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노래
김태숙
산과 강이 한몸이 되는 걸
본 일이 없습니다
산이 더러 제 마음 실어
꽃잎 흘려보내고
더러는 애처로이 강물이 되려
제 몸 흐르는 물 위에 뉘어도 보지만
산 그늘에 덮인 강의 마음 한구석이 또
얼마나 쓸쓸한가 산은 모릅니다.
산이 앉은 언저리를 돌며
강물이 제 길 잃지 않고
강물 잦아드는 잔 구비구비에
산허리 마르지 않고 풀잎도 젖어가지만
강이 거슬러 산처럼 설 수 없듯
산이 누워 강물을 다 덮지 못합니다.
강물이 혼자 쓸쓸히 노래하고
더러는 산 무릎 발목을 휘감아 돌지라도
강물이 저혼자 반짝이게 두십시오.
산이 언제나 먼 데 큰산 무심히 보고 섰듯
큰 물길 찾아 뒤척이며 강물도
저 혼자 깊어가게 그냥 두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