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늘
김태숙 기자
그대의 눈은 끝없이
맑고 깊어서
걸어도 걸어도 세상은 그
눈 속이다.
목공소 마당 미류나무 위에는
방금 구름 건너 돌아온 까치가
둥지를 틀고
참새 두마리 따라와 넘보다
일을 깨닫고 총총히
돌아가는 한나절
그대 속눈썹 끝에 바람이 돌아
잎새들 잠시 흔들리다 말면
세상 모든 나무들 안에서 안으로
그침없이 맴맴도는 바람의 정적
하늘은 도로 씻은 듯이
푸르기만 하고
나는 걸어도 걸어도
그대 눈 속인 거리를
몸둘 곳 없이 티끌 하나로
까마득히 걷는데
이렇게 어느 날
어느 땅끝에 이른다 해도
마지막 풍경 뒤로 또다시
물러앉을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