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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이에겐 당당하고, 약한이에겐 인간적인 어른돼야죠” - 성년 맞이한 당진신협 최미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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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신협 막내사원인 최미현씨는 며칠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서 장미꽃 스무송이를 받았다. 누군지 궁금하기도 했고 어디선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가 있다는 게 야릇한 설레임을 주기도 했다.
 어쨌든 스무송이의 빨간 장미를 안아들고 76년생 용띠 아가씨는 스무살을 실감했다. 아직도 학생으로 불려지는 것이 자연스럽고 출근을 등교로 착각할 때도 종종 있지만 투표도 할 수 있고,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20대를 맞이한 것이 뿌듯하다.
 미현씨는 욕심이 많고 고집도 센 편이다. 앉았던 자리에 풀도 안난다는 최씨고집 그대로다. 어디 내놔도 기죽지 않을 자격증수가 이를 증명한다. 주산, 부기는 기본이고 펜글씨에 정보통신, 검도까지 모두 5개이다. 관심이 있으면 그냥 한번 집적거려보는 정도가 아니라 매듭을 짓고야 마는 옹골한 성격인 것이다.
 올해 또 하나 따고 싶은 자격증은 병아리 감별사. 그냥 마음이 동해서이지 뚜렷이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란다.
 고대면 당진포리가 집인 미현씨는 3남1녀의 외동딸로 곱게 자랐다. 그러나 어딜가도 아들들 사이에 있는 딸은 의젓하기 마련. 직장에 다니는 오빠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과 당진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그 살림을 미현씨가 책임지고 있다. 아침, 저녁 밥상과 동생 도시락까지 꼬박 챙겨야 하는 일이 쉬운 일만은 아닐터인데 용케도 잘해내고 있다.
 미현씨가 좋아하는 건 컴퓨터 게임과 책읽기, 여행이다. 물론 여행은 외박이 불가능해 당일치기일 수밖에 없다. 책읽는 것도 욕심이 많아 좋은 책이다 싶으면 서너번을 읽는다.
 미현씨는 조금씩 자신이 전과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학교다닐 땐 멋쟁이 엄마를 둔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지금은 생신선물로 사다드린 고급구두가 부담스러워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소박한 엄마가 더 좋다.
 일찌감치 서울물 먹은 친구들을 만날 때 세련된 옷차림에 말투, 그런 것이 솔직히 부럽기도 했고 자신이 우물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래저래 얼키고 설켜 결국 나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운 좁디좁은 이곳서의 생활도 그런대로 매력적이다. 그런것이 가끔 답답할 땐 계획없이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으로 풀어버리면 되니까.
 자신이 가족들의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도 예전엔 몰랐던 바이다.
 강한 사람 앞에선 강하고, 약한 사람 앞에선 약한 당당하고도 인간적인 사람. 배고플 땐 라면을 세그릇이나 먹는 식욕 ‘왕성한’ 미현씨가 성년의 날에 그려본 좋은 인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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