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면사무소 앞에서 충장사로 가는 길목으로 접어들자마자 오른쪽으로 나있는 샛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삼각뿔 트리모양의 전나무가 행객을 맞이한다. 나무의 향기에 빠져 잠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녹음이 짙게 깔린 은행나무 한 그루가 보이고 그곳에 35년 친구로 만나 동업에까지 이른 최순자(57)·진영란(57)씨의 ‘은행나무집’이 있다.
진미식품 대리점을 운영했던 진영란씨는 최순자씨와 항상 친형제 같이 지내다가 나이가 들면서 더 늦기 전에 무엇인가를 시작하고 싶었고 그래서 욕심 없이 선택한 것이 친구의 살림집에 꾸며 놓은 바로 이곳 ‘은행나무 집’이다.
식당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 ‘우정의 동업자’는 주위를 벗삼아 시작의 기틀을 마련했다. 사람이 북적되는 도시로 나와 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수익에 얽매이지 않고 맛과 친절로 승부하다보니 손님도 제법 늘었다. 또 집세를 낼 걱정도 하지 않다보니 이들의 바람은 그저 지금처럼 유지되는 것일 뿐이다.
최씨는 ‘찬 전문가’로, 진씨는 추어탕, 옻닭과 같은 ‘주요리 전문가’로 우정을 키워가며 시작을 성공으로 바꿔가고 있는 이들의 당당함을 정미면 승산리에서 느낄 수 있다.
- 위치 : 정미면 승산리 축협관광농원 입구 / ☏ 353-2123
- 신설상가
- 입력 2004.08.23 00:00
- 호수 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