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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가 한 집에 “시할머니, 시어머니, 두동서 함께 살아요”-정미면 봉성리 이영섭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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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기야! 가~자”
 여든이 넘은 이양호(85세) 할아버지가 손주며느리 재옥씨를 부르는 소리다. 발음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침을 드시고 경노당에 데려다 달라는 말씀이다.
 젖소 우는 소리와 돼지들의 꿀꿀거리는 소리만큼이나 북적대고 항상 시끌시끌한 이영섭(61세)씨 집에는 이씨의 부모님과 이씨부부, 젖소를 키우는 큰아들내외, 돼지를 기르는 작은 아들내외, 게다가 손주 셋까지 모두 11명이 살고 있다. 그야말로 4대가 한집에 옹기종기 모여산다.
 이영섭씨는 고향이 성환이다. 성환에서 과수원을 하다 수지타산이 안맞아 목장일을 시작하고는 합덕들이 적당한 장소라 여겨 당진땅을 밟게됐다.
 그러나 4남2녀의 자식중 3명이 대학이란데를 들어가고, 나머지 자식들도 학교에 다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좧생활고좩에 시달려야 했다. 자식들은 가르쳐야겠고... 돈은 없고... 조용한 산골마을 정미에 자리를 잡게된 동기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땅값이 웬만큼 싸고 또 젖소를 키우기엔 푸근하고 정겨워 보였기에...
 원래 4대가 같이 모여 산것은 아니었다. 큰아들도 따로 나가 살았고, 축산과를 졸업한 둘째아들도 외지에서 직장을 다녔다. 그러다가 큰아들이 들어오고, 작은아들까지 합세했다.
 시할머니에 시어머니, 거기에 두동서. 처음엔 서로 부딪쳤지만 한해, 두해 모여 살면서 서로 사랑을 배우고 존경을 배우고 예의를 배웠다.
 “전 어머님이 좋아요. 꼭 친정어머니 같으시거든요. 어머님께 아버님 흉도 보고, 남편 흉도 보죠. 어려울 땐 기댈 수도 있고”
 큰며느리 재옥씨는 자신의 잘못을 나무라지 않고 스스로 알게 하시는 시어머님의 배려에서 더 큰 사랑을 배웠다.
 물론 4대가 한집에 살면서 항상 즐겁고 재미있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어머니인 양월림씨 당신도 젊었을 때 분가하는 꿈을 꾸었듯이 며느리들도 그런 꿈을 꾸지 않았을까?
 항상 명절같은 분위기 속에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불만을 토론하며 손주들의 재롱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는 이영섭씨 가족.
 “이집엔 무슨 좋은 일이 그리 많은지 매일 웃는 얼굴이네요”라고 말하는 이 동네 집배원의 말이 언제나 계속되길 이영섭씨는 바랄 뿐이다.
/류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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