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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한편 볼 시간없는 비디오 가게주인-비디오피아 이용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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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영화 많이 나가 다행ꡓ

 

 6년전 당진에서 처음 비디오 대여점을 차린 비디오피아 이용옥(34세)씨는 비디오 대여점이 많이 생겨난 요즈음에도 하루 종일 바쁘다. 규모가 커진만큼 비디오피아를 찾는 손님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회수된 테잎을 일일이 체크해 다시 진열해 놓는 일도 수고스럽고 대여기일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반납할 기미가 없는 속썩이는 고객들에게 정중히 전화 한통화 넣어주고 매일 같이 들어오는 신프로는 요모조모 꼼꼼히 따져 사들여야 한다.

 밤 12시가 넘어 집에 들어가 쌓인 가사일을 하다보면 잠자리에 드는 건 보통 새벽 서너시다. 학교에 다니는 두아들이 있어 맘 편히 늦잠을 자기도 어렵다.

 남들은 ꡐ하루종일 가만히 앉아 영화나 실컷 볼 수 있으니 좋겠다ꡑ고 속 모르는 소릴 하지만 정작 이씨는 괜찮은 영화 한편 볼 틈도  없는 것이다.

 특별히 영화를 좋아해서라기 보다 아이 낳고 집에 있는게  답답해 시작한 일이니 그리 안타까울 일은 아니다. 활달하고 남 얘기 들어주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 영화감상보다는 각자 다른 사연,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그에겐 즐거운 일이었다. 마땅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길이 없는 손님들이 한바탕 속엣말까지 털어놓고 가고 이씨는 그런 세상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보다 훨씬 ꡐ사실적ꡑ이고 ꡐ흥미진진한ꡑ것이다.

 물론 가끔씩 테잎을 빌려가고는 아예 발 뚝 끊어버리는 ꡐ경우 없는ꡑ 손님들이 속상하게 할 때도 있다.

 이씨는 요즘 무척 다행스러운 현상을 볼 수 있게 됐다. 5분에 한번꼴로 무지막지한 범죄장면이 나오는 폭력물이 주로 대여되던 예전과는 달리 요사이 들어 가족간의 훈훈한 사랑을 그린 가족영화나 부담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믹영화가 많이 나가고 있는 것.

 존속살해사건이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ꡐ기막힌 시대ꡑ 탓일지도 모른다.

 이씨는 어쨌든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장사가 되고 안되고를 떠나 그도 역시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비디오 한편으로라도 아이들이 곱게 자라날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픈 마음이 더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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