당시는 6,70년대 외
세의존적인 경제구조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을 거치면서 농업의 자립기반이 허물어지고 도시노동력을 값싸게 공급하기 위해 ‘저곡가 정책’이 의도적으로 시행된 결과 농업문제가 첨예화되던 시기였다.
 행인지, 불행인지
우강면 신촌리에 농민회 회원들이 꽤 있었고, 농민회를 이끌었던 똑똑한 이웃선배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그 대열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 당시는 억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농민회 활동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농민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였지만 그걸 해결하려고 나설 때에는 대단한 용기도 필요했습니다.” 회상에 젖는 그에게 잠깐 향수같은 것이 스치는 듯하다.
 그러나 그럴 여유조차 없는 듯 이내 현실로 돌아오는 눈빛에는 대다수 이웃들이 처한 막대한 미래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이 서려있다. 그런 부담감은 자신에게도 매한가지다.
 이종현씨는 현재 신촌리에서 논 1만7천평을 경작하고 있다. 그동안은 어려운 데로 잘 꾸려왔지만 역시 어려운 상황을 혼자 피해갈수는 없는 노릇이다.
 3년전부터 한마을 회원들과 함께 시작한 ‘공동농장’의 하우스 재배가 아니었다면 어려움은 더 컸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전망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쌀개방여파로 시설 하우스 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정책이 좀더 계획성 있고 책임성이 있었으면...’하는 바램을 여전히 떨칠 수 없는 것도 바로 이 대목에서이다.
 한가지 더 어려운 일은 자식을 키우는 어버이 된 입장이다. 작은 애가 올해 부장국민학교에 입학했는데 학생수가 7명씩 밖에 되지 않는 1,2학년을 합반했다. 이 역시 앞으로의 어려움을 예상하게 하는 일이다.
 이런 어려움을 이모로 저모로 안고 있는 그이기에 농민회 사무국장으로서 올 1년은 매우 바쁠 것이다. 다른 농민단체들과 힘을 합쳐 농민들의 닥친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나야겠고 농민회 자체의 변화발전도 모색해 가야한다.
 무엇보다도 당장 그는 25일로 계획한 ‘6개 농민단체연합 쌀수입개방 국회 비준반대 결의대회’ 때문에 몸도, 마음도 바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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