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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건 짧고 농사일밖에 모르지만 마을은 지켜야죠” - 송산면 무수리 배병구(38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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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쟁에 가담하는거요? 다 나 살자고 하는 일이죠. 농사꾼이 땅을 버리고 다른데로 떠나면 어떻게 산데요”
 한보화력반대운동이 전군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보가 들어서 있는 송산지역에 사는 젊은이인 배병구(38세)씨는 송산특위에서 집행부도 아닌 일반 주민으로 어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한보화력반대운동에 가담하고 있다.
 ‘송산에서 태어나 자라고 결혼해 이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까지 있는 내고향이 망가져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배병구씨는 현재 송산면 무수리에서 농사일과 함께 50두의 한우를 기르고 있다.
 배병구씨는 집안의 장남이다. 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머니 이경재(61세)씨와 함께 하는 장남의 위치는 어린나이인 배씨에게 무거운 짐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워낙에 착실하고 건실한 덕에 주위의 인정도 받고 이젠 남부럽지 않은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올해 서른여섯된 남동생을 장가보냈거든요. 이젠 막내동생만 장가보내면 내가 해야 할 일을 조금은 마무리한 기분이 들겠죠”
 3남1녀의 형제들이 모두 떨어져 살지만 그래도 고향인 당진땅안에서 옹기종기 살고 있다.
 지역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면 뒤에서 묵묵히 운동에 가담하는 배씨를 발견할 수가 있을 정도로 배씨는 당진땅을 사랑한다.
 지난번 특정폐기물 반대운동때도 그을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열심히 뛰어다녔다고 한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같이 배운건 짧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농사일밖에 없는 사람들은 송산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송산을 떠나면 굶어 죽을 것 같거든요”
 한보화력이 들어서면 왠지 송산을 떠나야 할 것 같은 생각에 배병구씨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꽃다운 나이인 21살에 시집와 고생만 해온 착하디 착한 아내 윤경혜(34세)씨와 두아들을 위해서라도 고향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더욱더 절실한 배병구씨는 앞으로 소원이 있다면 송산이 편안한 시골마을로 남아줄것과 함께 전문적인 한우농장을 경영하는 것이란다.

/류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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