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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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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하나로 방문객 사로잡는 미스터 스마일 - 당진축협 사료공장 수위실 김무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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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축협 사료공장에 들러본 이들은 하나같이 그 사람을 이야기한다. 말끔한 제복차림에 정중한 거수경례로 공장을 찾은 손님을 맞이하던 사람, 새파란 젊은이든, 막 축사일을 보고 온 털털한 농사꾼이든 가리지 않고 친절하게 찾는 곳을 안내해주던 사람.
 바로 이 공장 정문 수위실에서 일하는 김무남(56세)씨를 일컫는 얘기이다. 김씨는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듯한 친절로 공장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장본인이다.
 가는 곳마다 벽을 만나고 여기저기 널린 금지라는 푯말앞에 몸을 사려야 하는 요즈음 사람들에게 김씨의 각별한 손님맞이는 퍽이나 인상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씨가 이러한 친절을 베푸는 데에 이유가 있을리 없다. 말 그대로 공장을 찾아온 이들은 자신보다 공장을 잘 모르는 ‘손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수위실은 통제의 장소가 아니라 사람을 ‘맞이하는’ 첫 관문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가 이곳에서 일한 것은 3년 전부터다. 농사도 지어보고, 회사에도 다녀보다가 10년전 아는 사람의 주선으로 이 사료공장에 들어왔다. 판매를 담당했었는데 판매장을 농협으로 일원화 시킨 후에 마땅한 자리가 없던중 수위실로 발령을 받은 것이다.
 겉에서 보기엔 속편한 일자리 같지만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료를 구하러 오는 차량들이 약속하고 오는 것도 아니고, 방문객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김씨는 한시도 자리를 뜰 수가 없다. 한마디로 젊은이들이라면 ‘못할 일’이다.
 또 축사에서 오는 차량의 경우 일일이 바퀴소독을 해주어야 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적당히 할라치면 일반 방문객에겐 눈길 한번 주는 것으로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김씨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태도인 것이다.
 정년을 2년 앞둔 고참이어도 그는 아들 또래의 직원들에게 한번도 말을 놓아본 적이 없다. 스스로를 낮추고 먼저 한발짝 물러나주는 것이 험한 세상을 험하지 않게 사는 묘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동안 사회활동에 매진해온 활달한 아내(현재 부녀상담소장을 맡고 있는 정순자씨)와 판이한 성격임에도 금슬좋게 40여년을 함께 살아올 수 있었던 것도, 유달리 총명했던 큰아들을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야 했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사랑하는 가족과 신의 뜻앞에서 겸손하고자 하는 김씨의 소박한 인품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정년을 채운 뒤에도 계속 일하며 살고 싶다는 김씨는 오늘도 한결같이 공장 담길을 타고 올라오는 방문객을 맞으며 정중히 경례를 부친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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