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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새의 북상

김태숙 기자


설거지통 수도꼭지를 여는 순간
“겨울철새가 북상을 시작했습니다”

뉴스방영중인 TV화면을
쨍- 가르고
등지고 선 내 척추로부터
앞가슴 살점을 단숨에 가르고
피 한방울 없이 겨울이
아주 갑니다 저
새등에 실려

몇년째
이곳에서 겨울새를 보냈는지
세월가는 멀미증에 살저리는 꿈만
이렇게
설거지처럼 남아 물을 맞는지

황황한 마음 한 곳 식구들 몰래
북극행 대기석을 꼬옥꼭 접는데
언제나 앉아볼까 내 겨울새 등엔
씻어도 씻어도 세월 때만 덧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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