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남자바꿔!-이젠 그런 전화 하지마세요 - 당진군청 건축계 조숙경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축전공한 건축학도
남자바꿔!-이젠 그런 전화 하지마세요
당진군청 건축계 조숙경씨


 조숙경(28세)씨는 9백명이 넘는 당진군 공무원중 단 한명의 여성건축직 기사다. 92년 지방공무원 공채에서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당진군청 본관 1층에 자리한 도시과의 건축계를 찾아가면 건축인허가 관련 법령집을 열심히 뒤적이고 있거나 민원인과 전화 또는 대면으로 상담하고 있는 그녀를 볼 수 있다.
 간혹 건축현장방문이나 결재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녀의 맑은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당당하고 자신있으면서도 편안한 목소리다. 키도 중간이 넘는 키에 웬만해서는 기르지 않는 머리, 언제든지 달려나갈 수 있는 활동적인 복장. 그래서 조숙경씨는 어딘지 남자같은(?) 인상을 주는 여자다. 주위에서도 그렇게 통한다.
 그런데 조숙경씨가 그렇게 통하는 것은 그녀의 외모나 태도가 나긋나긋하지 못하고 조신해 보이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그녀는 여자라고 해서 봐주는 관행을 싫어한다. 그녀에게 그것은 기회의 차등으로 보인다.
 얼마전 삽교천 불법건축물 철거현장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해 ‘여자가... 무슨 변이라도 당하면 어쩔려구...’하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그것이 제가 해야할 업무인데 당연히 해야죠. 먼저 적극적으로 자기도리를 다한 뒤에 부당한 차별에 대해 권리주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것이 그녀의 직업의식이다. 그래서 여성의 연약함에서 자신의 권위를 찾으려는 보통 남자들에게 조숙경씨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어딘지 남자같다는 평은 그녀의 이런 점에 대한 일부 남성의 불만일지도 모른다.
 조숙경씨는 서산 음암에서 6남1녀중 네째로 자라 대전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어엿한 건축학도다.
 그런데 남자동료들과 어울리고 같이 연구하며 같이 미래를 꿈꾸던 그녀가 처음 공직에 발을 들여놓고 받은 대우는 민원인들로부터 “남자바꿔!”하는 짜증난 전화를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꾸라는 남자는 안바꾸고 자기나름껏 민원사항을 유도해 듣고 설명해주고 해결해주며 조숙경씨는 지금까지의 4년을 자기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술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드센 이분야 민원인들과 술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것이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이다.
 조숙경씨는 작년에 8급으로 승진했다. 지금 그녀에게는 두가지 바램이 있다.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과 착하고 포용력있는 남자를 만나 오손도손 가정을 꾸리는 일이다.
 “어디 그런 남자 없나요?”
/김태숙 부장/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